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8-12 13:00:55 ]
함량 넘치는 주님을 의지해 전도하면 역사 일어나
내 판단으로 제한하는 어리석음을 버리려 노력 중
전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하시는 일임을 새록새록 느끼는 이태용 청년.
내가 소속한 충성된청년회 2부는 나이로만 보자면 청년회원 중에서도 맏형과 큰누나 격인 회원이 대다수다.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마음으로 신앙생활 하고 있지만, 부장인 나를 필두로 하루빨리 믿음의 가정을 꾸려야 하는 일이 급한 과제다. 결혼이 급하긴 하지만, 우리 부원들도 내심 전도자로 성장해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받게 하겠다는 소망이 가득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수험생을 주로 전도하려는 청년회 전체의 전도 행보에 우리 부가 발맞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노량진 학원가 수험생 평균 나이가 28세이니, 우리 부원들이 수험생을 전도해 데려오더라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함께 어울리기 어렵다.
올 초에도 스물한 살짜리 수능 재수생을 전도해 우리 부에서 잠시 함께 지냈는데, 나이가 두 배가량 많은 형님, 누나들과 어울리기 어려워해서 대학청년회에 보내 주었다.
‘우리 부에서 수험생 전도가 되겠어? 한두 살 차이만 나도 세대 차가 나는데, 잘 정착할 수 있을까? 우리가 전도했다고 해도 우리 부에 소속시키는 것이 괜한 욕심 아닐까? 하나님께서 어떤 것을 더 원하실까?’
상반기에는 회원들 마음에 이런저런 염려가 생겨 전도가 시들해질까 염려가 됐다. 실제로 수험생들이 한 명도 정착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전도한 사람을 매주 만나서 섬겨야 회원들 믿음이 부쩍부쩍 성장할 텐데, 우리 부는 섬길 대상조차 없으니 부장으로서 무척 애가 탔다.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며 주님께 기도했다.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 버리며
“부장님, 좀 더 밝게 전도해 보면 어떨까요?”
부원 중 한 명이 전도 방식에 변화를 주라고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내 목소리가 저음인 데다 성경 말씀만 전하는 전도 스타일이 젊은 수험생에게 신선하게 다가가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한 것이다.
그 부원의 말을 주님의 음성으로 들었다. ‘스무 살 가까이 차이 나는 대학 재수생들에게는 좀 더 활기차게 다가가야 전도 열매를 맺겠구나’ 싶었다. 그 후 전도 스타일을 과감히 바꿨다. 나이가 들어 수험생 정착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타파하려면, 부장인 나부터 전도에 방해되는 한계를 깨 버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수험생들 연령에 맞춰 생동감 있게 복음을 전하고 따뜻하게 섬겨 주었더니 요즘 들어 수험생 전도가 활기를 띤다.
두 달 전 노량진 길거리에서 수능 준비생 김민규 형제를 만났다. 민규 형제에게 한창 예수 복음을 전하는데, 반소매를 입은 팔에 손톱으로 긁은 상처가 많은 것을 보니 아마도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듯했다.
“민규 형제님, 우리 교회 예배에 한 달만 나와 봐요. 아토피 피부염이 싹 나을 거예요.”
주님께서 꼭 치료해 주시리라는 감동이 강하게 와서 확신에 찬 목소리로 예배에 초청했다. 민규 형제가 반드시 치유받고 우리 부에 정착하리라고도 믿어졌다. 다행히 민규 형제가 예배 참석에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고, 나이 차이가 나는 우리 부원들을 편하게 대했다. 나이 어린 동생뻘 형제가 한 명 왔을 뿐인데 우리 부 전체가 활기차고 화사해진 듯했다.
오랜만에 섬길 대상이 생겨서일까. 우리 부원들도 그동안 참아 온 섬김의 봇물을 마음껏 터뜨렸다. 우리 부 조장이 민규 형제를 위해 피부가 가렵지 않도록 식단을 짜 주었고, 가려야 할 음식도 세세하게 일러 주었다. 다른 부원들 역시 민규 형제를 조카처럼 여기며 뜨겁게 중보기도하며 챙겨 주었다. 제 또래만 있는 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연륜 있는 섬김을 민규 형제에게 전했다.
몇 주 전에는 레포츠 전도로 초청한 김서빈 자매가 우리 부에 와서 신앙생활을 함께하고 있다. 아직은 설교 말씀을 들으며 믿음생활을 계속할지 고민하는 중이지만, 머지않아 주님의 십자가 사랑에 젖어서 교회에 정착하리라 믿는다. 지금 우리 부원들 사이에서는 하나님께서 20대 청년들을 우리 부에 계속 보내 주시고, 섬길 기회를 주시리라는 기대가 넘친다.
나는 제한하지만 주는 일하신다
전도는 부단히 자신을 허물고 함께하는 동역자를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실감한다. 사실 나는 무척 내성적인 성격이다. 내성적인 기질 탓에 주님 일에 나 자신을 제한하는 부분도 있었고, 우리 부에 소속된 부원들이 성장할 여지를 만들어 주지 못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현재 전도특공대에서 왕성하게 전도하는 류주영 자매는 3년 전만 해도 초신자였는데, 당시만 해도 주영 자매가 지금처럼 주님의 일꾼으로 크게 성장하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그런데 주영 자매가 다른 부로 이동한 지 1년쯤 지났을 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요한성전에서 기도하는데 내 뒤쪽에서 누군가 영력 있게 기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목소리가 쩌렁쩌렁한 데다 영력 있는 기도 소리가 심령을 흔드는데, 내 기도 역시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어떤 직분자이기에 이렇게 은혜롭게 기도하는가!’
내 기도할 분량을 마치고 궁금한 마음에 뒤를 돌아봤는데, 뜻밖에도 주영 자매가 있었다. 우리 부에 있던 그 초신자 주영 자매가 맞나? 1년여 만에 사람이 저렇게 변하는가! 나중에 담당 직분자들에게 들어 보니, 요새 주영 자매가 전도 열정이 넘쳐서 사람들을 항상 밝게 대하고, 전도대상자를 꾸준하게 초청해 데려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 나는 사람에게 제한을 두지만 하나님은 아니시구나.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쓰시고 싶은 대로 초신자도 확확 변하게 하시는 구나!’
나는 인간적인 눈으로 고지식하게 제한을 뒀지만, 우리 주님은 얼마나 역동적으로 역사하시는지 모른다. 우리 교회 윤석전 담임목사님도 육체적 한계를 초월하여 세계 선교와 국내 성회 등에서 왕성하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시지 않는가. 담임목사님의 육체를 돌보지 않는 초월적인 목회가 영혼 섬기는 우리 직분자들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요새는 나 자신에게든 우리 부원들에게든 주님 일에 방해되는 부분을 재빨리 기도해 바꾸려고 부단히 애쓴다.
청년회에서 어느덧 맏형인 나이지만, 나와 우리 부원들에게 주님이 쓰시기 편한 새로운 바람과 성장이 일어나길 기도한다. 청년기를 훌쩍 넘은 나이지만, 한 번 더 크게 도약할 셈이다. 우리가 자신에게 제한만 두지 않으면 주님께서 자유롭게 일하시리라. 할렐루야!
/ 정리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9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