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11-24 13:01:18 ]
9년째 노방전도... 여전히 전도는 쉽지 않아
오직 기도만이 주님을 담대히 전하는 힘
김경선 | 충성된청년회 전도특공대 2부
아직도 떨린다. 전도부 직분자로 6년, 부장으로 3년. 총 9년째 전도하는 내가 아직도 전도할 때 떨린다고 하면 다들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심지어는 전도 비결을 묻는 청년들에게 딱히 해줄 말이 없을 정도로 전도는 떨리고 두렵기까지 하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노방전도 하는 사람들은 전부 이단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말을 걸어오는 사람마다 “얼굴이 좋아 보이십니다. 혹시 도를 아시나요?”라든지 “설문조사 좀 해주세요”라는 말로 다가와 팔자 고치는 방법이 있으니 한번 와보라는 식으로 나를 당혹케 했다. 당시 ‘종교는 자유다’라고 생각하며 공부를 핑계로 쉬고 있던 책가방 신자인 나에게 이들은 그저 귀찮고 한심한 사람들로 비췄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노량진을 누비며 예수를 전하는 전도자로 변했으니 모두가 주님의 은혜다.
노량진에서 오랫동안 전도하다보니 이제는 수험생들의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만 같다. 바쁜 듯, 지친 듯 걸어가는 그들을 보며 ‘어떻게 말을 걸까? 어떤 말투로 할까? 아, 저 사람은 바빠 보여서 못 잡겠다’ 등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선뜻 다가갈 자신이 없어 ‘아! 성령님, 한 영혼만이라도 만나게 해주세요. 한 영혼만이라도….’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그저 하염없이 노량진 학원가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한참이 지나서야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어 말을 걸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소심한 전도자가 아닌, 성령님이 쓰시는 담대한 전도자가 된다. 나도 모르게 성령님을 의지한 진심이 나오기 시작하며 “예수님 믿으세요? 예수님 만나보세요”라고 말하며 우리가 예수님을 통해 받은 구원과 죄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지금은 바빠요. 나중에 합격하고 믿을게요”라며 거절한다. 내 진심을 몰라주는 그들의 거절이 야속한 적은 없다. 다만 그들의 속마음은 누구보다 힘들고 외롭고 지쳐있음을 알기에 마음이 아파서 ‘하나님, 저 사람과 또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뒷모습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한다. 노량진 학원가의 특성상 학원시간, 공부시간, 밥 먹는 시간이 거의 일정하기 때문에 꾸준하게 그 시간에 전도하러 나간다면 또 만날 확률은 80%이상이다.
한번은 노량진에 도착해서 학원가 골목으로 전도하러 들어가고 있었다. 어느 고시원 앞에 경찰차와 하얀 장갑을 낀 감식반 형사, 여경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아! 오늘 또 한 명이 자살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혼자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그 사람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얼굴도 모르는 그 청년이 참혹한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당한다는 사실이다. 노량진에서 전도하다가 한번쯤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르는데…. 그 청년의 죽음이 마치 복음 전하지 못한 내 탓 같아서 하나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나에게 노량진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꾸준히 전도하다 보면 얼마 전에 복음 전할 때 거절했던 사람들과 마주칠 때가 많다. 처음에는 그들과 어색한 눈인사를 하다가 낯이 익으면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고 나중에는 가던 길을 멈추고 스스럼없이 안부를 물을 정도로 친해진다. 그러다보면 가끔 그들이 가진 고민을 얘기할 때가 있다. 그저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그들의 고민을 듣고 기도하는 것이다. 오직 하나님께서 저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시고 그 영혼을 구원해주시길 기대하면서.... 그럼 언젠가는 그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오기도 하고 교회 가자는 내 권유에 흔쾌히 그러겠다고 대답한다. 진심은 늘 통하는 법이니까.
이것이 내가 가진 전도 노하우다. 주님의 영혼 사랑하는 진심으로 다가가며, 기도해 주는 것.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전도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나를 살리신 예수님께서 절대 쉽지 않은 죽음으로 나를 구원해 주셨다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겁쟁이 같은 나도 전도할 용기가 난다. 남들 눈에는 전도부 9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아직도 나는 처음 전도하는 사람처럼 두렵고 떨려서 늘 담대함을 달라고 기도한다. 그 담대함으로 진실한 전도자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주님을 전하기 위해 노량진 학원가로 나선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