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공화국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기독교인이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았다.

지난 2012년 2월 말 투르크메니스탄 경찰은 아슈하바트에 있는 개신교 기독교인 한 명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집을 수색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이 기독교인 집에는 다른 지역에서 온 기독교인 3명이 머물고 있었다. 이 기독교인 집에 들이닥친 경찰은 손님인 기독교인의 가방에서 성경을 발견했다. 그러자 경찰은 이 성경과 함께 휴대전화기 한 대를 압수했고, 이 기독교인과 기독교인 손님 3명을 연행했다.

기독교인 4명을 조사한 경찰은 이들을 불법적인 종교 문서를 투르크메니스탄에 반입했다는 죄목으로 고발했다. 또 경찰은 기독교인에게 마약을 소지했다는 혐의를 추가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조사를 받은 기독교인 4명은 앉을 자리도 없이 비좁은 구치소에 1시간 정도 수용돼 있다가 법정으로 이송돼 재판을 받았다. 다행히 판사가 이 기독교인을 고발한 경찰의 주장에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심리를 거부했다.

하지만 경찰은 기독교인 4명을 석방하는 대신 다시 조사하여 재고발했다. 그리고 다시 법정에 선 기독교인 4명은 종교 단체에 관해 규정한 행정법 조항 위반으로 각각 벌금 357마나트(한화 약 14만 원)씩을 냈다.

이 행정법 조항은 종교 단체로 등록하기를 거부한 단체와 등록하지 않은 종교 단체에 참가한 이들에게 벌금을 내도록 규정한 조항이며, 이 조항이 규정한 벌금 금액은 투르크메니스탄 최저 월 임금 5~10배다. 그리고 이 조항을 반복해서 위반하면 벌금이 2배로 올라갈 수 있다.

벌금형을 받은 기독교인 4명은 자신들이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할 수 없이 벌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기독교인이 벌금을 낸 이유는 벌금 부과를 거부하면 15일 징역에 처하기 때문이다.

유엔인권위원회는 2012년 3월 15일과 16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종교 자유를 제한하는지에 관련한 조사를 벌였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는 외무부 장관을 포함한 대표단을 이 위원회에 파견하였는데, 투르크메니스탄 외무부 장관은 자국에서 종교 문서 수입을 제한하고, 종교 복장 착용을 금지한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또 투르크메니스탄 대표단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등록하지 않은 종교 단체 예배를 제한하고, 종교 교육을 통제하고 있느냐는 유엔 조사위원회 질문을 회피하거나 대답하지 않았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전체 인구 517만 명(2010년) 중 96%가 이슬람을 따르며, 기독교인 비율은 1.8%로 채 10만 명이 되지 않는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