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11-03 11:34:11 ]
십 년간 신앙생활 돌아보니 전도하지 못한 것 제일 후회돼
두 번째 삶 산다는 각오로 주님 기뻐하시는 일에 전념할 것
<사진설명> 인생의 어려움을 당한 후부터 더 분명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있다는 김홍준 청년.
연세중앙교회 청년회는 매년 하계성회 참석을 권면하는 ‘UCC 경연대회’를 진행한다. 영상을 다루는 달란트가 있어서 두 해째 제작을 총괄했는데, 올해는 ‘라스트 찬스(Last Chance, 마지막 기회)’라는 제목으로 내가 겪은 교통사고를 소재 삼아 ‘깨어 있는 신앙생활’을 주제로 했다.
‘내 인생이 언제 어떻게 마무리될지 모른다. 신앙생활에 항상 최선을 다하자.’
교통사고를 겪은 후 내 신앙생활의 질이 확 달라졌다. “신앙생활을 정말 잘해야겠다”는 각오로 그동안 거리를 두던 전도에도 발 벗고 나선다. 하나님 은혜로 제2의 인생을 부여받고, 하나님 은혜로 전도하고, 하나님이 내 하루하루를 인도하시므로 나는 하나님 없이는 살 수가 없다.
하나님을 선명하게 경험하다
지난해 4월 18일, 광주 집에서 등교하는 길에 큰 사고를 당했다. 사고 나기 두 주 전부터 무언가 큰일이 터질 것 같아 내심 불안했지만 기도하지 못했다.
“학생, 자전거를 위험하게 타네,”
주의하라고 경고하는 동네 어르신들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기도했어야 했는데….
그날은 수업에 늦어서 자전거 페달을 급하게 밟았다. 사거리를 지나는데, 반대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가 신호를 위반하고 갑작스레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차에 부딪혀 몸이 붕 날아올랐다.
자전거 사고 중, 측방에서 충돌이 일어난 경우가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통계가 있다. 사고 당시, 공중에 날아오른 몸이 아스팔트 바닥에 털썩 떨어진 채 나뒹굴었다. 처음에는 큰 외상이 없어 보였다. 사고 장소에서 2분 거리인 병원으로 바로 옮겼을 때만 해도 어깨 인대가 끊어졌다는 진단을 받고 다행이라 여겼다.
“의사선생님, 옆구리가 따끔따끔해요.”
갑작스레 몸이 뒤로 활처럼 굽다가 발작이 일어나면서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사지 근육이 제멋대로 수축하고 뒤틀리면서 격렬한 통증이 임했다.
CT촬영을 해 보니, 비장이 크게 파열되어 네 조각으로 쪼개졌는데 출혈이 심해 곧바로 비장 적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어머니가 곧장 병원으로 달려오셨다. 체온이 싸늘하게 식은 나를 붙들고 어머니께서 간절히 기도해 주시니 마음이 평안해졌다. 담대한 믿음의 기도는 역시 역사함이 크다. 쇼크로 오는 발작이 즉시 멎었다. 믿음이 내게도 전이돼 나 역시 주님께서 살려 주시겠다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의사의 소견을 들으니 요즘은 비장을 적출하지 않고도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태가 워낙 위중해 수술도 어려우니 일단 동맥을 막아서 지혈한 후 상황을 지켜보자고 했다.
‘아까 사고를 당했을 때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면 나 천국 갈 수 있었을까?’
중환자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문득 내 신앙생활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됐다. 30년 가까이 나름 열심히 신앙생활 하노라 했지만, 내심 불안한 구석이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선 상황이 되고 보니, 세상에서 내가 계획한 꿈, 가치 있게 여기던 것들은 아무 소용 없고, 천국에 가느냐 못 가느냐는 믿음의 문제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특히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전도하라”고 주님이 명령하셨는데, 전도하지 못한 내 초라한 모습이 뇌리를 스치고 회개 기도가 뜨겁게 나왔다. “몸 나으면, 신앙생활 잘해야지. 아니, 지금부터 잘해야지.” 그날 중환자실에서 눈물로 한참을 기도했다.
하나님이 내 회개를 기쁘게 들으신 걸까. 어머니와 중보자들의 애타는 기도가 상달된 걸까. 중환자실에 입원한 5일 동안 몸이 급속도로 회복했다. 비장 적출은커녕 어떤 수술도 없이 네 조각난 비장이 뭉쳐졌다는 것이다. 끊어진 인대 역시 후유증 없이 잘 붙었다고 했다. 의사들도 “이런 기적 같은 일은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낫게 하셨습니다.”
담당 의사들에게 제일 먼저 전도했다. 죽을 뻔한 사고를 겪었는데도 의술을 초월한 힘으로 정말 완쾌한 것이다. 마치 하나님께서 신앙생활 잘하고, 많은 사람에게 간증해 예수 믿게 하라고 제2의 인생을 선물로 주시는 듯했다.
하나님이 역사하신 이 일은 전도 현장에서 간증으로 고스란히 이어져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고 전한다.
전도, 인생 모두 하나님이 이끄신다
노량진에 나가면, 전도 받길 거부하는 냉랭한 수험생들 때문에 마음이 지칠 때도 있다. 하지만 전도는 주님이 일하셔야 한다 믿고, 내 힘으로 하려는 근성을 고치고 기도하며 나아간다.
지난해 3월, 총동원주일에 초청한 안시준 형제를 보면 전도는 역시 하나님이 주관하신다는 산 경험을 한다. 시준 형제를 교회로 초청한 사람은 나지만, 그가 청년회에 금방 정착한 데는 친척 어르신의 오랜 중보기도의 응답임이 틀림없다.
“어? 시준이 네가 우리 교회 왔구나.”
시준 형제가 교회에 처음 온 총동원주일날, 예배를 마치고 시준 형제를 배웅하는데 남전도회 집사님 한 분이 깜짝 놀라며 우리를 붙들었다. 시준 형제의 친척 어르신께서는 조카를 두고 오랫동안 기도하셨다고 했다. 그 간절한 기도가 응답돼 시준 형제가 우리 교회에 온 것이리라. ‘기도한 사람과 전도한 사람은 각기 다르지만, 하나님이 다 주관하시는구나.’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에 일부분만이라도 감당한 것이 감사했다.
시준 형제가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 한 지는 이제 6개월 됐다. 기간은 짧아도 요즘 들어 내 든든한 전도 짝꿍이 되더니 가끔 나보다 더 열심을 낸다. 10월에 열린 한마음잔치 때도 온종일 먹거리 장터에서 충성해 피곤할 텐데도 “형, 오늘도 전도 나가야겠죠?”라고 전도 가자는 의향을 비쳤다. 내가 전도한 새신자가 전도에 열심을 내니 기특할뿐더러 내게도 전도할 힘이 불끈 솟는다.
최근 주의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직장에 들어갔다. 기독교 음악방송에 입사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전국을 돌며 하나님이 지으신 아름다운 자연을 영상에 담거나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대학생 때부터 손에서 카메라를 놓지 않았는데, 기독교 관련 일에 종사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
하나님께 나를 맡길 때, 또 맡길 수 있게 기도할 때 하나님은 내 삶 속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신다.
“주님만이 내 안에 가득하소서. 나를 통해 주님 뜻 이루소서.”
요즘 이 기도 제목 하나만 붙들고 기도하기도 바쁘다. 하나님께 맡기어 열매 맺는 가을이 되길, 그 길이 오직 형통하고 행복한 길이니 많은 이가 예수를 만나길 기도한다.
/정리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0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