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03-29 13:29:59 ]
옻과 삼베 소재로 하나님의 사랑 표현한 화가 이정연
고난주간을 맞이해서 예수님의 발자취와 십자가의 고통을 묵상하듯 그 사랑과 보혈을 소재 삼고 화폭에 담은 화가가 있어 소개한다. 화가 이정연 권사다.
이정연 화가는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 수료, 미국 뉴욕 프랫(Pratt Institute) 대학원 졸업, 컬럼비아대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또 국내외 유명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29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 SADI(삼성디자인학교) 기초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정연 화가가 찾은 진정한 삶의 욕구는 그녀의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녀의 삶의 욕구는 ‘Re-Genesis’ 즉 新창세기란 제목의 작품으로 발표되었다. 예수님의 보혈로 죄사함 받아 선악과를 따먹기 전, 범죄 없이 하나님과 평화를 누리던 그때로 돌아가자는 화가의 기독교 신앙 세계를 듬뿍 담아내고 있다.
소재에 담긴 신앙의 의미
이정연 화가는 오랜 미국생활을 뒤로하고 한국적 정서가 담긴 영구성 있는 재료를 찾으러 길을 나섰다. ‘찾으라 찾을 것이요’라는 말씀을 붙잡고 헤맨 끝에 기어코 그 답을 찾아냈다. 삼베 위에 흙과 옻을 섞어 반복적으로 칠해놓은, 이른바 건칠기법. 너무나 자연스럽고 기품 있는 한국의 색이 거기 있었다.
◆옻-옻을 전부 채취하면 나무는 죽는다. 곧 나무의 피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정연 화가는 이 옻을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과 동일시한다.
◆흙-하나님이 인간을 흙으로 빚으셨으니 흙은 인생을 의미한다. 그래서 흙인 인생에게 주님의 보혈이 섞이면 영생을 얻는다. 흙과 옻을 섞은 후 삼베 위에 바르면 생명이 길다.
◆삼베-삼베는 회개, 또는 세마포 즉 성도의 옳은 행실을 뜻한다. 성도가 들림 받을 때 단장하는 옷이 세마포다.
◆자개-“그 열두 문은 열두 진주니 문마다 한 진주요…”(계21:21)에 착안하여 자개를 생각했다. 자개는 진주의 엄마 ‘Mother of Pearl’인데 진주를 출산하는 인내의 고통이 마침내 영롱한 신앙의 빛으로 승화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금-“…성의 길은 맑은 유리 같은 정금이더라”(계21:21)에 영감을 얻어 금을 작품의 재료로 쓰고 있다.
즉 자개와 금은 신앙적 결실이다.
<그림1> 물 위에 있는 십자가 혹은 생명수 위에 있는 십자가이다. 생명수는 하나님의
말씀이니, 말씀 안에서 십자가를 붙잡고 평안을 누린다는 의미의 그림이다. 화가는
삼베, 옻, 자개 등 한국적 소재로 회개, 주님의 보혈, 신앙의 결실 등 기독교신앙을 형상화
하였다.
新창세기를 작품을 통해 표현
<그림1>은 물 위에 뜬 십자가 혹은 생명수에 있는 십자가이다. 생명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가 하나님 안에, 말씀 속에 십자가를 붙들고 있을 때 참 평안을 누린다는 의미의 그림이다.
화가는 붓 대신 맨손에 옻을 묻혀 삼베 위를 칠하는 밑 작업을 한다. 이때 옻에는 흙을 섞어 바른다. 화가는 하나님께서 흙으로 빚으신 우리 인생이 주님의 보혈로 덮여야 하나님과 연결되는 것을 표현했다.
십자가는 대나무로 만들고 그 위에 자개를 입혔다. 대나무는 그 안이 비어 있지만 따뜻하다. 그리고 뿌리가 5~6미터씩 뻗어 있고 서로 연결되어 땅 위로 올라온다. 낮아짐과 인내 속에서 자라나는 것이다. 그리고 대는 절대 휘지 않는다. 속이 비어 소통하고 열려 있다.
<그림2> 화가는 붓 대신 맨손으로 옻과 흙을 이겨 삼베 위에 칠하는 밑 작업을 한다.
옻은 예수의 보혈을, 흙은 인생을 의미한다. 삼베는 회개, 혹은 세마포를 상징하는데
보혈의 은총으로 구원받은 성도의 심령을 상징한다. 가운데 큰 원은 자개를 이용한 것
으로 하나님의 보좌를 의미한다. 아래 나팔은 복음, 평화의 메시지를 상징한다.
이정연 화가는 인간(人間)과 하나님과 자연(自然)과의 소통을 의인화하는 소재로써 대나무를 선택한 것이다.
<그림2> 속의 큰 원은 하나님의 보좌를 의미한다. 산과 집 등은 우리 인간이 사는 세상이고 하나님은 빛으로 우리를 비추고 있다.
나팔은 대나무로 만들었다. 나팔은 복음전도 혹은 평화의 소리를 상징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대나무는 늘 비어 있으니 소통 즉 따뜻한 영적인 의미를 지닌 소재이다.
자개는 인내의 고통이 승화하여 영롱한 신앙의 빛, 신앙의 결실을 띠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정연 화가의 작품은 소재 자체가 성경적인 것으로 출발하였고 하나같이 생명이 긴 소재들이며 한국적인 정서를 지니고 있다. 화가 자신은 “나의 이러한 일련의 작품들을 新창세기(Re-Genesis)라고 명명하였다”라고 할 만큼 모든 작품들은 복음적이고 예수 보혈이 그림의 바탕을 이룬다.
옻칠은 잘 번지지 않고 다른 재료를 쉽게 용납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속성을 가지고 있다. 또 옻칠한 물건들은 쉽게 그 색이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제 색을 간직한다.
옻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표현한 이정연 화가의 작품 세계는 우리를 위해 기꺼이 고난받으신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입은 우리에게 예수의 색을 잃지 말고, 예수의 색을 발하라는 교훈을 주는 듯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1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