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10-04 23:13:18 ]
주일 새벽 산 정상에서 등산객에 복음 전해
꾸준한 관계전도로 많은 열매 맺어가는 중
주일 새벽 5시 40분이면 아직 캄캄한 시각. 오류2동에서 어둠을 뚫고 개웅산을 오른다. 나를 포함한 17남전도회원 다섯 명은 물주전자와 요구르트병이 줄줄이 든 비닐봉지, 커피와 녹차가 담긴 상자를 들고 20여 분 만에 125미터 정상에 가뿐히 오른다.
먼저 온 스무 명 남짓한 인근주민이 구령에 맞춰 몸을 풀고 있다. 2, 3분 사이에 미명과 여명이 교차하는 신비스러운 순간이 지나고 넓은 집 앞마당만 한 공터와 팔각정이 자태를 드러낸다. 우리는 팔각정 옆 벤치에 짐을 내려놓고 잠시 둘러서서 전도를 위해 기도드린다. 그리고 곧장 남정네들 살림솜씨로 등산객에게 커피와 녹차를 따끈하게 대접할 준비를 한다. 물론 차 담당은 개웅산 전도 7년째 베테랑급인 내가 맡는다. 사탕과 요구르트며 종이컵까지 가지런히 차려놓을 즈음, 팔각정 뒤쪽 광명, 천왕동 쪽 등산로를 타고 올라온 등산객들이 머리부터 쑥쑥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관계전도가 목적이다
“연세중앙교회에서 나왔습니다. 따끈한 커피 한 잔하고 가세요.”
낯익은 등산객들은 반갑게 다가와 인사를 나누고 종이컵에 차 한 잔씩 손에 쥐고 종종걸음으로 사라지기도 하고, 느긋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우리 일행은 자연스레 휴식하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예수를 전한다.
개웅산 전도는 오류동, 개봉동, 천왕동, 광명시 등 인근지역 수백 명이 매일 오르내리는 곳이기에 우리 교회를 알리는 것이 첫째 목표고, 이들과 꾸준히 인사하며 관계전도로 개웅산을 오르내리는 불신자 모두를 전도하는 것이 둘째 목표다. 그러기에 매년 내가 소속한 남전도회원들과 함께 7년째 개웅산 전도를 하면서 정착한 사람도 꽤 된다.
“내가 커피를 몇 년 얻어먹었는데 예수를 믿으면 연세중앙교회에 가야지”, “조금만 더 있다 갈게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꽤 많다. 또 처음엔 “예수 믿는 사람이 주는 커피는 안 마셔요!”라고 완강히 거부했지만 “7년째 저 집사님들이 하는 것 보고 감동받았어요. 교회 가려면 저 연세중앙교회에 가세요”라며 우리 교회 전도사로 변한 아주머니도 있다. 교회에서 상처받아 지금은 절에 다닌다고 하는 그 아주머니도 언젠가는 주님께서 꼭 부르실 사람 같아 꾸준히 전도하고 있다.
개웅산 전도 5년 만에야 어렵사리 결신한 사람도 있다. 떡집 하는 권 모 성도다. 커피와 음료를 주면서 전도했더니 어느 날 “예수가 보이세요?”라고 물었다. “아이를 잉태하면 당장 얼굴이 안 보여도 열 달이 차면 태어나잖아요. 예수님도 우리 눈에 안 보이지만 우리의 영혼의 때에 마주 대하며 만납니다”라며 예수님을 소개했더니 결국 5년 만에 교회에 와서 지금은 신앙생활 잘하고 있다.
7년 전도로 나 자신이 바뀌다
이렇게 7년 동안 개웅산 전도 등 관계전도를 하면서 얻은 것이 무척 많다. 먼저 나 자신의 성격이 확연히 달라졌다.
원래 나는 혈기가 많은 사람이다. 오만과 고집으로 뭉쳤다고나 할까. 그런데 주일 새벽마다 전도하면서 인상도 웃는 얼굴로, 말투도 부드럽게 바뀌고 나 자신이 선해졌다. 그리고 전도하면서 깨달은 것은 ‘바보처럼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내가 조금이라도 잘난 체하면 상대가 상처받는 것을 수없이 보았다. 속으로 나쁘고 못된 것 다 가지고 있으면서 말로만 “예수 믿으세요” 하면 상대방 불신자가 더 잘 안다. 그럴 땐 절대로 전도도 안 된다. “커피 한잔 하세요”라고 권해도 먹지 않는다. 하지만 기도하고 주님 심정으로 전도할 때면 스스로 와서 커피 한잔 달라고 한다. 진짜 주님 심정으로 나가지 않으면 전도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주님 심정은 내 자아가 죽을 때 생긴다. 전도란 참 묘한 힘이 있는 것 같다. 남의 영혼만 살리는 것이 아니라 전도하는 나 자신도 조금씩 주님의 모습을 닮아가니까 말이다.
개웅산 정상에서 17남전도회가 전도하고 있다.
이제 뿌린 씨앗 거둘 때
7년 동안 토요일과 주일 새벽마다 수많은 날 동안 복음의 씨앗을 뿌려놓았다. 이젠 거둘 때다. 17남전도회에서는 주일 새벽 5시 30분에 비전센터에서 출발해 개웅산으로 향한다. 전도를 위한 모든 준비를 해놓았다. 익은 열매를 따듯 추수하는 수고만으로 많은 이를 전도할 수 있는 황금 들판과도 같은 곳이다. 주일 새벽 개웅산 전도에 함께 참여할 성도들이 있다면 언제나 환영이다. 이번 주일이라도 개웅산 전도에 뜻있는 성도들, 관계전도로 자신을 주님 앞에 드릴 성도들은 남녀 누구든지 참여해서 뿌린 씨를 함께 거두러 가자.
위 글은 교회신문 <21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