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10-12 11:40:08 ]
신앙생활 위해 교회 근처에 식당 개업해 손님에게 전도
꾸밈없고 활발한 성격에 영혼 구원을 향한 마음 샘솟아
한 끼로 배를 채우려고 들른 밥집에서 영혼의 주림을 해결할 길을 발견한다면? 이지선 자매가 운영하는 ‘연세밥집’은 연세중앙교회 성도들로 끼니때마다 북적인다. 성도들이 “밥집 이름이 ‘밥집’이에요?”라고 물을 정도로 가게 이름을 닮은 담백한 한정식이 군침을 돌게 하기 때문이다. 가게 한쪽에서는 청년들이 수저를 바삐 놀리며 식사시간 중에도 ‘심방’이 한창이고, 중년인 집사들도 “지난번 윤 목사님 설교 말씀에 은혜를 많이 받았다”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테이블마다 예수로 은혜가 가득한 데 반해, 한쪽 귀퉁이에서 우두커니 혼자 밥을 먹는 이가 보인다. 이지선 자매의 전도 레이더가 바로 ‘예수 믿는 성도가 아니구나’라고 감지한다.
“반찬이 부족하지 않으세요? 혼자보다는 같이 먹는 편이 훨씬 맛있다는데, 잠깐 앉아도 될까요?”
상냥하게 다가가 식사하는 내내 말벗이 되어 준다. 이제 30대 초반인 젊은 사장님답게 예수 복음도 당차게 소개하고 식당에서 불과 2~3분 거리에 있는 연세중앙교회를 알린다. 올해만 해도 이렇게 식당을 찾은 손님에게 전도해 연세중앙교회에 정착한 이가 7명. 이지선 자매가 식당을 열고 밥집을 거점으로 영혼 구원을 이루어 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주저하지 않는 성격이 전도에 큰 도움
사실 한 끼니 때우러 오는 식당 손님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예수’란 말만 꺼내도 불쾌해하거나 “이 식당에 다시는 안 오겠다”며 엄포를 놓는 이도 많다. 그래도 식당을 찾은 손님 중 영혼이 갈급한 이가 열에 하나라도 있다면 아홉 번 거절당하더라도 그것이 무슨 대수겠는가.
“제 성격이 누구를 무서워하거나 주저하지 않아요. 그것도 주님의 은혜랍니다. 식사하러 오는 분에게 가리지 않고 ‘예수 믿으세요?’ 하고 물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다 똑같은 손님이지만 그 속에 어떤 갈급함이 있는지는 물어봐야 알 수 있잖아요. 전도하려면 전도 대상자인지 아닌지 일단 말은 붙여봐야죠.”
올 3월 즈음, 밥집 근처에 ‘구로청소년문화의집’이 개원했다. 자연스럽게 그곳 교사들이 식당에 자주 온다. 이지선 자매는 학생 교육 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이들에게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 동하계성회를 알렸다.
“청소년문화의집이 오전 시간에는 일종의 대안학교처럼 수업하고요, 저녁에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더라고요.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어렵고, 무엇보다 소망 없이 갈 곳 몰라 방황하는 학생들이 있어 교사들에게 학생들을 성회에 참석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권면했어요.”
교사들의 반응이 꽤 좋았다. 학생들이 교사의 인도로 성회에 참석하려면 별도 프로그램을 만들고 상부 허가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선 자매는 아이들이 올 겨울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 성회에 참석해 예수를 만나고 그들의 삶에 새 소망이 생기기를 계속 기도하고 있다.
사실, 이지선 자매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학생들의 성회 참석을 권면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촌동생들이 중고등부 성회에서 은혜받고 온 후로는 지선 자매네 친정 가문에서 제사를 끊었기 때문이다. 그 후 사촌동생들은 생활도 바지런해져 불신자인 부모님도 되레 대견해하며 교회에도 몇 번 오는 계기가 되었다.
윤석전 목사가 성령의 감동으로 전하는 설교 말씀은 다양한 매체로 송출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딱히 교회에 적(籍)을 두지 않고 신앙생활 하는 성도들도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예배만 드리곤 한다.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 영적 방황에 지쳐 예수 생명이 넘치는 연세중앙교회에 한두 번 발걸음을 하다 보면 연세중앙교회 담을 타고 대로변에 있는 ‘연세밥집’도 자연스레 찾게 된다. 이지선 성도는 이러한 성도들도 인도해 연세중앙교회에 정착하게 하는 데에 믿음의 돌다리 역할을 한다.
최근 연세중앙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홀로 왔다가 밥집을 찾은 안수집사 두 분과 홀사모 한 분이 있다. 그들 모두 인생의 무상함을 느낄 만한 연배이고, 그동안 영적 곤고함으로 몹시 지쳐 있었다.
이리저리 방황하면서도 선뜻 한 교회에 등록하기 어려운 그들에게 밥집에서 만나 안면이 있는 이지선 자매가 스스럼없이 다가와 ‘툭’하고 징검다리가 되어 주었다. 긴 망설임 끝에 이제는 방황을 끝내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고 싶어 안수집사 두 분이 등록했고, 얼마 전에는 사모님이 등록했다. 사모님은 멀리 청주에서 이사를 와 지금은 연세중앙교회 초등부 교사로 충성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영혼들을 붙여 주셨노라 고백하는 그녀의 얼굴이 무척 환하다.
가족 구원 위해 식당 개원
이지선 자매가 젊은 나이에 식당을 하게 된 동기도 사실 가족의 영혼 구원 때문이었다. 연세중앙교회에서 은혜를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수년 전부터 교회에 발길을 끊은 남편이 불쌍하고, 예수를 아예 모르는 친정 부모님도 측은했다. 예수 모르고 살다가 그들이 처할 영혼의 때가 어디인지 알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신앙생활 해 온 시부모님도 연세중앙교회에서 영적인 생명의 복음을 같이 들었으면 하는 마음도 컸다.
식당업에 종사하시는 시어머니의 권면대로 교회 근처에서 식당을 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더니 그 후 거짓말처럼 교회 바로 옆에 식당을 열게 됐고, 가족을 구원해 달라는 기도가 하나하나 응답되고 있다.
“먼저 남편이 식당 운영을 함께하면서부터 예배 참석 횟수가 늘고 성회에도 참석하면서 믿음이 폭풍 성장했어요. 또 식당을 도와주시는 시어머니가 올 3월에 우리 교회에 등록했고, 6, 7월에 아버님과 시누이가 이어 등록했답니다.”
지난 9월에는 이북에서부터 오랫동안 신앙생활 하신 시외할머니께서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했다. 81세 노령에 치매도 살짝 있지만 거동에는 불편함이 없다.
얼마 전, 우리 성도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가까운 요양병원에 모셨다. 주일마다 병원 측에서 차로 예수 믿는 환우들을 모시고 우리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는데 그때 이지선 자매의 시외할머니도 함께 교회에 온다. 귀가 어두운데도 담임목사의 설교 말씀에 은혜받아 활짝 웃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지선 자매의 가슴이 뭉클하다. 넉넉히 천국 갈 믿음 주시기를 늘 기도한다.
이지선 자매를 보면, 영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전도는 누구나,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있는 곳이 전도 사역지고, 내가 자주 보는 그가 전도 대상자다. 선한 목적과 진실한 중심으로 하나님께 사용되는 이지선 자매를 보니 전도할 수 없다는 핑계가 쑥 사라진다. 연세중앙교회 성도들이 구령의 열정을 다시 살려 오늘 내가 있는 곳에서부터 전도를 시작하길 바란다.
/정성남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5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