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전도이야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섬기는 기쁨

등록날짜 [ 2016-03-28 15:08:43 ]

한 번 전한 복음의 씨앗이 꼭 열매를 맺을 때까지

주님이 주신 믿음으로 끝까지 영혼 구원에 매진해

저기, 할머니 예수 믿으.”

!”

전도 말을 채 마치기도 전이었다. 3년 전, 노방전도를 나간 김정순 집사는 전도대상자에게 말을 건네다 검은 봉지에 얼굴을 얻어맞았다. 씩씩거리며 자리를 떠나는 할머니를 바라보던 김정순 집사는 발개진 뺨을 어루만졌다. 입안이 얼얼했다. 그래도 전도하다 받는 핍박이라 생각하니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집사님, 하늘의 상급이 쌓였어요.”

동료 집사의 말도 주님의 위로로 들렸다. 김 집사는 그때 맞은 자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기도한다. 이름도 모르는 할머니지만 꼭 예수 믿고 천국 가시라고. 그가 주님께 돌아올 때까지 기도하고, 기대하며, 기다릴 거라고

전도, 기도 그리고 시간

지난해 노방전도로 8명을 정착하게 한 김정순 집사는 기다림의 미학을 아는 전도자다.
 
한 사람이 예수 믿고 교회에 정착하려면 전도, 기도 그리고 시간이 필요해요. 우리는 그저 전하고 기도할 뿐이죠. 주님이 일하실 때까지 지속적으로 섬기며 기다리면 전도대상자가 결국 마음 문을 열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합니다.”

그래서일까. 김 집사가 지난해에 전도한 8명 중에는 꼬박 1년이 걸려 정착한 이가 많다. 김 집사는 열매를 맺을 때까지 진득하게 복음을 전하고 섬겼다.

다음에 봐요. 또 보자고.”

김상봉 할아버지는 또 보자는 말을 입버릇처럼 1년째 계속하고 있다. 김정순 집사가 속한 교구는 주중 낮 시간에 신오류주유소 앞에서 행인들에게 커피를 건네며 복음을 전한다. 김 할아버지는 커피만 한 차례 마시고 가더니 교회 오길 차일피일 미루었다. 김정순 집사가 전화로 예배 한번 오시라고 수십 차례 권했지만 또 보자는 말뿐이었다. 포기할 법도 하지만 김 집사는 기도와 전도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침내 김 할아버지는 지난해 10월 이웃초청잔치 때 1년 만에 교회에 왔다가 정착하셨다. “다음에 봐요.” 김 할아버지의 입버릇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또 봐요. ‘교회에서 또 보자고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지난해 4월에 등록한 김명자 성도도 41여전도회 전도 부스에 자주 들르지만 좀체 마음 문을 열지 않았다. “고맙지만 교회는 다음에요라는 말만 남길 뿐 지지부진했다. 낙심할 법도 했지만, 꾸준한 미소와 섬김 앞에 단단하던 마음도 녹았다. 김영자 성도는 현재 김 집사 기관에 잘 정착해 교회와 수양관 충성에 적극 참여하고 제가 교회에 와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다며 예배에 은혜받고 있다.

김정순 집사가 전도대상자들을 꾸준하게 섬기고 포기하지 않는 데에는 자신 역시 연세중앙교회에 정착하는 데에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에 관심 없던 김 집사를 위해 남편과 연세중앙교회 식구들은 2년간 애타게 기도하고 섬겼다.

당시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는데 남편이 교회에만 너무 열심히 다니는 것 같아 늘 못마땅했어요. 그러다 20088월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교회 분들이 오셔서 한 주간 정성스럽게 간호해 주고 기도해 주는 모습에 그만 감동했죠. 어머니는 주여, 주여하시고는 하나님 나라로 가셨고요. 그제야 예수 만날 마음 문이 열렸습니다.”

김정순 집사가 초신자 시절에 받은 섬김은 이후 영혼 살리고 섬기는 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한 영혼을 살리기 위해 수년째 섬기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믿음의 지체들이 자신을 위해 진득하게 기도하며 기다려 주었기 때문이다

전도대상자를 섬기는 기쁨

여러분은 예배 내내 편하게 앉아 있고, 목사인 저는 하나님 말씀 전하느라 계속 서 있잖아요. 누가 섬김받는 자입니까?(웃음)”

윤석전 목사의 뼈 있는 한마디가 담임목사로서 솔선해 섬기려는 예수 정신을 확인하게 해 준다. 김정순 성도도 전도하게 된 가장 큰 계기로 담임목사의 설교를 꼽았다.

교회 등록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담임목사님께 가장 많은 섬김을 받는다고 깨달았어요. 얼마나 성도들에게 예수를 전해 주고 싶으면 저렇게 연약한 육신을 이끌고 나와 애타게 설교하실까. 그리고 예수를 전하는 사명은 얼마나 크기에 저럴 수 있을까. 나도 예수 전하는 기쁨에 동참하리라고 생각했죠.”

주일을 앞둔 토요일이면 김정순 집사의 전화기에 불이 난다. 전도대상자들이 예배에 오도록 전화하고 연락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전화하고 심방해도 지치지 않을뿐더러 저녁때면 오히려 더 기운이 난다. 전도대상자들에게 줄 간식을 손수 마련할 때는 그들을 섬길 생각에 흐뭇해진다. 담임목사의 전하는 기쁨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저희 기관 식구들이 기쁨으로 섬기는 모습도 소개하고 싶어요. 우리 권순옥 구역장님은 주일이면 식사할 새도 없이 초청자를 한 명이라도 더 맞아 주려고 마음 쏟으세요. 장현남 집사님은 노방전도 때마다 행인들에게 줄 떡을 한 소쿠리씩 사 오는데, 얼마나 반응이 좋은지 몰라요. 지난겨울 거센 추위에도 행인들을 전도 부스로 오게 한 좋은 전도 도구였답니다. 또 전도 물품을 챙기고 준비하는 교구 식구들을 보면 얼마나 은혜로운지 몰라요. 전도 시작과 마무리를 책임지는 그 분들 충성으로 저도 마음껏 전도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에 등록한 정미정, 조광호 부부도 지극한 섬김에 감동해 41여전도회에 잘 정착했다. 교회에 처음 온 정미정 성도는 남편에게 등록을 너무 채근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우려와 달리 김정순 집사와 여전도회 식구들의 미소와 따뜻한 섬김에 마음이 녹아 남편이 먼저 등록할 정도였다. 교회에 잘 정착한 이 부부는 우리 부부에게 믿음이 생길 때까지 잘 섬겨 주어 감사하다고 연신 말한다.

김정순 집사는 전도대상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어찌나 얼굴이 붉어지는지 모른다. 손사래를 치며 도리어 제가 감사해요. 섬길 대상이 없으면 섬길 수도 없잖아요라고 말한다. 하나님께 쓰임받는 즐거움, 예수 복음을 전하는 기쁨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터다.

김정순 집사가 전도대상자를 향해 방그레 웃는 모습에서는 그림자 한 점 찾아볼 수 없다. 사실 김 집사 형편이 그리 녹록치 않다. 하지만 전도할 때는 세상 근심, 걱정을 모두 내려놓고 예수 믿으라고 전한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피 쏟아 구원해 주신 은혜가 크고, 써 주시는 은혜가 감사하기 때문이다. 천국 소망 가지고 전도하는 김정순 집사의 모습이 더 화사하게 꽃피리라 기대된다.

전도할 수 있게 하신 우리 주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어느새 전도하기 좋은 봄 날씨에 더욱 주를 위해 살리라 다짐한다.

/정리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7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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