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바로크 시대 거장 ‘카라바조’ 작품 세계

등록날짜 [ 2011-04-13 17:31:40 ]

강렬한 명암과 극적 요소 가미하며
성경 속 이야기 현장감 있게 표현

예술작품 대부분이 종교적 주제로 대종(大宗)을 이루던 16세기 말, 르네상스 시대가 쇠퇴할 무렵 혜성처럼 나타난 이가 천재 화가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da Caravaggio, 1571~1610)다. 카라바조는 이제껏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회화기법으로 바로크 시대에 한 획을 그으며 새로운 미술 시대를 개척했다.

카라바조는 가장 사실적인 종교화를 그리고자 자신만의 특별한 표현 양식을 사용했다. 빛과 어둠을 대비한 강렬한 명암법과 성경 속 이야기를 마치 연극의 한 장면으로 보는 듯한 사실감 넘치는 그림을 그렸다. 그의 혁신적인 화풍은 많은 추종자를 낳았고, 그의 명암법을 도입한 화가들을 ‘카라바제스키’, ‘테네브로시(암흑파)’라 불렀다. 빛의 화가로 잘 알려진 렘브란트의 작품도 카라바조 화풍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난폭하고 불같은 성격 때문에 많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던 카라바조는 39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20세기에 들어와 바로크 시대의 거장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400여 년 전 그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극적인 조명과 사실적 묘사로 생동감 넘치는 그림은 오늘날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들에게 놀라움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설명> ‘사울의 회심’ (왼쪽),  ‘의심하는 도마’(오른쪽)

■ ‘사울의 회심’은 사울이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할 당시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려고 다메섹으로 가는 도중, 강한 빛에 눈이 멀어 말에서 떨어진 순간을 포착한 장면이다.

한쪽 발을 들고 있는 말의 동요하는 몸짓과 두 팔을 벌리고 땅에 누워 있는 사울의 동작은 방금 말에서 떨어진 것처럼 현장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땅으로 떨어진 후의 장면을 묘사했지만 말 위에서부터 떨어진 모습을 보는 것 같은 함축 장면을 내포한다.

또 카라바조는 작품 속 등장인물에게 실감 나는 표정과 자세를 부여한다. 마치 각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조명해 놓은 것처럼 특수한 명암법을 사용하여 무대 속 연극을 관람하는 듯한 극적 효과를 나타낸 것이 특징이다.

■ ‘의심하는 도마’는 예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아둔한 제자에게 자신의 옆구리에 손을 넣게 하는 장면을 소재로 삼았다. 정교한 묘사와 생생한 표정, 적절한 명암을 사용하여 사실감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이 그림은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예수께서 당하신 상처의 쓰라림과 아픔이 도마의 손끝을 통해 관람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십자가의 모진 고통과 사망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의 소식을 들은 도마는 “내가 그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요20:25)고 완강히 부인했다.

이에 예수는 의심 많은 도마에게 나타나 자신의 못 자국난 손과 옆구리에 도마의 손을 직접 넣어 보도록 허락하셨다. 쩍 벌어진 상처에 손가락을 넣게 하기까지 철없는 제자가 믿음을 가지길 바라시는 주님의 모습에서 끝없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발견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2000년 전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눈으로 보지 못한다. 그러나 그의 죽으심과 부활하심과 우리의 구세주 되심을 믿는다. 이 사실을 믿게 된 것은 우리 심령 안에 성령이 오셔서 항상 그의 말씀을 증거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를 눈으로 보고도 의심하였지만, 성령 받은 성도는 예수의 부활을 영원한 믿음으로 체험하고 소유하였기에 주님을 직접 본 자들보다 더 복되고 그의 크신 은혜를 입은 이유가 된다.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 되도다”(요20:29).  

위 글은 교회신문 <237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