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엔 복음의 일꾼, 가족엔 믿음의 가장
영혼 사랑하는 마음 변치 않기 위해 기도

현재협 성도(37남전도회)


매주 고척동 근린공원에서 전도하고 있는 현재협 성도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기에 전도에 관한 간증과 설교를 많이 들었다. 특별히 전도 왕이라는 분들의 간증집회에 참석해 보면 그분들이 참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 전도는 특별히 능력 받고 사명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전도하면 축복이지만 하지 않아도 신앙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 결혼을 하면서 고향 같은 대전을 떠났고 지난해부터 우리 교회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면서 신앙생활을 잘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매일 아무 때나 가면 기도할 수 있고, 살아 있는 생명의 말씀이 예배 때마다 선포되어 항상 설레고 기뻤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내 머리를 ‘쾅’ 하고 치듯 깨달아지는 말씀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전도에 관한 말씀이었다.

그전까지 나는 전도하는 사람은 큰 축복이 있고, 하지 않아도 큰 지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들으면 들을수록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도 그 사랑을 전하지 않으면 큰 죄인이구나’ 하고 깨달아졌다.

집에 돌아와서 아내와 함께 고민했다. “우리도 전도해야 할 텐데 우리는 서울에 아는 사람도 없어서 누구를 전도하지?” 고민 끝에 회사에서 알고 지내는 과장님을 전도하기로 하고 기도했다. 매일 저녁 남전도회장님과 함께 전도 대상자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했고, 회사에 가서 그 과장님께 조심스럽게 예수 믿으라는 말을 꺼냈다. 그렇게 시작한 지 4개월쯤 지나서 과장님은 교회에 와서 등록했고, 현재는 열심히 예배드리며 충성하고 요즘은 함께 전도하는 동역자가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나는 ‘아, 전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예비한 영혼을 보내주시는 것이고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입을 벌려 말하면 되는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생기자 그 후부터는 훨씬 전도가 쉬웠다. 전에는 예수 믿으라는 말도 못 꺼내던 군대 동기에게 왜 예수를 믿어야 하는지 소리치며 말하고, 대전에 있는 친구들을 만날 때나 또 그들과 통화를 할 때도 언제나 복음을 전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은 토요일 오후 2시면 고척근린공원으로 가서 연합남전도회와 함께 전도를 한다. 전엔 “어르신, 커피 한 잔 드세요”라고 말을 붙이고 이어서 복음을 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젠 복음을 전하고 예수 믿으라고 전하는 것이 즐겁다.

한번은 주일 아침, 공원에 앉아 계신 어르신에게 예수 믿으시라고, 저와 함께 교회에 가지 않으시겠냐고 했더니 아주 어이가 없다는 듯이 “교회를 가? 아참, 교회를 가자네” 하시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여기서 놀기가 이렇게 좋은데 교회를 왜 가?”라고 비아냥거리듯 얘기하는 것이었다. 주위 사람의 시선이 너무 따가워 순간 당황해서 아무 말 못 하고 돌아섰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래도 예수 믿고 천국 가시라고 말하고 자신 있게 돌아서지 못한 것이 너무나 속상하다. 예전 같았으면 낯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을 때 완고하게 뿌리치면 “지옥이나 가라” 하고 한마디 해주고 싶었겠지만, 이젠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저분에게는 저렇게 믿기 어려운 예수님을 나는 무슨 복을 받아서 믿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주님께 너무 감사하다.

전도하기로 작정하면서 삶 속에서, 또한 예배 가운데 나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주일이면 혼자 은혜 받기에 바빴던 내가, 이젠 주일 아침 일찍 나와 기도하고 연합남전도회 전도부장과 함께 고척근린공원에서 전도한 분들을 모시러 가고 모셔다 드린다. 내가 받은 은혜를 지키기에도 힘겨워했던 내가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은혜 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한 다른 사람의 영혼을 돌본다는 생각에 감사하고 기쁘다. 내가 아니라도 하나님께서는 누군가를 통해서 하나님의 일을 하실 텐데 나같이 주님 속상하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하는 자를 이 귀한 일에 써주심을 생각하면 더 열심히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이제 막 5개월이 넘은 아이가 있다. 요즘 나는 아내에게 이런 말을 한다.

“당신은 아이를 돌보느라 밖에 나가 복음을 전하지 못하니까 내가 우리 가정의 대표로 열심히 전도할게.”

전도를 시작하면서 토요일과 주일에 예전처럼 아이 돌보는 일을 도와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내가 우리 가정의 믿음의 가장으로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나와 우리 가정을 온전히 올려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도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다만, 주님께서 주신 이 마음이 변치 말아야 하기에 오늘도 영혼 사랑하는 마음 달라고 간절히 기도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