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11-02 08:23:36 ]
6.25 전쟁 영화 <포화 속으로> 실제 인물 바탕으로 구성
그들이 죽음과 맞바꾸었던 이 나라는 지금 어디로?
이번 호에 소개하는 영화 <포화 속으로>는 6.25 사변을 배경으로, 당시 10대 학도병인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가 겪어야 했던 비극을 다룬다. 이 나라 이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학도병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자유롭게 살며 신앙생활 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재구성했으며, 6.25 사변 시 가장 치열했다던 낙동강 전투 무렵 포항에서 일어난 일이다.
71명의 학도병 이야기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60년 전, 전쟁 한가운데 펜 대신 총을 든 수많은 학도병이 있었다. 군번도 계급도 없었다. 제대로 된 장비를 갖췄을 리도 만무하다. 영화 <포화 속으로>는 학도병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에 휘말린 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 시절 하루 세 끼 배부르게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친구나 형제를 따라서, 아니면 싸우다 북한군에 죽임을 당한 친구의 복수를 위해 전쟁터에 나온 학도병들에게 전쟁은 피하고 싶은 현실이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딘가에 있을 법한 허구의 인물이지만 배경만큼은 실화다. 메가폰을 잡은 이재한 감독은 “학도병 71명의 캐릭터는 새롭게 창조했지만 전쟁의 과정, 경위는 실제 그대로다”며 “현실과 허구가 조화롭게 뒤섞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6.25 사변이 발발하고 북한군은 부산을 향해 남진한다. 전쟁을 대비하지 못한 남한에 비해 북한의 응집력은 한반도를 삼킬 기세였다. 1950년 8월, 전세는 이미 북한으로 기울어진 듯 보였다. 북한군은 마지막 고지인 낙동강 전선으로 결집하고 있었고 이에 맞서 국군도 정규 병력을 이끌고 낙동강으로 향한다. 하지만 8월 11일 새벽 4시 낙동강이 아닌 포항여중에서 11시간 동안 남북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정규군이 떠난 자리는 71명의 학도병이 지키고 있었다. 이 전투는 당시 국군과 연합군이 낙동강을 사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1950년 8월, 포항을 지키던 국군은 낙동강을 사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강석대(김승우) 대위는 포항을 학도병에 맡기면서, 유일하게 전투를 경험한 장범(최승현)을 중대장으로 임명한다. 하지만 소년원에 끌려가는 대신 공산당을 무찌르겠다고 나선 갑조(권상우)와 그의 친구들은 대놓고 장범을 무시한다. 한편 박무랑(차승원) 소좌가 이끄는 인민군 776부대는 낙동강을 점령하라는 당의 명령을 무시하고 포항을 치려 한다. 낙동강 전선 뒤쪽으로 가 포위하기 위해서다. 총 한 번 제대로 쏜 적이 없는 학도병들은 전술과 화력으로 무장한 인민군의 공격에 맞서야 하는 위기에 놓인다.
필사의 전투를 앞둔 학도병들은 뜻을 맞추어 화염병을 만들고, 박격포를 장전하는 등 결사항전 태세를 갖춘다. 그리고 전투가 시작되자 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폭탄을 몸에 묶고 적의 탱크로 향한다.
죽음으로 지키려 했던 조국
영화 속 주인공 소년은 손끝을 깨물어 태극기에 적는다. “가자, 포화 속으로.” 포화 속에서 그가 살아남을 길은 없다. 그들이 가자고 외치는 곳은 곧 죽음이다.
학도병. 불과 60년 전 우리 할아버지 세대들이 겪어야 했던 비극의 세 글자다. 군인도 학생도 아닌 이들의 죽음을 바탕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건설되었다. 포항은 기자의 고향이다. 지금도 포항 탑산공원에는 이들 학도병을 기리는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이 있다.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야 할 나이에 비극적인 조국의 상황 때문에 전쟁터로 내몰려야 했던 청소년들. 그들이 목숨 바쳐 지키려 한 조국이 있기에 오늘날 그 자손들은 꿈과 희망을 품고 ‘세계 속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들이 ‘포화 속으로’ 몸을 던져 이 나라 이 조국을 지켜냈기 때문에 말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