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1-08 11:49:23 ]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의 예배 모습이 최초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은 지난 2007년 촬영한 북한 성도의 기도 모습 등을 1일 공개했다.
북한선교단체인 서울USA가 제공했다는 이 영상은 65분 분량이며, 함경북도 청진에 사는 한 주민이 집에서 비밀리에 예배드리거나 기도하는 모습을 담았다<사진 참조>.
화면에 나오는 성도 3인은 두 손을 모은 채 “하나님 아버지시여, 이 나라 공민들 앞길이 점점 비참해지는데, 왜 자비를 베풀어 주시지 아니합니까. 김정일이 살아 있는 한 진짜 이 나라 공민들은 밝은 세상을 볼 수 없습니다”라고 기도했다. “입 벌리기만 하면 내일은 잘 산다, 내일, 내일 하면서… 1년 넘게 기도를 드리건만 왜 자비를 안 베풀어 주십니까?”라고도 했다.
가족으로 추정하는 이들 남성 2인과 여성 1인은 예배를 드리기 전 벽에 걸렸던 김일성과 김정일 초상화를 벽에서 떼어내 얼굴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해서 바닥에 놔두기도 했다.
한 여성이 별도로 한 기도 영상에서는 “이 나라는 독재정치가 판을 쳐서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고 감옥에 들어가 매 맞고 병에 걸려도 약을 쓰지 못하고 죽고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시여, 당신의 아들딸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왜 구원의 손길을 주지 않으십니까?” 하는 기도 내용도 방영됐다.
서울USA 폴리 현숙 회장은 “영상에 등장한 교인은 2007년 붙잡힌 뒤 모두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TV조선 앵커는 이들이 모두 처형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이들이 성경과 찬송을 접한 경로는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나드는 중개인들의 ‘보따리’다. 미국이나 한국 선교단체들에 고용된 중개인들은 드라마 DVD를 USB 등을 통해 들여보내면서 북한 주민을 위한 설교 영상들을 편집해 끼워 넣고, 탈북 시 구조요청 연락처 등도 담아놓았다. 한류 문화와 현금을 통해 북한 선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영상에서는 중개인에게서 이 보따리를 건네받은 북한 측 인사가 현직 군인으로 확인돼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DVD가 북한에 유입된 이 경로를 되밟아, 이번 예배 영상뿐 아니라 굶주린 북한 주민의 모습과 결혼식 영상 등도 다시 중국으로 넘어왔다. 이 매체를 북·중 국경지대 ‘바이블 루트’라고 이름 붙였다.
북한인권선교회 김희태 목사는 “북한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엄청나게 인기가 많고, 끼니는 굶어도 한국 드라마 DVD를 몰래 구하겠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며 “한국 드라마를 본 북한 주민이 절반 정도로 추정될 만큼 인기가 좋아, 한국 드라마를 이용하면 뭐든 위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 글은 교회신문 <32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