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1-04 13:55:05 ]
영원히 살고 죽는 문제 일찍부터 깨달으며 축복 누려
방황하는 친구들을 향해 기회 있을 때마다 복음 전해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우리나라 속담은 전도자에게도 해당된다. 새학기면 고3이 되는 안성은 학생(19)은 장래 ‘전도왕’이 기대되는 ‘떡잎’이다. 고교생활 2년간 친구 17명을 전도해 그중 5명이 정착했다. 안성은 학생을 만나 ‘고교 친구 전도법’을 들어보았다.
여느 학생과 다른 주일 아침
성은이의 주일 아침은 매우 분주하다. 평소 안 하던 스마트폰 문자를 보내기에 바쁘다. 그것도 어머니의 휴대폰을 빌려서. “얘들아, 일어났니? 교회에 일찍 와서 기도로 예배 준비하자.” 성은이는 요즘 아이답지 않게 스마트폰이 없다. 2년 전, “요즘 많은 학생이 스마트폰에 빠져 시간을 헛되이 보내 안타깝다”는 담임목사님의 근심 담긴 말씀을 들은 이후 스마트폰을 없앴다.
주일 오후 1시. 비전교육센터 1층 고등부 예배실에는 성은이의 문자를 받은 친구들이 속속 모여든다. 올해 고등부 학생회 부회장인 성은이는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해 예배석으로 안내한다. 곧이어 고등부 새신자를 챙기러 이리저리 쉴 틈 없이 다니면서 조그마한 봉지를 건넨다. 초콜릿이다. 달콤한 초콜릿 하나가 친구의 마음을 녹인다. 예배시작 10분 전, 조금 여유를 가진 성은이는 친구들과 새신자들이 은혜받기를 간구한다.
친구들 전도에 마음 쏟아
어릴 때부터 예배 때마다 예수 몰라 죄로 지옥 가는 이웃을 전도하는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성장했기에 성은이는 친구들에게 전도해야겠다는 마음이 자리했다. 성은이는 친구들과 수다 떠는 잠깐 틈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대화에 한창 물이 오르면 성은이는 재빨리 지혜를 짜내 대화 주제를 살금살금 ‘예수’로 몰고 간다. 그러다가 ‘이때다’ 싶은 잠시를 놓치지 않고 대화 속에 예수를 집어넣는다.
“우리 예수님도 그러셨는데~ 예수님 보러 우리 교회에 한 번 가지 않을래?”
처음에는 친구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뭐래~ 갑자기 예수는 무슨 예수야?”
그래도 성은이의 대화 주제는 언제나 ‘예수님’과 ‘교회’다. 이젠 친구들도 ‘저 애는 크리스천이니까 또 예수 얘기하는구나’ 하며 복음 듣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가끔 친구들과 ‘천국과 지옥’에 관해 논쟁할 때면, 담임목사님께서 평소 하신 말씀을 인용한다.
“예수를 믿든 안 믿든 일단 사람은 다 죽어. 만약 죽었는데 지옥이 진짜 있으면 그 땐 어떻게 할 거야? 거기는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절망적인 곳이야. 보험 들었다 생각하고 예수님을 믿어 봐.”
그러면 친구들은 한발 물러서며 말한다. “말 한 번 잘하네~”
담임목사나 고등부 전도사가 전하는 복음의 말씀을 듣게 하려면 일단 친구들을 교회에 데리고 와야 하는 법. 성은이는 주말에 틈을 낼 수 있는 친구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집중 전도했다. “주말에 뭐해?”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친구들은 주로 학원에 간다고 대답한다. 다른 약속이 있다는 아이들은 잘 설득해서 교회로 인도할 수 있지만, 학원 다니는 친구에게는 학원 수업을 빼먹으라고 하기 쉽지 않다. 그럴 때면 ‘친구가 교회에 나와 예배드릴 환경을 열어 달라’고 주님께 기도한다.
또 친구들의 마음을 열어 보려고 노력했다. 친구가 무엇을 부탁하면 사소한 것일지라도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도와주려 했다. 교실을 급하게 이동할 때면 볼일이 있어 친구에게 교과서나 필통을 자리에 놓아 달라고 부탁할 때가 있다. 성은이는 그런 순간도 절대 놓치지 않는다.
“내가 해 줄게~ 대신 교회 올 거지?”
마음씨 착한 친구들은 성은이의 친절에 고마워하며 성은이의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려고 교회에 예배드리러 온다.
그렇게 해서 고등학교 2학년인 지난해에 우리 교회에 정착한 친구는 5명. 다들 주일 고등부 예배에 나와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만났다. 그중 안소현은 교회에서나 학교에서나 절친이다. 고1 때 이름이 비슷해 짝궁이 되었고, 둘 다 성격이 활발해 금방 친해졌다. 소현이는 지난해 5월 이웃초청잔치 때 “교회에 행사가 있으니 한 번 가 보자” 하는 말에 순순히 따라왔다. 소현이가 교회에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가자 다른 친구들도 교회에 대한 경계심을 풀었다.
“연세중앙교회 좋아~ 교회 분위기도 좋고 선생님도 얼마나 잘 대해 주시는 몰라.”(안소현)
6월 초에는 친구 네 명이, 교회를 찾았다. 이들 중 그해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 하계성회에 셋이 참석했는데 둘에게 성령이 임해 방언은사를 받았다.
미래 사역자를 꿈꾸며
모태신앙인 성은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연세중앙교회를 처음 알았다. 대전에 살았는데, 외숙모의 권면으로 흰돌산수양관 성회에 참석한 것이 계기였다. 성회에 참석해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려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으신 예수를 뜨겁게 만났다. 성령 충만해져 방언은사도 받았다. 그다음 해 인천으로 이사하자 성은이는 자연스럽게 주님과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한 연세중앙교회로 발걸음을 향했다.
어린 나이에도 성은이는 강단에서 선포되는 생명의 말씀에 늘 큰 은혜를 받았다. 담임목사님이 애절하게 전하시는 말씀을 듣고 있노라면 하나님께서 수많은 영혼이 지옥 가는 것을 얼마나 안타까워 하시는지 절절히 느껴졌다. 말씀을 들을 때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십자가 핏값을 보상하는 전도에 마음이 집중됐고, 학교에서 곁에 있는 친구들의 영혼을 돌아보게 됐다.
처음엔 전도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전도해 온 친구들이 매주 예배에 나와 은혜받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친구들의 예배 출석률이 뚝 떨어졌다. 한 친구는 스키를 타다가 다리에 부상을 당했고, 또 다른 친구는 부모님이 반대했다. 다들 초신자들이라 예배에 한 번 빠지면 그길로 교회와 멀어질 수 있다. 성은이는 애가 탔다.
“제가 친구들을 위해 더 기도하지 못해서 친구들에게 예배드릴 환경이 열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성은)
전도자가 하나님과 관계가 화평하면 전도받는 이들도 순탄하게 신앙생활한다. 하지만 전도자가 죄를 지어 흔들릴 때면 친구들을 위해 기도할 힘도, 그들을 붙잡아 줄 마음도 없어진다.
성은이에겐 자신이 전도한 친구들이 있기에 신앙생활을 더 잘할 수 있었다. 자신의 영혼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영혼까지 달린 문제이기에 맡겨진 영혼을 악한 영에게 빼앗기기 싫어서 계속 기도하게 됐다. 집, 교회, 학교, 장소가 어디든 하루 두 시간, 많게는 다섯 시간까지 기도한다.
요즘은 친구들도 성은이를 위해 기도한다. 믿음의 동역자가 됐다. 또 동시에 믿음의 경쟁자이기도 하다. 지금 성은이의 친구들은 고등부에서 ‘섬김이’로 세워졌다. 또 교회 장학국에서 주는 장학금까지 받으며 신앙생활과 학업 모두 열심을 내고 있다. 친구들이 교회에 잘 정착해 뿌듯하면서도 그 열정적인 모습에 요즘은 성은이가 도전을 받는다.
“짧은 시간에 예수를 만나 신앙생활 열심히 잘하는 친구들 모습에 도전받아요. 저도 주님과 첫사랑을 회복하고 주님께 더 인정받고 싶어요.”
성은이는 미래 영혼을 섬기는 사역자를 꿈꾼다. 어느 순간 주님께서 전도하라는 감동을 주셔서 친구들을 전도하고, 또 그 친구들이 교회에서 값지게 쓰임받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담임목사님께서도 “주님을 가장 사랑하라. 주님께 가장 사랑받고 싶은 신령한 욕심을 가지라”고 하셨기에 대학 진로를 신학대로 정했다. 친구들은 성은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저를 전도해 준 성은이가 참 고마워요. 성은이가 먼저 다가와서 예수를 전해주지 않았으면 전 평생 예수를 모르고 살았을 거예요.”(안소현)
주님이 우리를 먼저 찾아오셨기에 성은이도 그 모습을 본받아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주님을 전했다. 어린 전도자, 성은이의 미래가 자못 기대된다.
/손미애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6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