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4-08 14:03:55 ]
다양한 사람 만나며 생각지도 못한 이들에게 전도해
영혼 살리는 일을 하니 내 영혼도 함께 사는 기분 느껴
<사진설명> 특별함은 없으나 언제나 꾸준함으로 복음을 전하는 강슬기 청년.
“수능 대박!” “사업 잘되게 해 주세요.” “아빠, 엄마. 사랑해요.”
미술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예쁜 손글씨로 원하는 문구를 써 준다면 얼마나 감동스러울까. 요즘 우리 대학청년회 13부는 ‘손글씨(캘리그라피)’ 전도에 열심을 내고 있다. 노량진 입시 학원 앞에 가판대를 마련해 행인에게 손글씨를 써 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도한다.
‘손글씨’ 전도의 큰 장점은 글씨를 써 주는 동안 복음 전할 기회가 생긴다는 데에 있다. 작품을 기다리는 10분 사이에 기다리는 이들에게 교회를 소개하고, 복음을 전한다. 요즘은 포토샵을 활용해 예쁜 배경을 입혀 핸드폰으로 추가 발송까지 해 주는데 “예쁘다. 고맙다”며 반응이 뜨겁다. 전도자로서는 추가 발송을 이유로 전도대상자에게 연락처 묻는 일이 수월해지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꾸준한 전도로 맺히는 열매들
‘손글씨’ 전도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안 되었지만, 추가 발송 덕분에 교회에 오겠다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내일 교회 오실래요?’라고 메시지만 달랑 보낼 때는 답장이 시들하지만, 예쁜 손글씨를 동봉한 초청에는 마음 문이 활짝 열리는 까닭이다. 첫 주에 1명, 둘째 주에 4명으로 교회 오는 수가 늘어 기대가 넘친다. 지난주에는 예쁜 글씨가 마음에 들었는지, 손글씨를 받아간 이가 동생들을 데려와 연락처를 받았다. 정기적으로 오는 이가 생기니 한 사람도 놓치는 일 없이 잘 챙겨 예수 믿고 정착하도록 섬겨야겠다.
손글씨 전도에 도전하기 전, 우리 부는 2014년에 들어서면서 매일 저녁과 토요일 오후에 길거리 전도를 꾸준히 나갔다.
3개월간은 부원 모두 동참하도록 권면했다. “모이는 자리를 폐하지 말라”는 주님 말씀에 순종하려고 부원들과 똘똘 뭉쳐 전도하니 좋은 점이 많았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전도 현장에 나가면 전도할 마음이 즉시 생겼다. 예전에는 복음을 전하려면 괜히 쭈뼛거려지고 20~30분이 지나야 전도 말문이 트였다. 그런데 꾸준히 전도하니 어느새 훈련이 되었는지 이제는 누구를 만나든 바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
전도할 때 증거하는 복음 역시 은혜롭고 풍성해졌다. 틈만 생기면 전도할 말씀을 입술로 선포해 보고, 우리 담임목사님이 하신 설교 말씀을 외워서 내 입술로 술술 전할 수 있게 준비해 둔다.
“꿈속에서 또 하나의 내가 현실처럼 희로애락을 느끼죠? 사람은 영적인 존재라서 죽은 후에도 영혼이 이 땅에서처럼 희로애락을 느껴요. 이 땅에서 예수의 피 공로로 죄 사함받은 사람은 천국에서 영원한 행복을 느끼고, 예수 믿지 않은 사람은 지옥에서 영원한 고통을 당해요.” “핸드폰 하나를 사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사려고 발품을 파는데, 당신 삶은 물론 영혼의 때가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뀐다면 한두 시간 교회 오는 일이 얼마나 유익이에요?” 전도대상자가 이해하기 쉬운 예시를 들어 권면한다.
요즘은 청년예배만 겨우 드리던 관리회원들까지 은혜 받아 전도 동역자로 나서서 더욱 뿌듯하다. 아직 구령의 열정으로 전도한다기보다는 친한 친구들을 데려오는 정도다. 그래도 일단 친구들을 데려오면 직분자들이 그들을 정성껏 섬긴다. 그렇게 전도한 이 중에 꾸준히 예배에 참석하는 친구도 생겼다. 길거리에서 한 명 전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이렇게 관계전도로 초청자를 보내 주시니 마치 주님께서 보너스를 주신 것 같다.
사실, 평일 저녁에 하는 전도는 억지로 나간 적도 있다. 온종일 일하고 나면 파김치가 되는 탓이다. “기도해서 영력을 충전하고 싶다”며 어느 날은 거룩한(?) 핑계를 대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이 더 기뻐하실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어느새 발걸음이 전도 현장으로 향한다. “부장님, 제 신앙생활도 엉망인데 누굴 전도해요?”라며 툴툴대는 부원들도 일단 전도 현장에 오라고 해서 함께 전도하도록 독려했다. ‘특별함’은 없으나 이런 ‘꾸준함’을 주님께서 기쁘게 보셨을 듯하다.
전도에 열심 내자 회원 관리도 저절로 돼
우리 교회에 와서 청년회 부장 직분으로 충성한 지 올해로 2년째인데, 올해는 어느 해보다 관리회원을 놓고 합심기도를 많이 했다. 연락이 두절된 관리회원들을 예배에 데려오려면 하나님께 부르짖는 방법밖에 없다. 부원들과 진실하게 기도했더니 주님께서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그들과 만나게 하셨다.
올 초, 담당할 부원들의 연락처를 받아서 확인하니 전화번호가 바뀐 이가 많았다. 결번 안내 음성을 들을 때마다 주님이 맡겨 주신 영혼을 잃어버린 듯해 마음이 아팠다. ‘이들이 교회에 올 길을 열어 달라’는 기도를 했지만, 솔직히 막막했다. 그런데 평소 알고 지내던 교구장님께 연락이 왔다. “교구 식구 자녀 중, 성경이라는 아이가 있는데 부장님이 담당하는 자매죠?” 그 덕분에 성경이와 연결되어 우리 부에서 정성껏 섬기고 있다.
몇 년 전에 교회를 떠난 상웅 형제도 돌아왔다. 상웅 형제는 교회에 다니지 않겠다고 버티다 입대한 이후 연락이 끊어졌다. 그런데 대학청년회 소속인 소영 자매가 대학교 동기인 상웅 형제를 전도해 다시 교회로 인도한 것이다. 우리 부원 모두 적잖이 놀랐다. “누구를 통해서든 잃어버린 이들을 찾아 주세요”라고 합심으로 기도했지만, 심방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하나님께서 직통으로 응답하신 일은 처음이다.
지난해에도 “분초를 아껴서 쉼 없이 전도하자”며 전도 열심이 가득했다. 그런데 연말이 되어 되돌아보니 전도 열매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열심히는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어리둥절했다. 그때 깨달은 바가 있었다.
‘아! 영혼 살리려는 마음이 없었구나.’
내 열심으로 전도하면 주님이 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수 십자가 사랑을 무시한 채 몇 명 전도하겠다는 목표 달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주님께 전도 열심히 했다고 생색낸 나를 발견하고는 회개했다. 올해는 영혼 살리려는 마음과 중심으로 전도하려고 애썼더니, 주님께서 열매를 맺어 주시는 듯하다.
오늘도 주님이 일하시게 나는 그저 꾸준히 나갈 뿐이다. 주님이 나를 만들어 가시며 일하시리라.
/정리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8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