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간판 원단을 아이템으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김원곤 집사가 수출 후 남은 자투리 원단을 들쳐 메고 한 천막가게를 드나든 것은 오직 복음 전하기 위해 그를 점찍었기 때문이다.
원단장사, 원단으로 승부
말쑥한 양복차림에 무거운 원단을 걸머진 그의 출현에 의아함도 잠시, 사람 좋은 성품으로 쉬이 다가서며 ‘정을 나누러 왔다’는 말에 생면부지 김항배 성도의 닫힌 가슴이 열리기 시작했다.
“올 초에 등록한 김항배 성도가 얼마 전부터 주일 저녁예배도 드리고 남전도회 기관모임도 관심을 보이며 순수하게 신앙생활 하니 하나님께 감사하지요.”
눈 안에 넣어둬야만 마음을 놓는 전도자의 심정을 아는지 부득이 저녁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날은 문자메시지로 알려, 넓은 성전에서 그를 찾지 않도록 배려하는 센스도 발휘한다. 어디 그뿐인가! 예수의 ‘예’자도 몰랐던 김 성도가 최근엔 거래처 사람을 전도해 어느덧 ‘연세 맨’으로 성장했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젊은 친구가 열심히 사네!”
삶의 터전인 역곡동 S아파트와 역곡시장은 김 집사의 전도텃밭이다. 매일 이른 아침마다 아파트 앞 시장골목을 청소하는 젊은이, 아파트 자치회장감으로 물망에 오른 그를 모르는 주민들은 별로 없는 듯하다. ‘이웃사촌’도 이제는 옛말. 얼굴도 모르는 채 무심히 지나치는 이웃 간임에야, 예수의 복음 들고 꽉 닫힌 아파트 철문과 퍽퍽한 가슴들을 열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젊은 친구가 열심히 사네!”라며 호감을 갖고 동네어른과 시장사람들이 그에게 다가오는 바로 그때가 그들을 향해 복음 전할 좋은 기회다. 교회신문을 넌지시 건네며 푸근한 말솜씨로 크고 아름다운 새 성전과 담임목사의 CBS 방송설교를 소개하고 자신의 삶의 간증을 펼치는 것이다.
멀리 바다 건너 문서 선교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수익의 일부분을 문서선교로 하나님께 드릴 것을 작정한 그는 부모님의 시골교회, 제주도, 가나와 나이지리아 등 복음을 접하기 어려운 가난하고 외진 곳으로 복음서적을 실어 나른다. 뿐만 아니라 믿노라 하면서도 구원과 성령의 체험이 없어 술과 담배 등 세상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예전 직장의 동료, 상사들을 찾아가 그들과 다를 바 없이 연약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예수의 복음을 담대하게 전한다. 은혜로운 복음서적을 나눠주며 중보 기도하는 가운데, 그들이 하나님 말씀으로 세워지고 변화되는 모습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맛볼 수 없는 감격의 순간이다.
올해 김 집사가 전도한 11명 중에 대전에서 이사 온 여동생, 4명의 가족 등 7명이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 3년 째 전도를 포기할 수 없는 보험아줌마, 최근에 아파트 앞에 새로 생긴 천막가게가 그를 설레게 한다.
흰돌산수양관 성회로 인도하신 하나님
군복무시절 절친했던 군종병을 우연히 사회에서 만나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했지만,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인격적으로 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 깊은 회의에 빠진 1998년 무렵이었다. 수원출장 중에 길을 잃고 헤매던 그의 눈에 띈 흰돌산수양관. 마침 진행되고 있던 청년성회에 참석해 자신의 영적 삶에 큰 도전의 기회를 삼게 되었고, 그 후 매년 성회에 참석해 은혜 받다가 2000년 7월, 아내와 함께 본 교회에 등록해 지금에 이르렀다.
복음에 빚진 자로서, 예수의 생명이 없는 자를 향한 불타는 심장을 안고 내년 3월, 교회 20주년을 맞으며 2부 예배를 개설할 수 있도록 그는 더욱 전도에 힘쓸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