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02-16 10:07:52 ]
임용고시 준비하며 복음 전하는 기쁨도 얻어
어려운 학생에게 예수 전해주는 교사가 비전
동풍이 불고 얼음이 풀리며 동면하던 벌레들이 깨어난다는 입춘이 지났어도 여전히 코끝이 찡하게 춥고 바람은 차다. 더구나 노량진 학원가의 바람은 수험생들의 압박과 초조함으로 더 싸늘하고 매섭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을 바라는 그들에게 영혼 구원은 삶의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터. 오늘도 그 영혼 구원의 열정으로 수험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정지훈 형제<사진>를 만나보았다.
정지훈 형제는 대학 동기 윤남식 형제의 권유로 지난해 세계평화음악회에 초청돼 우리 교회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뎠다. “처음 교회 왔을 때 청년회원들이 저를 알지도 못하는데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해주고 잘해줘서 어떻게든 계속 교회 다니게 하려는 가식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지훈 형제는 “계속 나올 거니까 그러지 마라”고까지 얘기했었다. 하지만 부 사람들을 계속 대하면서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고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싶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성령 체험을 하고 나자 하나님은 진짜 살아 계신다는 것과 십자가의 사건이 실감 났고 그때부터는 누가 오라 가라 하지 않아도 교회에 오고 싶고 항상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아니면 누가 살길을 열어줄까
정지훈 형제는 어느 날 기도하면서 믿지 않는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친지들 얼굴이 떠올랐다. ‘난 구원받았는데 저들은 어떻게 하지? 저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난데, 구원의 복음을 들려줄 사람도 난데…. 그래! 내가 가야지. 말씀이라도 들려줘야지. 살길을 열어줘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을 계기로 지금까지 전도하게 됐다.
정지훈 형제가 속해있는 전도특공대 3부는 월.화.목.토요일에 8~9명이 늘 노량진으로 전도에 나선다. “처음 몇 주 동안은 쫓아만 다녔어요.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될지도 모르겠고 막연하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함께 전도하는 형제.자매의 전도를 거드는 것을 시작으로, 이제는 직접 그들을 설득하는 전도자가 되었다. 특히 경찰 공무원 준비생들은 체육 실기가 있는데 체육을 전공한 정지훈 형제는 그쪽에 많은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실질적인 도움도 준다.
얼마 전 노량진에서 성회 전단을 들고 전도하다가 바쁜 듯 지나가는 한 형제에게 한번 읽어보라고 전단을 건넨 적이 있다. 그러곤 한참 전도하고 있는데 그 형제가 다시 찾아와 대뜸 “이게 뭡니까?”라고 물었다.
익산이 고향인 형제였는데 노량진에 공부하려고 올라왔다가 신앙생활을 잠시 멀리하던 차에 정지훈 형제가 나눠준 전단에서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았던 ‘윤석전 목사’라는 이름을 보고, 성회 참석에 관해 물어온 것이었다.
결국 이 형제는 성회 첫날부터 예전에 받았던 방언 은사를 회복했으며, 성회가 열리는 흰돌산수양관이 마치 천국 같다며 “형 고맙다. 형 못 만났으면 못 왔을 텐데…. 형 만난 게 정말 다행이다”라고 고백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정지훈 형제는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을 느꼈다. ‘아, 이래서 전도하는구나!’ 전도의 참맛을 느꼈다고.
“나를 통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니 전도하는 보람을 느꼈어요. 그날 전도 안 나갔으면 못 느꼈을 텐데….” 그래서 전도하는 자리에 빠지지 않고 늘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전도에 나선다.
친동생 구원하신 하나님
이번 청년대학연합동계성회를 앞두고 2주 전부터 친동생이 교회 오게 해달라고 중보기도를 했었다. 그전 성탄절에 한 번 우리 교회에 온 적이 있긴 했지만 교회라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동생을 어찌해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동생이 갑자기 성회 전날, 교회 와보겠다고 약속을 해놓고는 순간에 취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지훈 형제는 이때다 싶어 “하나님과의 약속과 형과의 약속을 왜 어기냐. 대신 성회 가자”고 동생을 몰아쳤더니 성회 사흘 동안 참석하고 수요일 밤에 돌아간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런데 성회에 참석한 동생은 사흘 동안 “다리 아파, 못 앉아 있겠어. 여기 오면 예수님 만난다며?”라고 투덜댔다. 동생이 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 너무나 걱정이 됐다. 그러다 성회 중간에 동생 친구에게서 아르바이트가 잡혔다며 연락이 왔다.
정지훈 형제는 은혜도 못 받고 구원의 확신도 없는 동생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는 마음에 은사집회까지는 있게 해달라고, 아르바이트가 취소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진짜 아르바이트가 취소됐다는 전화가 왔고 동생은 하나님의 은혜로 셋째 날 은사집회 때 눈물로 회개하며 방언은사를 받아 마지막 날까지 말씀 듣는 사모함을 보였다.
공부도 신앙도 놓치고 싶지 않아
“막상 교회에 왔다가 정착 못 하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올해는 데리고 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착을 많이 돕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정착시켜서 자기보다 더 구령의 열정을 가진 주님의 일꾼 만들고 싶다는 정지훈 형제는 올 11월에 있는 체육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하는 것이 당면 목표다.
“합격하면 노량진에서 임용고시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시간에 쫓겨서 신앙생활 못한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공부도 신앙생활 잘할 때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도와주신다는 걸 간증하고 싶습니다.”
특히 체육교사가 되면 학교에서도 생활이나 생각 가운데 어렵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예수를 전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니 그 마음이 참 대견하고 따뜻하다. 정지훈 형제의 이러한 계획과 중심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그의 지경을 넓히시고 든든한 전도의 도구로 사용하시길 기대해 본다.
/김은혜 기자 사진 봉경명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18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