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교향곡 작곡가들의 작품 활동

등록날짜 [ 2010-09-07 21:19:35 ]

베토벤 이후 작곡가들 사이에 ‘9번’ 징크스 생겨
작곡가 브루크너는 평생 교회 머물며 찬양하기도

심포니(교향곡)는 클래식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음악의 장르다. 1700년대 중반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교향곡의 양식은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이 100여 개 교향곡을 쓰며 오케스트라를 위한 전체 4악장의 지금의 양식을 완성했고 불세출의 천재 모차르(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가 이 양식을 자신의 교향곡 41개를 통해 그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리고 음악의 거성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에 이르러 교향곡은 엄청난 발전을 한다.

베토벤은 하이든이 작곡한 100여 개(아직도 정확한 개수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 모차르트 41개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숫자에 불과한 아홉 개의 교향곡을 썼는데 그 작품 하나하나가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은 음악사에서 불멸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교향곡 중 몇 곡은 이름이 있어서 더욱 명성을 더하는데 3번 교향곡은 영웅 ‘에로이카’라 불리며 처음에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던 것을 그가 황제에 오른 데에 실망해서 표지에 써놓은 나폴레옹의 이름을 지우고 ‘어느 영웅을 추억하며’라고 기재한 데서 기인한다.

5번 교향곡은 그 유명한 ‘운명’, 6번은 자연의 풍경을 그린 ‘전원’ 그리고 그의 마지막 교향곡 9번은 교향곡 최초로 합창이 더해져서 이름을 ‘합창’이라고 한다.

베토벤 이후 작곡가들에게 교향곡은 그 작곡가의 대표작과도 같아서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는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처럼 다작은 나오지 않는다.

베토벤의 정신을 이어받으려 한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는 그의 소심한 성격이 더해져 교향곡 1번을 쓰는 데만 수십 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고 그래서 4개의 교향곡밖에 남기지 못했는데 이것은 그의 스승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의 교향곡 수와 같다.

1000개가 넘는 가곡을 써서 가곡의 왕이라 불리는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도 교향곡은 9개만 남기고 있고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 ~1847)은 5개, 러시아의 대 작곡가 차이콥스키(Peter Tchaikovsky 1840~1893)는 6번 ‘비창’ 교향곡을 마지막으로 여섯 개 교향곡을 남겼고 체코의 드보르자크(Antonin Dvorak 1841~1904)도 베토벤처럼 아홉 개를 남겼다.

그리고 그 이후에 브루크너(Anton Bruckner 1824~1896)는 열 개를 썼지만 공교롭게도 첫 번째 교향곡을 그는 스스로 온전치 못하다 여겨 번호를 부여하지 않고 0번 교향곡이라 붙여 최후의 교향곡은 9번이 됐다.

이때부터 음악계에서는 교향곡 9번의 징크스라는 말도 나왔는데 베토벤 이후 작곡가들이 교향곡을 9개 이상 쓴 경우가 별로 없고 9번을 쓴 이후에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브루크너 뒤를 이은 말러(Gustav Mahler 1860~1911)는 이를 알고 9번 교향곡 쓰기를 꺼렸다. 게다가 선천적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말러는 8번 교향곡 ‘천인’-대형 오케스트라와 대 합창곡이 나와서 연주자가 거의 1000명에 이를 정도로 크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후 교향곡 쓰기를 꺼려서 번호 없이 대지의 노래라고 했지만 결국 그다음 교향곡 9번을 쓰고 유명을 달리했다.

여기서 조금 생소할지도 모를 브루크너에 대하여 잠깐 이야기하자면 그는 바흐처럼 평생을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며 심포니를 비롯한 여러 장르 곡을 썼던 사람이다.

그가 생소한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 그의 교향곡은 한 시간이 넘는 장대한 분량인데다가 언뜻 들으면 뚜렷한 특징도 느낄 수 없이 그저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와도 같은 느낌으로 곡이 연주돼서 연주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에게나 이해하는 데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같은 교향곡을 몇 번에 걸쳐 재수정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같은 교향곡도 언제 출판된 버전이냐에 따라 아주 다른 곡처럼 연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믿음의 음악가였다. 평생을 교회에 머무르며 찬양을 제일 중요한 일과로 삼았고 작품 활동을 통해 주 하나님 지으신 아름다운 세계를 나타내려 하였다. 그래서 그는 더욱 온전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그렇게 많은 수정을 더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의 마지막 교향곡 9번은 3악장으로 된 미완성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주님에 대한 사랑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이 작품의 표지에다 ‘dem lieben Gott-사랑하는 하나님께’라고 썼다. 아마 그가 쓰지 못한 마지막 4악장은 주님 계신 천국에서 연주하기 위해 남겨둔 것이 아닐까.

위 글은 교회신문 <20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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