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인 아버지 소천하실 때 마지막 유언 “예수 전해라”
하루하루 최선 다하며 영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



목회자 자녀로 태어나서 하나님께, 부모님께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랐다. 감기에 걸려도, 발을 삐어도 아버지 어머니께서 기도로 따뜻하게 안아 주시면 어느새 나아서 이제껏 병원에 한 번도 간 적이 없다.

일 년 전, 찬양 사역으로 바쁘게 목회하던 아버지께서 급성 간암으로 소천하셨다. 효도하지 못한 것이 참으로 후회스러웠다. 병원에도 잘 다니셨고,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연단하시나 생각되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 재검사했더니 간에 18센티미터 정도나 되는 혹이 있었다. 병을 알고 한 달 만에 돌아가실 정도로 아프신 아버지를 위해 가족들은 간절하고 애절한 기도밖에 해드릴 수 없었다. 그때까지도 철없던 나는 몸이 불편해 이리저리 심부름시키시는 아버지를 귀찮아하며 투정만 부렸다.

학교에서 수업하느라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는데, 아버지가 남겨 주신 말이 있다. “전도해라. 예수 꼭 전해라”는 유언이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도 아무리 몸이 아파도 꼬박꼬박 전도하러 다니셨다. 천국에서는 기도와 찬양만 한다는데, 천국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실 아버지를 생각하면 전도하는 자리에서도 큰 응원이 된다.

아버지가 남기신 선물
연세중앙교회에는 지난해 3월 말에 와서 고등부에 등록했다. 윤석전 목사님이 목회자를 대상으로 강의하시는 실천목회연구원에 10년 가까이 다니신 어머니 때문에 신앙생활 할 교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버지가 안 계시니 힘들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네 아버지는 천국에 있으니 슬퍼하지 마라. 너랑 네 가정 앞길은 내가 인도한다” 하시며 위로해 주셨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나니 아버지께서 천국 가셨다는 확신을 하고 그 후로 슬퍼하지 않았다. 이 세상보다 훨씬 좋은 천국에 가셨으니 오히려 감사했다.

또 아버지가 천국 가시면서 윤석전 목사님을 만나는 큰 선물 남겨주셔서 무척이나 감사하다. 연세중앙교회에서 한 해 동안 신앙생활 하면서 ‘저렇게 영혼 사랑하는 목사님이 계실까? 성도들의 영혼의 때를 생각해서 저렇게 전도하도록 열정적으로 이끌어 주는 주의 종이 또 계실까?’ 할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연세중앙교회에 오기 전에도 전도는 했지만, 생면부지인 사람을 길거리에서 붙들고 복음을 전해 본 적은 없었다. 교회를 알리는 전단을 나눠 주는 정도였다. 그리고 전도하는 마음도 무덤덤해서 ‘저 사람 지옥 가겠네. 전도해야겠네’ 하는 생각으로 형식적으로 전도했다. 윤석전 목사님처럼 ‘저 영혼을 살려야겠다’는 다급한 마음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흰돌산수양관 하계성회 때 은혜 받고서 전도하지 않는 것이 큰 죄임을 깨달았다. 예수가 없는 내 마음을 발견하자 ‘지금까지 신앙생활 헛되게 했구나. 이렇게 미지근하게 믿다가는 잘못하면 지옥 가겠구나!’ 생각하니 아찔했다.

하나님께서는 회개하여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해 주시고, 전도를 강조하여 신앙생활에 나태해지지 않게 해 주시는 주의 종을 만나게 하시고, 영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 주셨다. 좋은 주의 종을 만난 것이 내게는 큰 선물이다.

아직은 연약한 믿음이지만
올해 대학부에 올라와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노량진에 전도하러 갔는데, 청년회 부장들이 어찌나 구령의 열정이 뜨거운지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무시하고 무관심해도 계속 따라붙어 전도하는 모습에 도전받았다. 나는 전도하는 부장 옆에서 따라다니기만 하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 하며 한숨지었다.

그래도 대학부에 올라와 꾸준히 전도모임에 참석하고, 한 시간씩 기도하고 전도하러 가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이 많아 요새는 담대하게 복음을 전한다. 지난주에도 두 명에게 연락처를 받았는데, 전도하기 전에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도 사람들을 만나기만 하면 어느새 복음을 전하고 있어 신기할 따름이다. 성령께서 말하게 하시는 담대함 때문에 이제는 혼자서 전도하는 것이 두렵지 않고 편하기도 하다.

아직 믿음이 연약해 가톨릭이나 불교를 믿는 사람들을 만나면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불교 믿어도 다 천국에 가요” 하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불교 신자를 보며, 속으로 ‘저 영혼 어쩌지!’ 하고 불쌍한 생각만 들어 아쉽다.

한번은 어떤 할머니께서 내 뺨을 가볍게 치시며 “우리도 천국 가!” 하시는데, 그런 분들까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전도할 믿음이 생겼으면 한다. 이렇게 믿음 약한 나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올해 노량진으로 전도하러 갔을 때 예수 복음을 전한 친구가 지금도 교회에 잘 나오고 있다.

하루하루 영적으로 더 깊이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영혼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생겼다. 고등부에서 같이 대학부로 등반한 친구가 집안 어른 핍박으로 시험이 들어 교회에 안 나오고 있었다. 문자를 남기니 ‘내가 연락할 때까지 다시는 이러지 마’ 하는 답장이 왔다. 친구가 SNS에 올리는 사진도 은혜 받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에 그렇게 마음이 아플 수 없었다.

고등부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과 함께 그 친구를 두고 그렇게 눈물 뿌려 기도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 친구가 믿음을 회복할 때까지 쉬지 않고 기도했다. 그런데 이번 흰돌산수양관 동계성회 때 수양관에서 충성하고 있는데, 그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바로 전화해서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봤더니 “교회 갈 생각이 들어서... 너한테도 미안하고... 다음 주에 갈게”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바뀌지 않을 줄 알았던 친구 마음이 주님께로 돌아왔다. 기도 응답을 경험하니 뛸 듯이 기쁘고 만나는 친구마다 그 친구가 교회에 나온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날은 하루 종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기도할 때면 내게 순교의 믿음이 있는지, 갑자기 죽더라도 회개하고 죽어야 하는데 항상 깨어 신앙생활 해야지 하면서 내 영혼 관리부터 신경 쓰게 된다. 교회 밖에만 나와도 죄짓기 바쁘지만, 어떻게든 내 신앙생활도 잘하고 맡긴 영혼들도 잘 섬기고 싶다. 그리고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고, 주님 기쁘시게 쓰임받는 자가 되길 원한다.

/정리 오정현 기자

박지혜 (대학청년회 23부) 

위 글은 교회신문 <32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