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경건한 신앙심, 그림으로 승화

등록날짜 [ 2010-09-28 21:04:53 ]

평화롭고 소박한 전원생활 목가적인 정서로 담아내

겸허한 감사의 미덕과 삶의 태도 배우게 돼


<사진 왼쪽> 만종(1857~1859년, 밀레 作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55.5×66㎝)
<사진 오른쪽> 이삭줍기(1857년, 밀레 作 오르세 미술관 소장 83.6×111㎝)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걸작 ‘만종’<사진1>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술 작품으로서 농부들의 일상생활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으로 널리 알려졌다.

프랑스 노르망디 그레빌에 있는 농촌 마을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밀레는 그곳의 평화롭고 소박한 전원생활에 깊은 영향을 받아 농촌생활의 목가적 정서를 담아낸 작품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 그림은 화폭 한가운데 부부로 보이는 농부 두 명을 중심에 배치해 놓았으나 그의 다른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농부들과 마찬가지로 인물의 얼굴과 표정을 묘사하지는 않았다. 해 저문 들녘에서 지평선 가까이에 있는 저편 교회를 배경으로 고개 숙여 손 모아 기도하는 농부들의 몸동작을 통해 소박한 농부의 경건한 신앙심을 종교적 색채로 표현하였다.

황량한 들판에서 고된 노동 끝에 얻은 그리 넉넉지 않은 감자를 보며, 아득하게 들리는 교회 종소리에 깊은 감사의 기도를 드릴 줄 아는 가난한 농부의 모습 속에서 관람자들은 겸허한 감사의 미덕과 삶의 긍정적인 태도를 배우게 된다.

끊임없는 욕망 때문에 갈등하고 풍요로움 속에서도 상대적 박탈감으로 괴로워하며 물질만능주의에 휩쓸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만종>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일깨워 준다.

밀레의 <만종>은 개척정신으로 시작한 미국문화의 청교도적 이미지와도 매우 흡사하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랑을 받는 미술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밀레의 또 다른 명작 ‘이삭줍기’<사진2>는 ‘이삭 줍는 여인들’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만종’과 함께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이 그림은 가을걷이가 끝난 황금 들판을 배경으로 세 여인이 추수하는 사람들이 남기고 간 이삭을 줍는 장면을 소재로 삼았다. 추수 이후에 들판에 남겨진 이삭을 줍는 것은 당시 농촌사회에서 인정된 관용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가난한 농촌의 삶을 감상적으로 표현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일하는 농민의 모습 그 자체를 소재로 삼아 농촌의 일상생활 중 한 장면을 사실적으로 나타냈다.

자연을 배경으로 전원생활 그려
밀레의 그림에는 귀족과 같은 상류계층의 화려한 생활은 아니더라도 노동의 대가로 진솔하게 살아가는 농민들의 삶을 신성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표현해 놓은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그 외의 작품에는 농촌을 배경으로 그린 <키질하는 사람>, <낮잠>, <우유를 휘젓는 사람> 등이 있고 <세탁하는 여인>, <재봉사>, <빨래하는 여인들>과 같은 다양한 노동을 주제로 삼은 그림 다수가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노동을 그린 작품들이 되풀이되자 사람들로부터 사회주의 성향이 있는 작가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그는 이에 항의하며 “나는 일생을 통해 보아온 것이 전원생활이었으며 내가 본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다”라고 고백했다.

장 프랑수아 밀레는 빈센트 반 고흐의 초기 시절 작품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밀레와 그의 작품은 반 고흐가 그의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또 <노르망디 농가의 안뜰>을 그린 빛의 화가 클로드 모네를 비롯해 신인상주의파 조르즈 쇠라의 작품에도 밀레 작품 구도나 기법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0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