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9-13 15:29:53 ]
도널드 맥가브란(Donald A. McGavran)은 20세기 선교 운동과 그 전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는 선교사로 태어났고, 선교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선교 전략을 수립하여, 각 선교지는 물론 지역 교회에 ‘교회 성장 운동’이라는 복음 확장성의 필요를 제시한 탁월한 선교전략가다.
도널드 맥가브란은 1897년 인도 다모(Damoh)에서 선교사로 사역한 요한 맥가브란(John G. McGavran)과 헬렌(Helen A. McGavran)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형제 에드워드(Edward), 두 자매 조이스(Joyce), 그레이스(Grace)와 함께 인도 중부에서 자랐다. 선교사 자녀로 성장하며 교육받은 이들은 청년기에 이르러 각기 자신들의 재능에 따라 삶을 개척하는데, 형제 에드워드는 인도에 남아 의사로 활동하고, 자매 조이스와 그레이스는 미국에서 직업을 찾는다. 그리고 도널드는 인도 교회 사역을 맡아 3대째 선교사로 사역을 시작한다.
도널드 맥가브란은 미국에서 여러 교육 과정을 마쳤는데, 버틀러 대학에서 문학사(B.A.) 학위를, 예일 대학에서 신학사(B.D.) 학위를, 인디아나 폴리스 대학에서 문학석사(M.A.) 학위를 그리고 인도 선교사역 초반부를 마친 후에 콜롬비아 대학에서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선교 현장을 경험하고 자라난 맥가브란은 인도 내 교회 사역을 맡은 이후, 효율적인 선교 사역과 이를 통한 교회 성장에 관하여 고민한다. 특히 1934년 감리교 선교사로 인도에서 활동 중이던 와스컴 피켓(J. Wascom Pickett)을 만난 후부터 선교지 교회 성장에 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함을 깨닫고, 자신이 소속한 ‘그리스도의 제자회(Disciples of Christ)’ 교단의 교육과 행정을 담당하는 동안, 각 교회 선교 방법과 이를 통한 성장 과정에 관해 연구하고 통계를 작성하였다.
그는 자신이 속한 선교회가 의료와 사회복지 형태 선교에 엄청난 자원을 투여함에도 매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을 하는 것에 의문을 품고 실제적인 전도와 교회 성장의 필요성을 깨닫는다. 또 선교사로서 자신의 임무가 바로 이러한 선교 현장을 올바르게 통찰하고 가장 효율적인 선교 방안을 제시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맥가브란은 선교회 행정직에서 물러난 후, 무려 17년 동안 각 선교 현장을 누비며 그 시대 대부분 선교사가 진행한 교육, 의료, 구제, 재건 사업, 직접 전도 등 모든 선교 방안을 실천한다. 또 실제적인 연구를 위해 사회학적 통계와 도표, 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 등 현장 연구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이전까지는 선교에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 과학 활용과 선교지 문화와 생활양식, 사회학과 인류학 분야 등의 접목을 시도함으로써 선교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 방안을 제시한다.
맥가브란은 선교 현장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선교 상황과 다양한 방법 시도를 인정하지만, 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지상과제는 ‘불신앙으로 죽어가는 영혼들이 예수를 믿고, 그분의 제자가 되는 것’이라는 ‘영혼구원의 우선성’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선교 현장을 통해 맥가브란이 얻은 연구 자료들은 여러 선교 단체에 큰 관심사가 되었고, 많은 선교사가 자신들의 선교 현장에 와서 도와 줄 것을 요청한다.
이러한 요청에 따라 맥가브란은 1954년 아프리카 7개국을 방문하여, 20여 선교단체가 세운 교회들의 성장과 쇠퇴에 관한 객관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선교 전략 연구’라는 부제를 붙인 『하나님의 교량(The Bridge of God)』을 출판하였다.
그의 책과 연구 자료에 고무된 북미 선교부 이사회는 맥가브란을 6년간 미국에 머물게 하면서 각 선교지 교회 성장을 연구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따라 맥가브란은 필리핀, 태국, 멕시코, 자메이카, 푸에르토리코 등 지역을 방문하여 각 선교사가 세운 교회 상황을 파악하고 교회 성장 요인들을 연구한다.
이때 맥가브란은 자신의 선교 전략들을 선교지 상황에 맞게 실제로 적용함으로써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성장하고, 또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성장을 멈추는가?’ 하는 체계적인 선교 이론과 실제적인 표본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토대로 각 선교 현장과 세미나에서 그리고 여러 대학에서 선교사들을 가르치고 실제적인 선교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인 선교를 담당하게 하는 일에 크게 이바지한다.
이러한 맥가브란이 최고 선교전략가로 인정받은 것은 1965년 그가 풀러 신학교 선교대학원 초대 학장으로 임명되면서부터다. 그는 풀러 신학교에 ‘세계선교대학원과 교회성장연구원’을 설립하여, 각국에서 온 교회 지도자와 선교사 그리고 수많은 신학생에게 선교 전략과 교회 성장 운동을 가르치고, 다양한 연구와 논문을 발표하게 함으로써 많은 제자를 얻는다. 그리고 1970년 『교회성장 이해(Understanding Church Growth)』라는 책을 출판하는데, 그의 교회 성장 기본 이론과 전략을 수록한 이 책은 선교를 진행하는 거의 모든 나라에 보급되었다.
선교사로 30년을 사역하면서, 전 세계 선교 현장을 직접 방문하였고, 피터 와그너를 비롯한 수많은 제자를 키워내는 교수 일과 선교에 관한 책 23권을 저술한 맥가브란은 1981년에 은퇴하였고, 1990년 92세를 일기로 선교 전략으로 분주하던 육신의 삶을 마쳤다.
많은 사람이 선교 전략은 학문적이고 이론적이라고 폄하하려 한다. 그러나 맥가브란의 연구는 책상에서 얻은 이론이 아니라 선교 현장에서 온몸으로 부딪혀서 얻은 실제적인 선교의 결과다. 그리고 이러한 선교 전략들은 오늘날 각 선교 현장에서 효과적인 선교 방법들을 제시하고 실행함으로써 수많은 사람을 하나님께 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원리가 되고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