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21세기 천로역정… 항해는 계속된다

등록날짜 [ 2010-12-22 13:30:03 ]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개봉
‘자만 버리고 악의 꾀임에 속지 말라’ 교훈

<나니아 연대기 : 새벽출정호의 항해(이하 나니아 연대기 3)>는 동화를 소재로 만든 판타지 대서사물이다. 각종 동물과 마법이 등장하는 점은 동화와 같지만 ‘나니아’라는 방대한 세계는 동화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큰 스케일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나니아’는 상상의 세계다. 나니아는 난쟁이를 비롯해 싸움도 잘하고 말도 잘하는 생쥐, 움직이는 나무 등 마법으로 가득하다.

 

이미 전작 <나니아 연대기> 1편과 2편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 어느 정도 알려지기는 했지만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는 국내 관객들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성적은 꽤 좋은 편이다. 흥행수익 1위에 올랐던 그동안의 시리즈 흥행에 힘입어 <나니아 연대기 3>까지 제작된 것이다.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이라는 점과 그로 말미암아 과격하지 않은 액션장면, <반지의 제왕> 등 다른 판타지물에 비해 규모가 작은 전투장면 등이 흠이라면 흠으로 지적됐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니아를 지배하는 사자 ‘아슬란’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는 패턴은 긴장감을 좋아하는 국내 관객들에게 김빠진 결말로 비친다는 평가였다.

줄거리와 의미
하지만 새롭게 돌아온 <나니아 연대기 3>는 주인공과 액션장면 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 됐다. 우선 등장인물의 연령대가 크게 성장했다. 전작 <나니아 연대기 2>까지 줄곧 출연했던 ‘에드먼드’와 ‘루시’ 남매는 훌쩍 커 늠름한 청소년으로 등장한다. 2편에서 꽃 미모를 자랑한 ‘캐스피언 왕자’는 훨씬 멋있어진 외모를 보여준다.

2차 대전이 한창인 런던. 에드먼드와 루시, 그리고 사촌 ‘유스터스’는 방안에 걸린 그림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실종한 영주 7명을 찾아가던 캐스피언 왕자 일행과 만나 ‘새벽출정호’에 승선하고 새로운 모험 길에 오른다. 새벽출정호에 오른 일행은 악의 연기에 맞서게 되고 용, 바다뱀 등 사악한 적들과 싸우며 영주 7명을 찾으러 간다.

영주를 찾으러 가는 과정은 꽤 흥미롭게 펼쳐진다. 항해 도중 정박하는 섬마다 일종의 임무가 주어지고 그것을 해결함으로써 영주의 검을 얻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단계, 단계 건너는 형식은 자칫 따로따로 분리해 영화의 통일성을 떨어뜨리기 쉬운데 이 영화는 유기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룬다.

이는 원작의 힘이 크다. 세계적인 작가 C.S 루이스가 쓴 <나니아 연대기>는 이미 전 세계에서 1억 부 이상이 판매된 만큼 탄탄한 전개를 자랑한다.

또 영화에서 등장하는 비유도 새롭다. 형체가 없는 악과 싸우는 주인공 일행의 대사들은 보는 이에게 여운을 남긴다. 특히 기독교인들에게는 영화 이상의 감동을 준다. 기독교 신학의 거장이었던 원작자 C.S 루이스의 신앙이 영화에 녹아든 탓이다.

비기독교인들도 반발감은 전혀 없다. 사실 국내관객이 접하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 모든 판타지물에 이미 기독교적 가치관이 반영돼 익숙해진 탓이다. 그러나 여타 판타지물과 다른 것은 현실세계에서 영적 세계를 지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실세계에서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나 영적 세계에서는 왕으로서 큰 힘과 위용을 자랑한다. 갑옷과 검을 가지면 이기지 못할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다 절대 힘을 자랑하는 ‘아슬란’은 마치 모든 악을 물리친 예수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단 하나 주의할 점은 절대 악의 꾐에 빠지지 말아야 하는 것. 자칫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이를 자랑하다 보면 악의 힘과 손을 잡을 수 있다.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에서 줄기차게 말하고 있는 위험요소 중 하나는 꾐이다. 그리고 자만이다. 자격을 가지지 못한 자가 감당치 못할 힘을 가졌을 때 빠져드는 가장 위험한 요소를 경계하라는 것이 <나니아 연대기>의 핵심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2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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