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라고 말하는 민학기 성도(51)가 유창한 영어회화 대신 손짓발짓으로 복음을 전하며 외국인 전도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전도자 10명 중 9명이 외국인
2005년 9월 본 교회에 첫발을 내딛은 그가 지금까지 전도하여 등록시킨 이는 총 10명, 친어머니를 제외한 나머지가 외국인. 외국인을 전도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그가 살고 있는 시흥시에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너 혼자 갈거냐는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아 다급한 마음에 문을 두드립니다. 토요일이면 한주일의 피곤한 몸을 달래기 위해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고 주일날은 늦은 시간까지 잠을 자고 있는 외국인들을 깨워 교회에 데리고 옵니다."
생계를 목적으로 온 외국인들이기에 말이 안 통하는 이들도 있지만, 몇 년이 지나면 간단한 한국말이 통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란다. “천국에 가서 주님 앞에 섰을 때의 내 모습을 위해 전도합니다.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3월 문화 대축제에 전도의 장이 열려 팜플렛, 초청장, 현수막 등 전도할 뒷받침이 다 돼있어 교회 행사에 한 번 오라는 말만 하여도 사모하는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라는 그의 손에 A4용지 4장 가득 깨알같이 써 있는 이름과 전화번호가 있다. 초대만 하면 되는 전도의 배경이 좋은 교회, 그렇지만 전도 초창기엔 기도가 뒷바침이 안되어 초대한 이가 체험의 신앙을 갖지 못해 떨어진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아! 이런 목사님도 계시는구나
모태신앙으로 자란 그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20년이라는 시간을 헤매었다. 사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워 나일론 줄로 올가미를 만들어 생을 마감하려는 순간 ‘술 마시고 장고치고 죄만 짓다가~ 오늘 밤에 죽으면 어찌하리요~ 유황불이 펄펄 끓는 지옥으로, 이를 갈며 슬피울며 끌려가겠네~’하는 주일학교 때 배운 찬양이 생각나, ‘정말 지옥이 있을까! 잠시 산 이생의 삶도 이토록 고통스러운데 영원히 살아야하는 지옥이 있다면, 거긴 가면 안되지!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만나보고 싶다'고 간절히 기도하던 그에게 하나님은 만나주셨다.
“우리 목사님 말씀 통해서 내 영혼이 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 이제 내가 말씀 놓치면 끝장입니다. 내 나이 50이 되어서야 깨달은 이 귀한 복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좀 더 일찍 깨닫지 못한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류동에서 오피스텔을 지을 때 같이 일하는 동료의 극진한 목사님 자랑에 연세중앙교회 금요철야에 첫 발을 내딪었다.
‘
전도왕’을 목표로
영어성경 손에 쥐고 테마성전 영어예배를 찾는 민학기 성도. 전도를 위해 영어를 배우려는 그의 열심에 얼마 전 해외선교부에서 영어를 가르쳐주겠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왔다.
“2006년도는 연세중앙교회 전도왕을 목표로 뒤 늦게나마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5년 연속 전도왕이 된 허경화전도사님이 세계전도왕사관학교를 세웠거든요. 그분보다 더 많이 전도하고 싶습니다."
마치 내 것인 양 눈에 확 들어왔다는 세계전도왕사관학교생 모집 안내문. 남자라서 해당사항 없다는 학교측의 주장도 ‘성경에 여자만 전도하라고 했냐’는 그의 주장에 입학을 허락했다고. 전도한 수 절반은 잘 정착하여 신앙생활하고 있지만, 아직도 믿음없이 따라오는 메마른 심령 때문에 가슴 아픈 민학기 성도. 주일마다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그들의 마음까지 양손으로 꼭 붙잡는다.
위 글은 교회신문 <8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