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9-17 09:18:02 ]
확실한 체험을 한다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음을 알기에
어렵고 힘들지만 그래도 전도에 좌절하거나 낙심치 않아
사진설명/노량진 학원가에서 전도하고 있는 유세나.
전북 김제에서 1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나보다 두 살 위인 언니는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해서 부모님의 기대가 컸다. 내가 살던 동네에서는 학창시절에 도시로 유학 가는 일이 흔치 않았으나 언니는 도시에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고등학교에 다녔다.
언니에게 들은 복음
그런데 어느 날부터 언니가 변했다. 입으로 무언가 중얼거리고, 일요일이면 봉고차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저녁에 돌아왔다. 뭔지 모를 오디오 테이프를 자주 들었는데, 어떤 분이 걸걸한 목소리로 알아듣지 못할 말을 외쳤다. 당시에는 그것이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 테이프인 줄 모르고 “언니, 좀 꺼. 시끄러워” 하던 내게 언니는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세나야, 나랑 같이 교회 갈래?”
그랬다. 언니는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익산교회에서 흰돌산수양관으로 고등부수련회를 가서 성령을 체험하자 내게 전도를 했다. 불교 집안에, 철저한 유교사상으로 효를 강조하는 집안에서 교회라니! 성격이 불 같으신 아버지는 언니가 교회에 나간다는 사실을 알자 역정을 내셨다. 책을 찢고, 안경을 깨고, 여러 번 집에서 쫓아냈다. 예배에 못 가게 할 뿐 아니라 호적에서 파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여러 번 하셨다.
영적 싸움이 치열했다. 언니가 부모님과 불화하는 모습에 나도 거부감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도 언니 편이 되어 있었다. 언니의 끊임없는 전도와 기도로 나도 예수 믿고 성령을 체험하니 당연히 언니 편이 될 수밖에. 식구들은 우리 자매를 말썽꾸러기로 취급한다. 불교인인 집안 식구들은 “예수를 믿어도 유별나게 믿어 집안에 풍파를 일으키는 천덕꾸러기”로 취급했지만, 예수 때문에 받는 핍박의 가치를 알기에 감사하기만 하다.
집안에도 서서히 복음이
2009년 3월, 나는 직장을 잡아 서울로 왔다. 나 혼자 보내기가 안쓰러웠는지 언니는 매주 서울에 와서 나와 함께 신앙생활할 교회를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회사 선배 언니가 “너, 아직 교회 안 정했으면 우리 교회 가볼래?” 해서 온 교회가 바로 연세중앙교회였다. 우리 자매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감격하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올해는 내게 부장 직분을 주셔서 감사로 충성한다.
우상숭배가 심한 우리 집안에는 질병 역사도 심하다. 큰고모와 작은아버지께서 암으로 돌아가셨고, 다른 가족도 병을 달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팔자로 여기며 산다. 최근에는 작은아버지 한 분이 직장암 선고를 받았는데 작은어머니마저 위암 진단을 받았다. 작은어머니는 지금 서울 S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으신다. 우리 집안은 ‘예수’란 말을 꺼내기도 어렵고, 아무리 교회에 가자고 해도 꿈쩍도 안 한다. 그래도 애타는 마음으로 작은어머니에게 복음을 전했더니, 뜻밖에 작은어머니께서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셨다.
“세나야, 천국 지옥을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었어. 사실 신혼 시절에 몸이 아파서 새벽기도에 나가서 막연하게나마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고통이 싹 사라진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작은어머니의 고백을 들으니 전율이 흘렀다. 기도에 응답해 주셔서 우리 집안에 복음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듯해 감사하다. 작은어머니께서는 몸이 조금 나아지면 교회에 나가겠다고 약속까지 하셨다. 하나님께서 강퍅한 우리 집안에서도 일하고 계신다는 감동을 주셔서 무척 힘이 났다.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복음
전도할 때, 내가 경험한 일을 주로 이야기하는 편이다. 하나님께서는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많이 붙여 주신다. “교회에 가고 싶지만 알면 쫓겨나요” 하는 청년들이 어찌나 안쓰러운지…. 나 역시 부모에게 핍박받으며 신앙생활을 했기에 지혜로운 방법들을 알려 준다 “평소에 어머니께 더 잘해라”, “사정이 그래도 예수 믿고 천국 가야 한다” 등등.
내가 소속한 충성된청년회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전도할 아이템을 많이 기획했다. 구기운동을 매주 진행하니 남자들이 많이 몰린다. 영어강의로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준다. 또 노량진 ‘쉼터’에서 전신마사지와 피부미용도 제공한다.
청년회 부장으로 충성하다보니, 전도 아이템마다 전도대상자와 부원이나 직분자가 연결돼 전도 열매를 많이 맺는다. 임진열 형제는 지난해 가을 레포츠전도 전단을 보고 운동을 함께하며 알게 됐는데, 최근에 예배도 왔다. 운동할 때마다 복음을 전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더니, 캐나다에서 온 조든이 운동할 때 “진열, 예수 믿어야 해” 하며 우리와 합력해 줘서 요즘 예배에 오고 있다.
특히 SOS 샘터영어 강의는 인기가 많다. 수험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경찰이나 행정 시험 카페에 영어 강의를 무료로 한다고 글을 올리면 문의가 많이 온다. 차정호 형제도 그렇게 만났다. 영어 강의에 오며 큰 거부감 없이 복음을 들었다. 학원에서는 질문하기가 어려운데 샘터 영어 강의에는 궁금할 때 즉시 물을 수 있어서 좋단다. 지난주에는 마음 문이 많이 열려서 예배도 드리고 교회에 등록하였다. 잘 정착해서 예수 만날 수 있도록 꾸준히 기도하고 있다.
‘베데스다 마사지’ 전도에서는 주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피부 마사지로 마음 문을 열면 꽁꽁 싸맸던 상처를 털어놓는다. 그중 한 형제는 아버지가 목회자이신데 성도에게는 물심양면으로 관심을 쏟지만, 가족에게는 소홀해서 오해가 가득 쌓였다. “저는 교회에 절대 안 가요. 교회 얘기할 거면 안 만날래요”라고 하지만, 마음 한쪽에 영적으로 살고 싶어 하는 면이 전해져 기도한다.
전할 수 있는 기쁨, 어찌나 큰지
사실 체력이 약해 자주 쓰러졌다. 요즘은 직분을 받고 나니 하나님께서 감당할 힘을 주신다. 차만 타면 멀미가 심한데 요즘은 거의 사라졌다. 주님께서 힘주시니 요즘은 노량진 학원가를 바삐 다니며 전도한다. “저 교회는 별로예요. 아까도 전도 받았어요”라고 찌푸린 표정으로 바삐 지나치는 이들을 따라붙으며 전도한다. 키가 커서 성큼성큼 걷는 형제를 따라가려면 종종걸음으로 더 빨리 걸어야 한다. 끝까지 달라붙어서 복음을 전하면 거부하고 안 듣는 듯해도 복음이 귀로, 심령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노량진 학원가에 다니며 “예수 믿으라”고 전하는 말에 수험생들 발걸음이 멈춘다. 지옥으로 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전도자가 전하는 말을 들어주는 그 돌아섬이 어찌나 감사한지, 천사에게도 주지 않은 기업에 사용받으니 감사하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나니”(고전3:6)
나는 그저 전하고 하나님께서 거두는 전도에 담긴 맛을 알면 전도하는 일에 소홀할 수 없다.
/정리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5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