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우주에 대한 환상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우주여행을 마치고 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녀를 바라보며 누구나 한번쯤은 나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을 것이다. 1969년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우주는 무한한 가능성의 신대륙 같은 곳이었다. 사람들은 적어도 2000년대가 오면 우주선을 타고 우주 공간을 누비게 될 것을 상상하였다. 또한 지구와 같은 별 하나쯤은 있을 것이고, 인간보다 뛰어난 문명을 지닌 외계인들도 존재하리라 믿었다. 그때부터 우주는 인간의 과학문명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줄 수 있는 실험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그토록 꿈꾸던 2천년대를 맞이하고 8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 지금쯤이면 우주를 외국여행하듯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야 하건만 단 한 명의 한국인이 수백억을 들여 겨우 우주 구경을 하고 왔으니 꿈과 현실의 차이는 너무 크지 않은가?
빅뱅 이론에 무너진 과학
과학은 수세기 전부터 우주의 창조론을 부인해왔다. 즉, 이 우주는 영원하며 우연의 질서 속에서 창조자가 필요 없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주의 기원에 대한 과학적 이론들은 본격적인 우주개발이 시작도 되기 전에 붕괴되고 있었다. 20세기 초부터, 우주는 팽창하고 있으며 서서히 돌이킬 수 없는 어두움과 파괴를 향해 준엄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발견된 것이다. 다시 말해, 우주는 태엽을 감은 시계처럼 풀려나고 있는 것이다. 풀려가고 있다는 것은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감겼던 적이 있다는 말이다. 결국 우주는 궁극적인 기원이 있으며, 그것은 과거의 어느 유한한 시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과학의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이런 결정적 증거들이 1960년대에 모여지면서 우주는 거대한 폭발에 의해 시작되었다는‘빅뱅(Big Bang)이론’이 제시되었다. 빅뱅은 한마디로 우주는 시간속의 어떤 유한한 순간에 빛과 에너지의 번쩍임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과학은 경이롭게도 창세기 1장에 있는 말씀과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창 1:3).
창조를 부인하려는 억지
자연주의 철학을 신봉하는 무신론 과학자들은 빅뱅이론을 어떻게든 피해야 했다. 특히 우주의 대폭발의 원인을 설명함에 있어서 우주의 설계자, 창조주라는 개념을 부인하기 위해 ‘우주는 스스로 만들어졌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무에서부터 튀어나왔다’라는 등 과학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가설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들의 당황한 흔적은 여기저기 보인다. 가장 널리 주장되는 우주의 기원에 관한 이론은 이렇다.
“우주는 무한한 수의 서로 다른 우주가 존재하며, 대부분 흑암이며 생명이 없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기에 적합한 우주만이 살아남고 부적합한 우주는 잡초처럼 버려진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우연히 생명에 적합한 우주이다. 그렇지만 수없이 많은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증명할 수 없다”
또 다른 유력한 주장은 더 가관이다. “우주가 인간이 등장하여 그것을 관찰하기까지는 완전히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완전히 실제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우주는 인간의 의식을 진화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우주는 알려지기를 원한다.” 이것은 아주 기묘한 우주의 모습, 즉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알려지기 원하며, 정신을 가지고 있어서 인류를 진화시키기로 결정하기도 한다는 유사지능을 가지고 알기도 하고, 알려지기도 하며, 구성할 줄도 알고, 계획할 줄도 아는 그런 우주 개념과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과학자들이 창조주라는 생각은 비과학적이라고 하면서, 이를 벗어나기 위해 주장하는 것이 고작 ‘의식을 가진 우주’라고 하는 기묘하고 불가사의한 개념을 주장하고 만 것이다.
과학은 하나님의 진리를 가릴 수 없다. 오히려 더 정확하게 그 진리를 드러내줄 뿐이다.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의 베풀어 주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시 8:3)"라는 고백이 얼마나 위대한 과학인가?
위 글은 교회신문 <13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