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전도 이야기] 내가 가진 ‘달란트’로 복음 전하는 기쁨

등록날짜 [ 2014-04-15 16:29:50 ]

노량진 학원가에서 무료로 ‘SOS 영어’ 강사로 나서
수험생들과 마음을 함께 나누며 복음 전하니 감사해


<사진설명> 노량진 수험생들에게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하고 있는 박보미 청년.

전공을 특기 삼아 주님 일에 쓰임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직장에서 일하는 중에 마음껏 전도할 수 있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충성된청년회 ‘SOS 영어 전도’ 강의를 시작한 지 어느새 석 달이 지났다. 과외 지도 전문 회사 6년 차 베테랑 강사인 직업 특성을 살려 전도에 쓰임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무료 영어 강의로 전도하는 맛
“공무원에게 영어를 가르칠 강사가 필요해요. 전도 열매를 많이 맺는 일이니 꼭 참여해 보세요.”

지난해, 청년회 전도총무의 제안을 받고 ‘이거다!’ 싶었다. 사실 연세중앙교회에 오기 전에는 예수를 믿어도 믿는 티가 안 났다. “너는 교회에 다니면서도 전도를 안 해서 참 좋아!” 불교 신자인 친구가 칭찬할(?) 정도였다. 그렇게 수년간 교회만 왔다 갔다 하다가, 지난해 흰돌산수양관 하계성회에서 하나님을 뜨겁게 만난 후, 내가 지닌 달란트로 전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평소엔 직장 일로 시간이 빠듯하니, 주말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SOS 영어 전도’를 도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토요일마다 청강하러 오는 수험생 20여 명을 대상으로 기출문제 반을 맡아 영어 전도를 진행하게 됐다.

“식당에서 식권 사면 ‘연속’으로 줄 서야 하잖아요. 시퀀스(sequence=연속), 식권. 발음이 비슷하니 연결해서 외우면 재밌지 않나요?”

나 나름 재미있게 수업하려고 하지만, 취업과 진급에 목매는 수험생들은 농담을 받아 줄 여유조차 없이 눈에 불을 켜고 강의를 듣는다. 강사가 긴장할 만큼 열의가 넘친다. 공부하던 책을 몽땅 싸들고 와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문자로 시도 때도 없이 질문을 보내고, 강의 시간이 짧아 아쉽다는 분까지 있다. 뜨거운 학구열에 데일 듯하지만, SOS 영어 전도가 영혼 살리는 일이니만큼 성심성의껏 가르친다.

SOS 영어 전도는 인터넷 카페에 ‘무료 강의’라는 차별화된 문구로 홍보한다. 그렇게 모여든 이들을 주님 심정으로 섬겼더니 SOS 영어 전도를 계기로 교회에 오는 이들이 생겼다. 일반 카페에 올린 광고를 보고 SOS 영어전도 강의를 들으러 온 이승규 씨가 3주 전에 교회에 등록했다. 주일마다 하던 조기축구회 유혹을 뿌리치고 예배에 오고 있다. “청년 시절에 예수라는 최고의 지식을 알고 천국 가자”는 기도를 강의 시작과 끝에 항상 한다. 승규 씨 외에 다른 수험생들의 심령에도 복음이 들어가길 기도한다.

전도 모임은 못 나가나 내 주변 사람부터
직장 일로 바빠 SOS 영어 전도 외에 다른 청년회 정기전도모임에 못 나가 아쉽다. 하지만 직장이 과외학원이니만큼 만나는 학생들에게 꾸준히 복음을 전하고 있다.

과외하는 학생 중에 독특한 친구가 있다. 처음 과외하러 방문해 보니 집에 달마도와 우상단지가 가득했다. 그 학생 어머님에게 신기(神氣)가 있다는 말을 들으니 소름이 돋아 매번 그 집에 다녀오는 일이 고역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생님은 예수를 믿어서 죽음이 두렵지 않아.”

예수께서 우리 죄를 대속하려고 피 흘린 일부터 천국 복음까지 이야기했다.

“선생님 말씀은 왠지 믿어지네요. 하나님이란 분도 정말 계시겠네요.”

그 아이는 자기 친구들에게 내게 들은 이야기를 전해 3명이나 교회에 다니게 했다고 한다. 정작 자기는 교회에 안 오면서 전도 아닌 전도를 한 것이다. 그 아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지난해 10월 이웃초청잔치를 앞두고 회사에서 알고 지낸 이유리 선생님과, 나와 두 살 터울인 남동생을 교회에 초청하려고 기도했다. 두 사람 다 주일에 교회 오겠다고 순순히 말해서 마음을 놓았다. 그런데 금요일 무렵 이 선생님과 친동생 모두 갑작스레 못 오겠다고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요일 철야 기도회에서 기도하고 토요일 오전에도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어떻게 해야 교회에 오게 할 수 있을까’ 머리를 싸맸으나 뾰족한 수가 없었다.

고민하다 일단 이유리 선생님에게 전화했다. “어머, 보미 씨. 전화 타이밍도 잘 맞추네. 온종일 수업하다가 잠깐 핸드폰 켰더니 마침 연락하네.” 순간 하나님이 일하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적인 전화 연결에 눈물부터 났다.

“유리 선생님, 선생님이 주일에 못 오겠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두서없이 말을 꺼냈다. 울며불며 주님 심정을 전했더니 하나님께서 이 선생님 마음을 돌려 주셔서 결국 예배에 왔다. 남동생 역시 야간에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해서 일찍 일어나기 힘든데, 주일 아침에 깨웠더니 별다른 불평 없이 예배에 왔다.

이들이 예수 믿고 구원받아 교회에 잘 정착하기까지 반 년간 무진 애를 썼다. 가장 큰 고비는 올 초에 진행된 동계성회 때다. 이 선생님과 남동생, 거기다 과외하는 고3 학생까지 세 명을 데리고 성회에 참석했다. 고3 학생이 은혜 받는지 신경 쓰느라 이 선생님께 소홀했더니 서운해 했다. 남동생도 잠자리가 바뀌니 잠을 제대로 못 자 예배 시간에 조느라고 설교 말씀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피곤하다며 집에 가겠다고 하는 동생을 ‘성회 전날 밤, 직분자들과 심방해서 여기까지 데려왔는데 어떻게 보내겠어’라는 생각이 들어 붙들었다.

세 사람을 은혜 받게 하려고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하나님께서는 일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이 선생님의 서운한 마음을 풀어 주셔서 은혜를 듬뿍 받게 하시고 지금까지 예배에 잘 나오고 있다. 이 선생님은 “내가 좀 유치했지?” 하며 마음을 돌이켰다. 남동생은 설교 말씀을 제대로 못 들었으나 방언은사 말씀을 경청하더니 생애 처음으로 눈물로 기도했다. 지난해 하반기 동안 예배에 나왔으나, 소리 내어 기도 한 번 안 했는데 부르짖어 기도했다고 고백하니 감격스럽다. “다음 성회에서는 방언은사를 받고 싶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사실 나는 이제껏 신앙생활에 열심을 낸 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 교회에 와서 전도하는 일에 열심을 내도록 주님께서 은혜를 부어 주시니 참으로 감사하다. 주변에 예수 믿지 않는 친구들이 많은 사실을 돌아볼 때 전도하라는 주님 음성 같다. 앞으로 친구들, 학생들을 주님께 인도하는 일에 쓰임받기를 바란다.

/정리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8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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