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4-25 09:10:40 ]
이슬람 최고 지도자가 최근 아라비아 반도 내 모든 교회 건물을 붕괴하라는 명령을 내려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11일(이하 현지 시각) 발표한, ‘파트와’라고 부르는 이 종교 명령은 급진파인 수니파 최고 이슬람 지도자 ‘압둘 아지즈 빈 압둘라’의 발언이다.
쿠웨이트 언론 ‘알안바’는 최근 이슬람 지도자 한 명이 쿠웨이트 국회의원에게 “아라비아 반도에는 어떤 교회도 세워서는 안 되며, 이슬람법으로 엄격히 통제한다”며 “현존하는 모든 교회 건물은 붕괴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발언은 쿠웨이트 국회의원 오사마 알 무나워가 국회에 의안으로 부칠 ‘국가 내 교회 금지법’ 초안을 트위터에 공개한 후 이뤄진 것이다.
이번 보도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서구의 정서적 간격이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11 테러 당시 자살테러단 19명 중 15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인 데 이어, 이 국가의 극단적인 성향이 더욱 확연해졌기 때문이다.
절대군주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왕과 이슬람 지도자가 긴밀한 협력에 통치 기반을 두지만, 이번 발표로 압둘라 왕이 몹시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이 같은 이슬람 최고 종교지도자의 발언이 압둘라 왕이 추진하는 유럽 다종교 교류 센터 설립 등 노력을 무색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반(反)기독교적 명령으로 전 세계 기독교 지도자의 공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을 따르면, 유럽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 같은 리야드 지역 ‘파트와’ 명령을 공개 비난했으며,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지에서도 기독교 지도자의 공개 비난과 함께 수백만 자국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라는 운동이 일고 있다.
현재 아라비아 반도에는 이집트와 레바논 지역에 기독교인이 다수 거주하며, 이번 명령으로 그동안 기독교인에게 공개 예배를 허용하던 종교자유와 인권이 위험 수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사우디아라비아 종교자유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정부가 사적, 공적 종교 모임을 극히 제한하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종교 모임이 제한받고 있다. 정부의 이런 제한은 반(反)수니파 예배 장소의 존재와 출현을 막는 방법으로도 이용한다”고 기록했다.
덧붙여, “정부에서 급료를 받는 수니파 성직자들은 종종 반유대교, 반기독교, 반시아파적 언어를 설교에 사용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비이슬람을 포함해 모든 종교의 예배를 허용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도 적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