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12-14 14:33:10 ]
예수 몰라 지옥 가는 사람 불쌍해 견딜 수 없어
주님께 받은 대로 힘닿는 데까지 복음 전할 것
<사진설명> 주님께 받은 은혜 감사하여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유현옥 집사.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 2번 출구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커피 전도’로 9명을 교회에 정착하게 한 이가 있다. 겨우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수 몰라 지옥 가는 사람들을 보면 ‘저 영혼 불쌍해서 어쩌나’ 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발을 동동거린다. 구령 열정의 전도자 유현옥 집사(54세)를 만났다.
전도 위해서는 추위도 고마워
12월에 들어서자 한겨울답게 날씨가 매섭다.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사람들이 전도 부스를 많이 찾네요. 커피 한잔 마시러 왔다가 연락처를 건네는 주민이 하루 10명쯤 돼요.”
유 집사는 환한 얼굴로 연세중앙교회 전도 초청장에 적힌 전도대상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보여 준다. 길거리에 나서면 따뜻한 커피 한잔이 그리울 때라 전도 부스를 찾는 주민도 부쩍 늘었다. 유 집사는 “전도가 잘돼 추위가 오히려 고맙다”고 말한다.
유 집사가 전도하는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서울시 구로구)에는 유동인구가 많다. 오류2동으로 가는 길목인 2번 출구 부근에 우리 교회 전도국이 간이 전도 부스를 설치해 놓고 집중 전도한다. 지하철이 도착하면 우르르 승객들이 몰려나오는데, 특히 토요일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전도하는 동안에는 수백 명이 오가 ‘전도의 황금어장’이다.
“커피 한잔 드시고 가세요. 날씨가 추워요. 손이라도 녹이고 가세요.”
토요일마다 ‘사람 낚는 어부’가 되는 유 집사의 다정한 목소리에 10명 중 1명은 꼭 발걸음을 멈춘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유현옥 집사가 영혼 구원하는 ‘전도자’가 된 지 어느덧 2년. 그 전에는 그저 예배를 빠짐없이 드리면 신앙생활을 잘하는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윤석전 담임목사님의 설교에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 멍했다.
“예수 십자가의 피 공로로 은혜받았다면서 어떻게 예배에 혼자 옵니까? 예수 안 믿으면 지옥 갈 줄 뻔히 알면서 양심도 없습니까?”
유 집사는 구원받은 자로서 심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이후 ‘어떻게 조금이라도 그 크신 은혜를 갚을 길 없을까’ 궁리하다 전도에 나섰다.
유현옥 집사의 전도대상자는 주로 40~50대 또래 장년층과 70~80대 할아버지다. 또래들과는 통하는 점이 많아 좋고, 할아버지들은 너그러우셔서 전도하기 수월하다. 역전 광장으로 산책 나온 한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차 한잔 드시고 가세요”라며 사근사근하게 인사만 해도 “허허허” 웃으시며 마음을 여신다.
유 집사가 연락처를 받아 꾸준히 섬기는 이는 대략 30여 명. 이 정도 되는 인원을 2년이 넘도록 섬기고 관리하려면 온통 마음이 그들에게 가 있을 터다.
“아름답고 크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리 교회 예배당에 군데군데 빈자리를 보면 전도하고 싶은 열정이 울컥울컥 솟아요. 직장에서 일할 때나 시장에 오갈 때나 ‘내가 누군가를 데려와 저 빈자리를 채워 그 영혼이 산다면…’ 하고 온통 전도 생각뿐이에요. 안주머니에 항상 초청장을 넣어 가지고 다닌답니다.”
유 집사는 토요일이면 유난히 더 바쁘다. 낮엔 역전 커피 전도하랴, 오후 3~4시경에는 연락처를 받은 30여 명에게 일일이 전화나 문자를 해 예배에 초청하랴, 어느 틈에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이렇게 복음의 씨를 많이 뿌려서 주일마다 한두 명은 꼭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린다.
섬김과 기도로 영혼 구원
한 사람을 전도해 구원하기까지는 예배 초청 못지않게 지극 정성을 다해 섬기는 일도 중요하다. 오류2동에 사는 박종렬 할아버지(70세)께는 자주 심방했다. 불편한 몸에 혼자 살아서 집안 정리가 힘들 것을 예상해 자주 들러 설거지를 돕거나 생활 이모저모를 챙겨 드린다. 그러는 동안 박 할아버지의 마음 문이 열려 예배에 정착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오류2동에 사는 원두열 할아버지(65세)를 예배에 모셔 오려면 주일 아침 9시 반 이미 할아버지 댁에 도착해야 한다. 어르신 혼자 교회까지 오려면 불편한 점이 많다. 유 집사가 부축해 드리고 말벗도 되어 주니 “연세중앙교회 성전까지 금세 오게 된다”며 좋아한다.
전도한 사람 중 믿음이 고속으로 성장한 이는 최춘옥 성도(56세)다. 올 2월 신정네거리에서 만나 전도했으니 교회 출석은 10개월 남짓 됐지만 예배에 빠지지 않을뿐더러 ‘서로 사랑하여 종노릇하라’는 담임목사의 설교 말씀에 순종해 여전도회에서도 섬기는 중이다.
전도는 무엇보다 기도가 뒷받침되어야 애써 교회에 온 새신자가 시험 들지 않고 잘 지내는 법. 오전 7시~오후 4시까지 직장에서 일할 때도 전도대상자를 떠올리며 기도한다. 기도의 위력은 세다. 기도하니 과거에 전도하다 놓친 이도 주님이 만나게 하셨다.
5년 전, 같은 건물에 살았던 전노옥 성도(80세)는 연세중앙교회에 몇 번 나오다가 이사했다. 유 집사는 하나님의 응답을 믿고 지난 수년간 기도의 끈을 놓지 않았고 마침내 지난 12월 초에 우연히 만나 우리 교회에 다시 등록했다.
그 외에도 유현옥 집사는 틈만 나면 전도대상자를 찾아가 식사를 함께하며 복음을 전하기에 여념이 없다. 한 번 교회에 온 사람은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는 진돗개 전도법도 효과가 컸다.
포부는 크게, 섬김은 세심하게
유 집사는 요즘 ‘전도 함량을 넓혀 달라’고 기도한다. 하나님이 독생자의 피를 쏟기까지 인류 구원에 무한대로 힘쓰셨으니 전도도 제한 없이 해야겠다 싶어 올해는 따로 전도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성전 빈자리를 다 채우고 싶어요!”라고 다짐할 만큼 주님께 받은 은혜가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는 유 집사. 전도의 포부는 크지만, 전도방법과 섬김은 섬세하다.
유 집사가 노방전도 3년 차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전도 팁을 전한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 사람은 대개 약속이 있으니 간략하게 전도해야 해요. 바삐 달려가는 이에겐 전도자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교회 신문이라도 쥐여 줘야 하고요. 전도한 자리는 깔끔하게 치워야 해요. 행인들이 버린 전도지나 신문은 모두 수거하고, 전도 부스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도 주워서 깨끗하게 하여 교회 인상을 좋게 해야 합니다.”
새 회계연도를 맞아 2016년 역시 주님 주신 포부와 구령의 열정으로 수많은 영혼을 전도해 주님 뜻을 이루려는 유현옥 집사의 전도 행보가 기대된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6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