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서양음악에 나타난 우상숭배

등록날짜 [ 2011-08-16 13:13:22 ]

내용 가사 명확히 알고 분별할 수 있어야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린 올여름, 흰돌산수양관 하계산상성회에 참석해 많은 은혜를 받았다. 장년부 성회 때 들은 여러 말씀 중에서 특히 많은 깨우침을 얻은 것은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우상숭배에 대한 말씀이다.
우리는 살면서 환경으로 말미암아 자의든 타의든, 또 고의든 부지불식간이든 하나님 말씀에 어긋나게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기에 우리가 죄에서 자유케 하는 주님의 사랑을 설교로 전해 들은 것은 진심으로 감사할 일이다.

우선, 내 삶의 범주에서 나도 모르게 우상숭배 한 행위들이 없는지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클래식 음악 내용을 생각하게 되었다. 클래식은 음색 자체가 고급스럽고, 가사가 있는 노래들은 대부분 원어로 된 작품이 많아서 음악을 감상하면서 가사 내용까지 음미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그 ‘원어(原語)’라는 것이 그나마 영어라면 가사 내용을 이해할 수 있지만, 대부분 라틴어거나, 유럽 언어(이탈리아어, 독일어, 불어 등)다 보니 내용 파악이 용이치 않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유럽 음악 양식으로 표현하는 음악이기에 ‘유럽 음악’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서양 음악을 시대적 사조로 살펴본다면, 서양음악사에서는 기원 전 음악부터 다루지만 사실 중세음악(500년경부터)부터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중세음악은 르네상스 음악이 나타나기까지 약 천 년 가까운 시기를 교회음악이 대표하고 있고, 계속되는 음악역사에서도 교회음악과 세속음악은 뚜렷이 구분된다.

초기 교회음악은 교부 암브로시우스(Ambrosius, 337~397),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590~604 재위)가 정립하였다. 그레고리우스 성가집(Gregorian chant)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 수도원 등지에서 불린다. 서양음악에서 유래한 교회음악은 결국 정확히 말하면 로마 가톨릭 음악이고, 실제로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한 이후 그레고리안 성가에 대응하는 회중 찬송으로 코랄(choral)을 만든 것이 현재 기독교 찬송가의 근간이 되었다.
세속음악으로 분류한 음악은 요즘 세속음악처럼 남녀의 사랑이야기, 기쁨과 슬픔의 감정 등 세상 이야기가 중심이다.

그런데 교회음악에서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에 대한 찬양과 진혼곡(鎭魂曲)에서 죽은 자의 영혼을 위한 기도 등이다.

많은 작곡가가 ‘아베 마리아(Ave Maria)’와 ‘레퀴엠(Requiem)’을 썼다. ‘아베 마리아’는 단일 제목으로 가장 많이 작곡한 곡이기도 하다. 가톨릭에서 주기도문 다음으로 많이 하는 기도문인 성모송(聖母頌)을 가사로 쓰기도 하고, 그저 마리아를 찬양하는 가사를 쓰기도 했다.

클래식 음악에서 유명한 ‘아베 마리아’는 구노, 슈베르트, 카치니 등의 작품이 널리 알려졌고, 세계적인 팝 음악에나 우리나라 팝에도 동일한 제목의 노래가 많이 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시는 도구로서 마리아라는 한 여인을 믿음의 길로 삼으신 것을 넘어서서 마리아 개인을 성모(聖母)라 하여 섬기는 일종의 우상숭배 하는 사상을 근간으로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레퀴엠(Requiem) 역시 문제가 된다. 레퀴엠은 첫 가사 ‘안식을’이란 뜻의 말을 제목으로 삼은 것으로, 많은 작곡가가 레퀴엠을 썼는데, 그중 모차르트와 베르디의 작품이 가장 대중적이고, 조금 다른 가사를 가진 곡으로 포레(기존 가사 몇 부분을 새롭게 바꿈), 브람스(독일 레퀴엠-원래 가사 대신 루터의 독일어 번역 성경 구절을 인용), 브리튼(전쟁 레퀴엠-레퀴엠 원래 가사 사이사이에 오웬의 시를 삽입)의 레퀴엠이 유명하다.

클래식 명곡으로, 또 엄숙하면서도 장엄하고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분위기 때문에 연주장에서 역작으로 많이 연주하는 곡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레퀴엠이 죽은 이를 인격화하고, ‘죽은 자를 위한 진혼곡(鎭魂曲)’이라는 것이다.

뒤늦게 이런 점을 알게 되어 관심을 두다 보니 이미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문제로 갈등을 해온 것을 알게 되었다.
기독교인들 중 많은 사람이 음악을 전공하여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고, 많은 사람이 또한 클래식 음악을 감상한다. 특히 하나님께 찬양하고자 음악의 길을 선택한 자들이 음악 교육의 커리큘럼에 이끌려 기독교 교리에 어긋나는 음악을 무분별하게 연주하고 감상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사진설명> 모차르트 ‘레퀴엠’ 음반

위 글은 교회신문 <25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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