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통해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을 보면서 ‘사람 죽는 것이 저렇게 한 순간이구나' 싶어 충격을 받았습니다. 언제 목숨을 마감하는 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 지 모르는데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길 간절히 바라시는 주님 심정이 느껴져 전도하러 나가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오후 2시~5시가 전도의 황금시간이라고 말하는 오은아 자매(31). 8개월 된 아기가 무거울 법도 하련만 그녀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오류동 K은행에 들른 그녀. 결혼 전에 학습지 교사를 해서 남은 교재를 그곳 직원들에게 자녀교육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선물하고, 순번을 대기하는 손님들에게 건조한 겨울철에 따뜻한 음료수를 손에 쥐어주기도 하고, 출출한 시간 빵을 건네 함께 먹으며 “저희 교회에 꼭 한번 나오세요"라며 자연스레 얘기를 건넨다. 상대방이 자리를 먼저 뜰세라 두 손을 꼭 잡고 눈을 응시하며 나직이 얘기한다. “예수만 만나면 영육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받을 수 있어요."
토요일이면 주일학교 교사였던 그녀의 집은 아이들로 가득 찬다. 결손가정 아이, 맞벌이가정 아이, 이런저런 이유로 부모의 관심이 덜한 아이들이 모여 앉아 맛있는 떡볶이, 치킨, 피자 등 간식을 먹으며 마음문을 연다. 친구를 따라 온 아이들도 처음엔 서먹서먹하지만 얘기를 들어주는 그녀가 있기에 몇 주 후면 “엄마”라고 부르며 따른다. 오랜 주일학교교사 생활로 집에 있는 다양한 시청각 교재가 그날의 주제가 된다. 다음 주 토요일엔 친구 한명씩 더 데리고오기로 손가락 걸고 헤어진다. “내일 교회에서 또 만나자."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지금은 초등학교 4학년생이 된 송이. 재작년 여름성경학교에 성회 회비를 직접 내주면서 참가시켰다. 담임목사의 설교 말씀에 자신의 죄를 깨닫고 회개한 송이는 놀랍게도 영안이 열려 천국과 지옥을 보았다.
"송이 바로 곁에 앉아 기도해 주었는데 정말 영안이 열리더군요. 어른은 보지 못하는 영의 세계를 맑고 순수한 어린 아이들에게 영의 눈을 열어 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송이는 예수님이 자신을 꼭 껴안아 주시면서 “예수 잘 믿어라"고 하셨단다. 여름성경학교에 다녀온 후 송이는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이 완전히 달라져서 송이 어머니가 전화로 감사하는 인사를 전해오기도 했다.
“청년 때는 맡은 부를 부흥시키려는 욕심으로, 또 때로는 이렇게 열심히 하면 누군가 알아주겠지하는 마음으로 열심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한 생명의 탄생이 이렇게 힘든데 지옥에 가는 영혼을 방관하면 주님이 얼마나 가슴아파하실까?' 하는 심정이 생겨 전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전도할 땐 가슴이 두근거려 말도 더듬고 얼굴이 빨개져 두서 없이 예수를 전했다. 하지만 차츰 ‘나는 대통령의 자녀보다 더 높은 하늘나라 왕의 자녀'라는 생각에 의기소침했던 마음도 사라졌고 지금은 오히려 전도하는 것이 재미있고 기쁘다. 대학졸업 후 그녀의 집에 와서 지내던 여동생도 절대로 교회에 안 다닐거라고 버티다가 그녀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다닌 지 벌써 9년째. 청년회에서 부장 직분을 잘 감당하는 여동생을 바라보면 너무 예쁘기만 하다. 지금은 영혼구원의 열정에 선한 경쟁자가 되었다.
작년에 그녀를 통해 교회에 등록한 이는 10명. 주일학생, 중고등부, 청년, 할아버지 등 그녀가 만나 복음을 전한 사람들은 다양하다. 일단 교회에 등록한 후에도 그녀의 손길은 늘 분주하다. 목도리, CD, 장갑 등을 그들에게 선물한다. ‘전도는 일단 섬기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녀, “사랑과 관심이 제일이에요. 세상에서 받지 못한 사랑을 주는 곳이 교회니까요."
남편 퇴근시간이 가까웠다며 서둘러 집을 향하는 그녀를 보며 ‘아~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을 오늘 또 한명 만났구나' 생각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8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