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화가 이미정 권사의 작품 세계

등록날짜 [ 2009-05-26 16:18:23 ]




30여 년을 한결같이 꽃만 그린 서양화가 이미정 권사의 작품 ‘평화’는 1997년에 한국기독교 미술협회에 출품한 작품으로 역시 꽃이 소재다. 특이한 점은 백합처럼 아름다운 꽃만이 아니라, 엉겅퀴같이 화가들이 작품에 잘 사용하지 않는 꽃이 주요소재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미정 권사의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단순히 자연으로서의 꽃이 아니라 의인화(擬人化)된 꽃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졌다. 이미정 권사는 기독교 신앙 안에서의 오랜 인내와 연단을 통해 자신이 경험한 믿음의 세계, 영의 세계에서 찾아낸 신비와 아름다움을 꽃이라는 그릇을 통해 담아내고자 했다. 다시 말해, 이미정 권사의 작품에 등장하는 꽃들은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믿음의 사람들의 신앙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평화’에서 이미정 권사는 백합은 의인을, 엉겅퀴는 고난 속에서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고통과 시험을 주는 사람을 형상화하려 했다. 실제로 거센 엉겅퀴가 연약한 백합과 함께 있으면 백합을 찔러대는데 그럴 때마다 백합이 더욱 짙은 향기를 발하고 또한 더욱 튼튼하게 자란다고 한다. 교회에도 믿음이 성숙하지 못해 가시처럼 찌르는 사람이 있는데, 신실한 믿음의 사람은 그럴수록 사랑의 향기를 더욱 진하게 뿜어내서 자신을 찌르는 사람마저 향기에 취하게 하고, 주님의 몸 된 교회라는 공동체를 이루어간다. 이미정 권사는 “함께 있으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백합과 엉겅퀴가 함께 있으면서 조화롭고 건강하게 살아가듯, 가시 같은 사람과 선한 사람이 함께 있으면서 전혀 하나 될 것 같지 않지만 의인이 사랑으로 품고 천국을 소망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니까 그것이 바로 평화다. 그럴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축복하신다”고 말한다. 작품 ‘평화’의 오른쪽 위 월계수 잎은 주님이 주시는 축복을 형상화하고 있다.
작품 ‘화목’은 봄에 흔히 볼 수 있는 데이지 꽃을 바구니에 가득 차 넘치도록 그려넣은 그림으로, 기쁨이 주위로 넘치는 화목한 가정을 형상화했다. 꽃분홍은 사랑스러움을, 바구니의 색깔은 믿음을 나타낸다. “믿음의 가정이 화목을 이룰 때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귀한 통로가 된다”고 말하는 화가의 심정을 듬뿍 담은 그림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5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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