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세상에 한 권 남은 ‘성경’을 사수하라

등록날짜 [ 2010-05-24 09:03:36 ]

‘최후의 날’ 이후 남은 인류 향한
구원의 메시지, 영화 ‘일라이(Eli)’


영화 ‘일라이’는 너무도 소중하지만 너무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 성경의 가치를 극단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 알리려 했다.

최근 종말과 관련된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좀비 영화에서부터 지구 종말 후 살아남은 인간들의 생존을 다룬 영화가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중 영화 <일라이>는 기독교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많은 성경구절이 인용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인류를 구원할 책
전쟁으로 인류의 문명이 종말을 맞이한 지 31년이 지난 2043년, 폐허가 된 무법천지의 세상에서, 살아남은 극소수의 사람들조차도 무자비한 갱단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갱단은 신발, 라이터 등 사소한 것들을 위해서, 심지어 재미를 위해서도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 오랜 여정을 계속하고 있는 고독한 방랑자 일라이(덴젤 워싱톤 역)는 이들 갱단과는 달리 자기 보호를 위해서만 폭력을 사용한다. 전쟁과 거대한 섬광이 있은 후, 일라이는 거대한 힘에 이끌려 숨겨진 책을 발견하게 되고, 그 책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이 책만이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일라이는 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이어간다.

주인공 일라이에겐 두려울 것이 없다.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신께서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그런 일라이 앞에서 그의 책을 탐하는 악당들은 허수아비처럼 쓰러진다. 이처럼 성경 속 영웅의 여정을 그린 듯한 내용이 바로 <일라이>의 줄거리이며, 그 이야기에 걸맞게 일라이가 지키려 하는 책도 성경이다. 어쩌면 ‘일라이’라는 이름 또한 선지자 엘리야(Elijah)의 줄임말인지도 모르겠다. 그 짐작을 과장이라 할 수 없을 만큼 영화는 노골적으로 종교적인 색채를 드러낸다. 그렇지만 종교 영화라고 하기에는 조금 잔인한 장면도 있다.

영화 전반이 어둡고 칙칙한데다 피가 튀는 장면은 역시 할리우드 영화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낸다. 그렇지만 이러한 장면까지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너무나도 어둡고, 너무나도 잔인한 영의 세계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따져보면 영화의 내용이 오히려 덜(?) 현실적일 수도 있다.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을 소중하게
영화의 시나리오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폐허 속에서 생존해 가는 인간들을 모아 작은 마을을 일군 카네기(게리 올드만 역). 그는 비록 돈과 지식으로 그들을 유혹했지만 더 큰 세계의 재건을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것을 소유한 일라이. 이 사실을 알아차린 카네기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의 추격을 시작한다. 일라이는 카네기로부터 달아나려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걸었고, 또 걸어야 할 길을 걷고 있을 뿐이다. 어릴 적 마음속에서 울린 계시를 따라 살아남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러나 확실하지 않은 곳으로 갈 뿐이다.

카네기가 빼앗으려 하고 일라이가 지키려는 것은 다름 아닌 성경이다. 인류에게 종말이 닥치자 참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인간들은 하나님을 원망해 성경을 모두 불살라 버린다. 하지만 단 한 권의 성경이 남았고 그것을 얻게 된 일라이는 사명감을 가지고 서쪽을 향한다. 카네기는 한때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따랐고 목숨까지 버리며 지키려 한 것이 바로 성경이었음을 떠올리고 그것을 손에 넣으려 한다. 이처럼 영화는 이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성경이라는 사실을, 성경이 전부 사라졌다는 상상을 통해 웅변하고 있다. 카네기는 마침내 일라이의 성경을 빼앗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에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할리우드에서도 꽤 영향력이 있는 배우들이 성경의 가치를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의 입에서는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한다”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등의 성경 구절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가슴을 울리는 기도가, 그리고 ‘아멘’이라는 단어가 세계적 배우들을 통해 전달되는 등 영화를 통해 성경의 값어치를 알리는 어쩌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고마운 영화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9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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