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5-02 15:53:34 ]
전도는 주님이 하시는 일, 매일 기도하며 전도에 힘 쏟아
장차 자국 대륙의 영혼 구원을 위해 쓰임받기를 기도해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있는 다문화거리, 일명 ‘국경 없는 마을’이라고 부르는 이곳에는 세계 각국 외국인과 내국인이 온종일 북적거린다. 내국인은 물론 귀화한 이, 합법 이주민에 비정규 체류자도 있다. 대부분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행을 택했지만, 시름에 젖어 있는 이가 적지 않다. 한국 경제사정이 녹록지 않아 일자리 시장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중 조선족 동포와 중국인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며 따뜻한 차와 함께 예수를 전하는 이가 있다. 바로 전도자 임금옥 집사다.
40년 넘게 공산국가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임금옥 집사도 불과 7년 전만 해도 외국인 신분이었다. 국적은 중국.
태어나서 결혼해 아들 둘을 낳고 마흔을 넘길 때까지 중국에서 중국인민공화국 일원으로 살았다. 하지만 친정어머니는 원래 한국 국적이었다. 8.15해방 직후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의 손을 잡고 중국에 갔는데 공산당이 집권하면서 한국과 관계를 단절하자 꼼짝없이 타국살이 신세가 됐고, 그 때문에 한국에 남겨두고 온 가족과는 생이별해야 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에서 태어났고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임 집사는 한국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다가 이산가족을 찾는 사연을 접했다. 뜻밖에도 자기 어머니를 애타게 찾는 이모가 올린 사연이었다. 곧바로 한국 라디오 방송국으로 편지와 함께 가족사진을 보냈고, 극적으로 한중(韓中) 이산가족이 상봉했다. 이모가 백방으로 애쓴 끝에 임 집사 가족은 2006년에 한국행에 올랐고, 2009년에 귀화하여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임 집사가 예수를 믿은 것은 2011년 일이다. 중국에서는 꽤 유복하게 살았지만, 한국에 오자 모든 환경이 달라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아이 돌보미’를 하며 남의 집에서 살 때였다. 함께 귀화한 두 아들 학비 뒷바라지에 숨이 턱까지 차올라 지쳐 있는데, 연세중앙교회 전도자가 교회에 초청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자라 교회라고는 가 본 적이 없었지만, 왠지 꼭 가 보고 싶었다. 주인댁 허락을 얻어 난생처음 교회에 간 날, 연세중앙교회 규모에 놀랐고, 성전 안 탁 트인 예배 공간에 또 한 번 놀랐다. 또 성도들이 예수 십자가 피의 공로를 찬양하는 진실한 모습에는 몸이 감전된 듯 떨렸다.
난생처음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시간, 윤석전 목사가 성령의 감동으로 전하는 설교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나름대로 성실하고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왔다 자부했는데, 설교 말씀을 듣고 보니 ‘나처럼 죄인 중의 죄인은 없구나’ 싶고 가슴 저미듯 회개가 터져 나왔다. 그날 당장 교회에 등록했다.
40년 넘게 공산주의 국가에서 살다가 한국에 와서 모든 면에서 자유를 얻었지만, 막상 하루하루 삶은 힘겨웠다. 그러다 연세중앙교회에 와서야 죄에서 저주에서 지옥 형벌에서 구원하신 구세주 예수를 만나니 영혼의 참해방과 참기쁨을 맛보았다.
교회 가는 날이 손꼽아 기다려졌다. 교회는 아이 돌보는 집과 꽤 떨어져 있었지만 삼일예배, 금요예배, 주일예배에 빠지지 않고 다녔다. 그러자니 일자리를 잃어 어려움을 당했지만 다행히도 예수 믿는 가정에서 일하게 됐고, 게다가 출퇴근제로 일하게 되면서 마음 편히 교회에 오고, 찬양대에 들어가 마음껏 주님 앞에 찬양했다.
주일마다 주님 앞에 드려지는 찬양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지 체험하면서 점점 신앙이 자라 2013년에는 집사 직분을 받았다.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들을수록 예수 몰라 죄와 저주와 지옥 형벌에서 구원하도록 한 사람이라도 더 복음 전해야 한다는 구령의 열정이 불붙듯 일어났다.
꿈에 보여 주신 전도 장소가 현실로
먼저 임 집사가 사는 안산 동네에서 매주 토요일 노방전도를 했다. 둘이서 짝지어 전도했으나 안타깝게도 2년간 단 한 명도 전도하지 못했다. 기도 부족이 문제란 것을 깨닫고 매일 적게는 2시간, 많게는 4시간씩 하나님께 기도했다. 영혼 살릴 능력을 달라고 부르짖었다.
그러던 중 하루는 꿈을 꿨다. 하루에도 수많은 중국인과 중국 동포가 오가는 경기도 안산시 다문화거리였다. 꿈을 깨자 ‘아, 주님이 택해 주신 전도 장소구나’ 싶었다. 중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해서 거침없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그곳으로 전도 장소를 옮겼다. 임 집사는 지난해 안산 다문화거리에서 1년간 50여 명을 전도했고, 그중 12명이 교회에 정착했다. 중국인이나 중국 동포 한 명을 전도하면 가족까지 전도돼 더 많은 영혼을 구원할 수 있으니 정말 신이 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외선교국원들과 함께 전도하자 전도에 탄력이 붙었다. 안산 다문화거리에는 수십 개국 나라 사람이 모여들어서 한두 마디라도 그 나라 말을 배워 전도하면, 타국살이에 지친 외국인들이 무척 반기며 복음에도 쉽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도 9명을 전도했는데, 모두 새신자실에 소속되어 3~4주 차 새신자 교육을 받고 있다.
안산 주변에는 외국인이 근 2만 명이나 살고 있고,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인들도 무척 많다. 임금옥 집사가 전도해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이 무척 많지만 교회가 멀어 올 수 없다고 말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은 전도해도 교회가 멀다는 이유로 거절하기 일쑤다.
안산에 우리 교회 기도처가 있지만, 다문화거리와는 꽤 떨어져 있다. 그래서 전도하면 대부분 서울 성전으로 바로 인도한다. 요즘 임 집사의 기도제목은 ‘안산 다문화거리에 우리 교회 기도처가 들어서는 것’이다.
‘이곳에 구원할 영혼은 많은데 작은 기도처가 있으면 예배드리며 복음을 맘껏 전할 수 있으니까요.’
전도하기 전 매일 기도하는 이유
전도는 절대 사람의 힘과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또 진정으로 영혼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전도할 수 없다. 임 집사가 전도 나가기 전 항상 2시간씩 간절히 기도하는 이유다.
“주님은 분명히 명령하셨어요. ‘땅끝까지 내 증인이 되라’고. 내가 받은 그 크신 은혜와 사랑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는 주님이 피 흘려 구원하신 그 사랑에 배신자지요.”
소탈하게 미소 짓는 전도자 임금옥 집사에게는 큰 비전을 가지고 주님 앞에 날마다 부르짖는 기도제목이 있다. 언젠가 저 넓디넓은 중국에 가서 예수 증거하는 복음 전도자로 쓰임받는 것. 개구리가 뛰려 할 때 몸을 움츠리듯, 임 집사는 지금 한국에서 훈련받아 넓은 저 중국을 향해 복음 들고 뛰어갈 꿈을 꾸며 기도한다.
“저는 가진 것 없고 너무 부족하지만, 주님이 쓰신다면 기꺼이 내 모든 것 주님께 내어드릴 거예요.”
겸손하지만 다부진 그녀의 결의에 찬 목소리에는 성령이 주시는 힘이 있다. 복음 전도를 향한 타오르는 열정이 절대 식지 않고 변질하지 않도록 임 집사는 오늘도 쉬지 않고 기도한다. 주님이 마음껏 쓰시는 영혼 구원의 도구가 되는 그 날까지.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7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