등록날짜 [ 2010-06-15 08:15:02 ]
예수 만나기 전 선민사상 찌든 ‘율법주의자’에 불과
영접 후 모든 문화 활용하며 ‘위대한 전도자’로 변신
2000년 교회 역사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인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행1:8)”는 명령을 가장 성공적으로 성실하게 준행한 사람을 꼽으라면 그 1순위는 ‘사도 바울’일 것이다. 바울은 초대교회 최상의 선교사로, 가장 열정적이고 잘 준비된 선교사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그는 처음에 율법을 기준으로 예수를 오해하고 핍박하며 복음을 적대시하는 사람이었지만, 다메섹에서 예수를 그리스도로 직접 만난 이후 그의 목표는 그가 갈 수 있는 세계 끝까지라도, 이방 땅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예수의 십자가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사도 바울의 전도 행적
사도 바울은 그 당시 유대인으로서는 아주 독특한 성장배경을 가진 사람이다. 혈통으로는 베냐민 지파이며, 1세기 당시 위대한 랍비 중 하나인 가말리엘에게서 율법을 배우고 자란 열성 있는 바리새인의 일원이었다. 그러면서도 환경으로는 로마 상업도시인 다소 출신으로 헬라어와 헬라 문화권을 배경으로 성장하였고, 그가 로마 시민권을 가진 것으로 보아 상당한 재물과 지위를 가진 집안 사람임을 알게 한다.
신약성경 전체를 통해 보듯이 바울은 다메섹 회심 후 곧 아라비아와 다메섹에서 3년이라는 훈련 기간을 가졌고, 이후 고향 길리기아에 머물다가 선교 동역자인 바나바를 통해 초대교회 선교사역 기지가 될 안디옥교회에 온 후 세계 선교의 큰 걸음을 걷기 시작한다.
바나바와 함께 출발한 1차 전도여행은 구브로, 버가, 비시디아 안디옥, 이고니온, 루스드라, 더베 등 소아시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복음 전파를 목적으로 진행하여 많은 제자를 세웠고, 야고보가 주최한 예루살렘 회의에도 참석하여 새롭게 대두한 이방인들의 구원문제를 직접 설명한다.
실라와 함께 출발한 2차 전도여행은 수리아와 길리기아를 거쳐 1차 전도지인 더베와 루스드라 신자들을 더욱 굳건히 세우며 드로아까지 내려간다. 바울은 거기에서 환상을 통해 마케도니아로 건너가 빌립보, 데살로니가, 베뢰아 등에서 복음을 전하고, 아덴과 고린도까지 이르러 18개월간 머물며 교회를 세웠고, 에베소에서도 양육하였다. 이 전도여행 결과로 지중해 유럽 여러 도시에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를 세웠으며, 이 시기에 세워진 고린도와 에베소 교회는 바울의 선교 사역기간에 선교지원을 비롯한 전략상 요충지로 큰 역할을 하였다.
바울은 다시 3차 전도여행을 하여 지난 2차례 전도여행 때 방문한 소아시아와 마케도니아 지역 교회들을 찾아 제자 양육과, 교회들이 복음 재생산 능력을 튼튼히 하는 일에 매진한다. 그리고 마침내 바울은 자신이 결박당할 일을 알고도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바울은 그의 3차 전도여행이 끝나는 시점인 AD 57년경에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 60년에 로마에 죄수로 호송되었으며, 63년에 잠시 풀려났다가 네로황제 박해 때인 64~66년경에 다시 체포되어 로마에서 순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1차 투옥 중에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등 서신을 기록하였고, 2차 투옥 중에는 디모데후서를 쓰는 등 그의 선교사역 기간을 통하여 신약 성경 27권 중 절반에 해당하는 서신들을 기록하였다.
모든 것을 활용한 복음 전도
오늘날 바울을 준비된 선교사로 보는 관점은 그가 인생 전반부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한 선민사상에 찌든 율법주의자에 불과했지만, 그가 학문한 율법은 오히려 유대인들의 공격에 복음을 변호하는 좋은 토대가 되었고, 그가 자라난 헬라 문화의 포괄성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좋은 방법이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바울은 젊은 날 자신이 어디로 나아갈지 인식할 수 없었지만, 하나님은 처음부터 그를 이방인의 사도로 준비하셨던 것이다. 바울에게 이러한 준비가 있었기에 그가 유대인 앞에서든, 헬라인 앞에서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가장 지혜롭게 변호하고 전파할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로 로마의 통일된 행정과 교통편 등을 활용한 것과, 교통 요충지인 상업도시 중심의 복음전파와 이를 통한 각 지역으로 선교확산 전략, 유대인 디아스포라를 통한 접근과 구약 경전을 낭독하던 회당을 활용한 복음전도, 교회와 감독을 세우는 일에 주력하고 서신을 통해 목회를 지원하고 책임지려 했던 점 등은 바울의 선교가 즉흥성이 아닌, 훌륭히 준비된 선교 자원과 전략을 토대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현재를 사는 신자들도 우리가 살아온 날들이 우리가 행해야 할 복음전파 사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바울을 통해 본다면, 하나님은 성도 개별의 삶 전 영역에서 그 모든 것들을 활용하고 극대화하여 복음을 전파하는 큰 동력으로 사용하기 원하신다는 사실이다.
비록 자신이 목회자가 아니고, 현재 일이 앞으로 신앙하는 삶과 선교 영역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른다 하여도, 바울과 같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체험을 한 사람이라면, 바울과 같이 기도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바울과 같이 하나님의 요청하심에 최선으로 순종할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선교 현장에 준비된 선교사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9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