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11-29 13:45:41 ]
전도대상자 반응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으며
예수께 받은 은혜, 다른 이에게도 전해주리라 다짐
우리 교회 대학선교회에서는 매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입학식 시기에 맞춰 신입생에게 전도한다. 내가 신입생이던 2004년에도 전도가 한창이었다. 나도 그때 전도받아 난생처음 교회라는 곳에 왔고, 대학선교회원들의 섬김과 기도 덕분에 주님을 만났다. 그날 대학선교회가 우리 대학교에 전도하러 오지 않았다면 내가 예수를 믿을 가능성은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우리 집안 어른들은 기독교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를 가로저을 정도로 싫어하셨고, 나도 어릴 때부터 종교란에 불교를 써넣을 정도로 불교문화에 익숙했다. 그때 전도 받지 못했다면 여전히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모른 채 세상에서 죄짓고 살았을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래서 전도는 내게 구명줄과 같은 느낌이다. 이제 내가 이 구명줄을 사람들에게 던질 때마다, ‘제발 예수 믿고 구원받아라’ 하는 심정이다. 그래서 전도할 때마다 간절히 말한다.
“나도 당신처럼 예수라는 사람이 누군지 관심이 없었고, 기독교를 외국에서 들어온 종교 중 하나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예수님은 진짜 살아 계세요. 기독교가 진리예요. 나도 이렇게 누군가가 전도해주지 않았더라면 아무것도 모르고 살다가 지옥 갔을 거예요. 당신도 나처럼 예수님 믿고 구원받으세요.”
그런데 이렇게 전도에 열정을 쏟아보지만 정작 전도 열매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친구들을 전도하면 교회에 한두 번 다녀갈 뿐, 정착하지는 않았다. 챙겨주고 배려해주고 이것저것 살펴줘도 냉랭하게 돌아서는 그들이 야속해서 “사람들이 너무 강퍅하다!”고 볼멘소리를 한 적도 있다.
그때 내 말을 듣던 이에게서 되레 “그 사람을 위해 얼마나 기도해 보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교회에 데리고 와서 살뜰하게 챙겨주고 섬겨주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기도로 교회 올 환경을 열어주고 말씀에 은혜 받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나는 친구들을 교회에 데리고 와서 목사님이 전하는 설교 말씀을 듣게 해주면 자연스레 정착할 줄 알았는데, 그것이 큰 오산이었던 것이다.
이런 뼈저린 깨달음을 얻은 후로는 전도라는 행동에 앞서 기도로 뒷받침 하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그 대상이 나보다 두 살 많은 친누나였다. 부모님의 사정으로 누나와 함께 산 날보다 떨어져 산 날이 많아서 그런지 다른 동생들보다는 누나를 전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 2년 정도 누나네 집에서 살 기회가 왔다. 누나 집에 사는 동안 1년 정도는 누나가 예수 믿게 해달라고 기도만 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 교회 얘기를 꺼내면 한번 가겠다는 말만 할 뿐, 주일이면 다른 일이 생기거나 늦잠을 자 버려 약속을 어기기를 반복했다.
2009년 총력 전도주일을 앞두고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내서 애절하게 기도했다. 청년회 직분자에게도 누나가 꼭 올 수 있게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고 합심기도를 할 때도 다 같이 부르짖어 기도했다. 또 몇 주 전부터 총력 전도주일에는 꼭 와야 한다고 약속과 다짐을 받아내고 재차 확인했다.
그렇게 해서 누나는 남자친구와 함께 우리 교회에 왔다. 정말 이적이 일어난 것 같았다. 말씀 듣기에 앞서서 누나에게 ‘예배시간에 절대 졸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예배시간 내내 누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은혜 받나 안 받나 가슴 졸이며 살폈다. 한참 말씀을 듣던 누나는 내 귓가에 한마디 속삭였다.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안 들려.”
아, 이럴 수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나는 속으로 기도를 했다. ‘말씀 듣지 못하게 만드는 악한 영아, 예수의 이름으로 떠나갈지어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수없이 예수 피를 외쳤다. 그런데 5분도 안 돼서 누나가 “이제 좀 들린다”고 말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누나는 예배를 마치고 돌아갔다.
그후 내가 다른 곳으로 이사하면서 누나와 따로 살게 되다보니 지금까지 누나는 교회에 다시 오지 않고 있다. 주일에 다른 일이 생기거나 늦잠을 자서 못 온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며 기다린다. 나도 그 동안 수많은 전도지를 받았지만 그때마다 거절했고 무시했다.
또 우리 교회에 나온 것도 교회에 다니고 싶어서가 아니라, 교회가 도대체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배푸는 친절이 좋았다. 찬양을 부를 때 들어보니, 가사도 좋고 멜로디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계속 교회에 나온 것이 예수님을 내 구주로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누나도 이제 처음 교회로 발걸음을 뗀 것이 아닌가. 내가 받은 섬김과 기도를 누나에게 돌려준다면 언젠가 누나도 나처럼 예수 믿고 구원받을 날이 올 것이다.
최한수(충성된청년회 14선교부)
위 글은 교회신문 <26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