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유학 온 외국인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주고, 외국어를 배우기 원하는 한국인에게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마련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의 씨를 뿌리는 해외선교국 지체들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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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6일 토요일 오후 1시 30분 무렵, 해외선교부 자매들을 따라 서둘러 신촌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민들레 영토’라는 카페. 도착하자마자 입구 쪽 테이블에서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있다. 핸섬하게 생긴 서남아시아풍의 남자다. 예약한 장소로 올라가 조금 기다리자 약속 시간에 맞춰 속속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외국인이다.
평택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는 미국인 제라미. 먼저 와서 기다렸던 라자는 본국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지금은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파키스탄인. 귀엽게 생긴 일본인 자매 키요는 도쿄에서 대학에 다니다가 휴학하고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데이빗은 전직 요리사이며 현재 한국에서 원어민 영어 강사로 일하는 호주인. 미국에서 태어난 까닭에 한국어가 서툰 태성은 부모님의 권유로 한국어를 배우려고 잠시 한국에 왔다.
이들은 우리 교회에서 4년째 신앙생활하고 있는 영국 국립학교 교사 출신 캐시, 남아공 간호사 출신의 영어 강사 수넷, 영어 강사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한 김은혜, 이옥란 등 해선부 자매들과 함께 레몬차를 마시며 한 주간 동안의 안부를 묻는다. 이어 레벨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영어 공부를 시작한다. 한 시간 후엔 한국어 공부를 한다.
이들은 지금 언어교환모임(Language Exchange Club)을 갖고 있다. 한국인과 외국인들이 만나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언어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언어교환모임이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이 모임을 외국인 전도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3개월 전부터 해외선교부 자매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캐시를 리더로 한 영어공부 그룹은 고급반에 속한다. 주제를 정해 토론을 하며 영어공부를 한다. 이날의 주제는 ‘돈’. 돈에 관련된 질문들을 뽑아서 토론을 흥미롭게 이끄는 캐시의 노력이 질문마다 묻어 있다. 캐시의 마지막 질문은 “꼭 필요한 돈이 기적적인 방법으로 채워진 경험이 있는가?”였다. 해선국의 한 자매가 기도를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기적적으로 돈을 공급받은 간증을 한다. 하나님을 만나본 체험이 없는 외국인에게 이런 방법으로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전하는, 또 하나의 ‘씨 뿌리기’ 현장이다.
수넷을 리더로 한 그룹은 초급 영어 수준이다.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한국인 몇 명이 참석했다. 교회에 정착하진 못했지만 영어에 관심이 있어 모임을 찾은 한 형제, 아직 교회에 등록하진 않았지만 전도자의 권유로 영어공부를 하려고 온 자매도 있다. 해선부 지체들에겐 이들도 역시 귀한 전도 대상이다.
영어공부가 끝나자 간식 타임을 갖고 이어 한국어공부가 시작된다. 이번에는 외국인들이 한국인 지체들에게 한국어 발음과 표현을 배우고 토론을 하면서 한국어를 익힌다. 역시 두 그룹으로 나눴다. 캐시, 태성, 키요는 제법 어법에 맞는 한국어 문장을 만들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수넷, 데이빗, 제라미는 한국어가 초급 수준이다. 이날 제라미가 한국어 장소 맞추기 게임에 져서 아이스크림을 사기로 했다.
두 시간의 공부가 끝난 후, 다음주 토요일로 계획된 놀이공원 소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모이는 시간과 장소, 준비물 등을 정하느라 의견이 분분했다. 점심은 라자가 파키스탄 음식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음료수와 과일은 해외선교부 자매들이 맡았다. 그날 소풍 때는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파트너를 정해 자신의 삶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불행했던 순간을 이야기하는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외선교부 지체들이 예수님을 만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자신의 파트너에게 간증할 계획이다. 우리 교회로 예배드리러 오는 제라미는 근무가 있어 주일 예배에 올 수 없다고 했고, 대신 데이빗이 예배에 오기로 약속을 하고, 다음주 토요일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아직은 소수가 모이지만 이 모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수많은 외국 유학생의 심령에 전해지길 기대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16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