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한국 전통악기로 그려낸 소박한 찬양

등록날짜 [ 2008-11-25 17:02:27 ]

몇해 전 ‘오직 주의 사랑에 매여’ 라는 찬양을 접한 적이 있다. 이 곡은 특히 노래 첫 부분에 흘러나오는 ‘해금’ 소리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오직 주의 사랑에 매여’라는 찬양은 다큐멘터리 ‘맨발의 천사’ 최춘선 성도의 ‘팔복(八福)’시리즈로 널리 알려지게 된 곡이다.
이 찬양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한 편의 영상이 머릿속에 차분히 그려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세련되어 보이지도 않는 소박한 ‘해금(奚琴)’ 소리가 마음에 와 닿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다른 악기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한국적인 정서에 가장 잘 부합하는 특유의 호소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사라질듯이 다시 이어가는 질긴 생명력을 지닌 악기가 바로 ‘해금’이라는 악기이다. 어찌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초라하고 연약해 보이던 최춘선 성도의 모습과 닮은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그 초라함과 연약함 속에 ‘예수’라는 강렬한 호소력을 품고 다니던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던 분이 최춘선 성도의 모습이다. ‘해금’은 바로 그런 악기이다. 서양의 스트링(string) 악기와 같이 화려하고 세련된 소리는 아니지만,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는 특유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그런 악기이다.
‘오직 주의 사랑에 매여’라는 찬양 못지않게 성도들이 즐겨 부르는 ‘사명’이라는 찬양에서도 우리 악기 특유의 호소력을 확인할 수 있다. ‘사명’이라는 찬양에서는 ‘해금’ 외에 ‘가야금’의 선율이 전주 부분에 간간히 들려온다.
그러나 전주 부분에서 잠깐 연주되기 때문에 전공자가 아니라면 대부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명’이라는 CCM을 들을 때마다 그 부분이 항상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사명’에서의 해금 소리는 전에는 들을 수 없었던 해금 특유의 음악적인 표현이 잘 담겨 있어 한층 멋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우리 악기의 선율이 녹아있는 CCM 중 개인적으로 ‘사모곡’이라는 곡을 즐겨 듣는 편이다. 이 곡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관악기인 ‘대금’의 선율로 곡이 시작된다. 뒤이어 해금 선율이 함께 어우러 진다.
이 곡은 앞서 소개한 두 곡과는 달리 곡 전반에 ‘대금’과 ‘해금’의 선율이 곳곳에서 배어나온다. 게다가 연주도 수준급에 속하는 잘 다듬어진 소리로 노래와 썩 잘 어울린다.
‘사명’의 가사 중 특히 가슴에 와 닿는 부분으로 다음 구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흘러내리는 눈물의 의미를 이제 난 알 수 있겠소”
“죽어가는 영혼 바라보시는 아버지의 마음”
이 찬양을 들을 때마다 항상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죽어가는 영혼을 바라보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표현하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악기로 무엇이 좋을까라는 행복한 고민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악기 중에는 해금, 가야금, 대금 외에도 자연을 그대로 닮은 소박한 악기들이 많이 있다.
아직 소개되지 못한 악기들과 또한 그 악기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늘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악기의 진가(眞價)를 인정하고 있는 찬양 사역자들이 점차 늘고 있어 새로운 찬양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위 글은 교회신문 <14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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