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7-06 09:29:07 ]
주로 유럽에서 발전했으나 이탈리아가 본고장
음악을 첨부한 성경 이야기가 오페라의 시초
오페라(Opera)는 인류 최대 종합예술이다. 하지만 오페라 발전에 이바지한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오페라는 주로 유럽에서 발전했으며, 특히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가 오페라 발전에 공헌했다. 그중에서도 이탈리아는 단연 오페라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다.
<사진설명>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극장. 프랑스 파리 9구에 있는 오페라 극장 건물이다. 프랑스 유명 건축가 샤를 가르니에가 설계한 건물로 신바로크 양식으로 화려하게 지었다. 1875년 개장한 이래 수많은 오페라, 발레 작품이 상연되었다. 현재 극장 일부는 오페라 도서 박물관 전시공간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기원전 원시 오페라도 이탈리아에서 유래했을까? 그렇지는 않다. 민주주의와 철학 발전에 이바지한 고대 그리스가 고전 오페라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드라마, 연극, 영화 등을 보며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을 두는 것처럼, 고대 그리스인들도 종종 야외극장에서 각종 신에 얽힌 일화와 스캔들(신화)에 관한 내용을 줄거리로 하는 공연을 즐겼다. 신들의 이야기를 공연하다가 지루함을 없애고자 공연 중간 배우들에게 간단한 반주에 맞추어 합창을 부르게 했다. 배우가 대사를 읊으면 또 다른 배우나 합창단이 토를 다는 형식으로 하는 음악극의 일종이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말하는 오페라의 시조(始祖)다.
오페라 본고장인 이탈리아는 313년에 콘스탄티누스 1세가 그리스도교를 인정하고, 380년 테오도시우스 1세가 국교로 인정했다. 교회에서는 구약 성서 중 시편을 노래에 맞춰 불렀다. 합창단 두 그룹이 시편 구절을 번갈아가며 찬양하기도 했으며, 성직자가 시편 한 구절을 노래하고 회중이 응답하는 찬양 형태들이 나타났다.
찬양은 수직적으로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것이고, 수평적으로 복음전파의 한 형태로 불렸는데, 로마가 국교로 인정한 그리스도교는 복음 전파 수단으로 사람들을 모아 성경 말씀을 읽어 주었다(루터의 종교 개혁 이전에는 성경을 라틴어로만 읽을 수 있었다). 사람들의 흥미를 더하려고 낭독 중간에 독창과 합창을 도입하였다. 이것이 오페라의 친구인 오라토리오(oratorio, 성악의 일종으로 줄거리가 있는 곡의 모임이지만 배우의 연기는 없음. 종교적인 내용을 주로 담고 있음)다.
성경 말씀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 애굽 총리였던 요셉 이야기, 예수의 고난 등. 전문가들은 음악을 첨부한 성경 이야기를 오페라의 시초라고 생각한다. 이탈리아가 그리스도교를 공식 국교로 인정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종교 악극은 본격적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중세 르네상스가 싹트기 시작하고, 이탈리아 귀족과 부호들은 옛날 그리스에서 인기를 끌던 희로애락이 강한 연극을 리바이벌하여 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 당시 귀족과 부호들은 자기 집에 전속 극단을 두고 잔칫날 공연하는 것을 자랑으로 삼았는데, 연극 사이에 음악 순서를 넣는 시도를 하였다. 이렇게 이탈리아의 오페라가 시작되었다.
/ 조정선 교수
독일 ROSTOCK 국립음대연주자과정 졸업
이탈리아 PARMA ORFEO ACADEMIA 졸업
백석대 출강/ 성가국 교육부 차장
위 글은 교회신문 <24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