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섭 선교사의 선교편지

등록날짜 [ 2004-01-10 21:28:22 ]

연세중앙교회 성도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그 동안 저희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세네갈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는 이들의 실체를 바로 알고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간단하게나마 이 땅 세네갈의 영적인 상황을 적어 보냅니다.

세네갈 땅의 이슬람.

아프리카는 크게 이슬람과 기독교가 양대 종교로 자리 잡고 있는데, 거대한 사하라 사막 주변의 국가들, 즉 아프리카 북부와 서부가 강력한 이슬람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과거 초대교회의 중심지였던 북부아프리카는 현재 모든 국가들이 철옹성 같은 이슬람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사막의 종교답게 사하라 사막 중심부에 있는 국가들은 아프리카 국가라기보다는 차라리 아랍국가로 보는 것이 나을 만큼 철저히 이슬람화 되어 있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대체로 극도로 가난하고, 사람들의 정서도 삭막합니다. 반면, 적도를 끼고 삼림이 무성한 중부와 남부 아프리카는 기독교가 우세하며, 경제적으로도 좀 더 나은 국가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하라 사막 남쪽 끝자락에 위치하면서, 북쪽의 이슬람과 남쪽의 기독교의 첨예한 대립 가운데 있는 나라들 중의 하나가 바로 세네갈입니다. 세네갈은 사실상 이슬람 국가입니다. 전 국민의 90% 이상이 무슬림이고, 7∼8%가 가톨릭교인들입니다.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네갈의 이슬람은 좀 이상한 이슬람입니다. 이 땅에는 ‘마라부’라고 하는 이슬람 선생이 있어서, 많은 제자들-딸리배-을 거느리고 위세를 부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권세는 정말 대단해서 세네갈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심지어 지금 현 대통령도 다름 아닌 마라부 출신입니다. 마라부는 다른 이슬람국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제도로서, 이 땅에는 이미 10만 이상의 마라부가 있으며, 소위 용하다고 하는 마라부만 3만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이 마라부가 이 땅의 거의 모든 사람들의 영적 문제를 주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겉만 이슬람이지, 실상은 한국의 무당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부적-이 부적을 지니고 있으면 총알을 맞아도 죽지 않는다고 이 사람들은 믿고 있습니다-을 써 주기도 하고, 굿 비슷한 것을 해서 귀신을 쫓아낸다고도 하는데, 주로 수많은 제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슬람의 이단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무리들이 득세하고 있는 땅이 세네갈입니다. 실제로 유명한 마라부들 중에는 병을 고치기도 하고, 귀신을 쫓아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며 미래를 정확하게 점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단이 크게 득세하고 있기 때문에 그처럼 오랫동안 그토록 많은 선교사들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열매 하나 내지 못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다들 떠나갔던 것입니다. 지금도 10명의 선교사가 들어오면 2년이 채 못 되어, 원인 모를 질병으로, 때로는 가정불화나 정신병 등으로 7∼8명 이상이 철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예수를 증거하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곳이 이 곳입니다.

분명히 이번 이라크 전쟁은 이슬람권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을 바짝 긴장시켜 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쟁이 선교를 좌절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도 훨씬 치열하고 치명적인 전쟁이 있는데, 다름 아닌 영적 전쟁입니다. 지금 이 영적 전쟁에 대해 전혀 대비하지 않고 뛰어들었던 많은 서구 선교사들이 깊은 상처를 가진 채 물러났습니다. 세네갈 땅에는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들도 많습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삭막한 초원에 자원이라고는 거의 없는, 찌들대로 찌든 가난과 수많은 질병들, 외국 원조가 아니면 당장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이 나라 사람들의 외적인 처지도 참 딱합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불쌍하고 딱한 것이 변질된 이슬람 신앙에 맹목적으로 이끌려 다니며 하나님-알라-의 이름으로 평생 귀신만 섬겨대는 이들의 비참한 영적인 처지일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우물이나 파주는 고마운 선교사가 급한 것이 아니라 예수 이름의 참된 능력으로 치열한 영적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성령 충만한 선교사가 필요한 것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4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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