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1’이 개봉된 지 30년이 지나고 ‘록키6-록키발보아’가 나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으니 6편의 영화가 나오는 동안 강산은 세 번이 변했다. 그러나 ‘록키’시리즈 영화는 매번 영화가 만들어질 때마다 우리에게 주는 변하지 않는 감동이 있다. 바로 ‘열정’이 그것이다.
록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록키 발보아’를 제작하면서 실베스터 스탤론은 30년간 록키를 사랑해온 팬들을 위해 몇 가지 볼거리를 선사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록키와 빅 매치를 하게 되는 메이슨 딕슨 역에 실제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인 안토니오 타버를 캐스팅한 것이다. 스탤론은 “록키의 마지막 시리즈를 위해 실제 파이터와 경기를 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관객들은 실감나는 경기 장면을 만날 수 있을 것”라고 자신있게 말한 바 있다.
마치 실제 같은 영화 컨셉트
영화 속 캐릭터는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와 함께 늙어간다. 그것은 영화라는 픽션이 현실을 배제하지 못하는 한계이자 거부할 수 없는 이치인데 그 대표적인 캐릭터 중 하나가 록키이다. 실베스터 스탤론도 이미 예순이 넘은 나이이고 록키 역시 그와 함께 세월을 속이지 못한다. 그런데 환갑잔치를 치러야 할 노장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못하고 다시 링으로 오른다. 마치 그것은 노망난 늙은이의 망상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늙은이의 과거를 지켜본 이에게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되기도 한다.
록키는 자신의 몸 안에 꿈틀거리는 야수를 느끼기에 링에 서야만 한다고 한다. 복서로서의 본능, 오랜 시간 동안 외면했던 링에 대한 본능적 발걸음이 긴 동면에서 깨어나 그를 이끈 것이다. 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 스스로를 위해서, 링에 다시 오르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자신을 위해서, 그것은 어쩌면 왜 사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물음과도 같다.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한 방법은 링에 오르는 것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링에 오른다. 여전히 자신이 챔피언임을 입증하고 싶은 것도 아닌 자신 스스로에 대한 증명으로 말이다.
마지막 남은 생애를 불태워라
역시 ‘록키’는 세월이 흘러도 열정만큼은 식지 않는 듯하다. 여기서 우리는 <록키>가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열정을 다시금 불러일으키며 비록 몸은 옛날 같지 않고, 힘은 과거보다 못할지라도 늘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젊은 피의 용솟음. 그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이기에 뻔한 스토리임에도 그 뻔한 스토리를 보고자 다시금 관객들은 영화관을 찾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화려한 액션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영화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치열함이 묻어나는 과정이고, 무엇을 배우며 살아야 하는 것인가를 잊지 말라고 충고한다.
지금 가슴속에 열정으로 불타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위해 마지막 남은 생애를 불태울 준비가 되어 있는가. 영화는 그것을 묻고 있다. 일생을 살면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에 함몰되어 나의 가치관, 나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끌고 가려고만 하는 타성은 벗어던져야 한다. ‘지금 이 나이에 뭘 더'라는 생각도 없애야 한다. 그렇게 될 때만이 인생은 아름답다. 내 인생에, 내 신앙에 마지막으로 불태울 것은 무엇인가.
위 글은 교회신문 <14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