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9-13 15:32:33 ]
부드럽고 온화하며 감미로운 고전 양식 화풍
전성기 르네상스시대 이끈 3대 거장 중 한 명
이탈리아 화가 라파엘로 산치오(1483~1520년)는 궁정 화가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점차 예술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온화한 인품과 친절하고 예의 바른 성격을 지닌 라파엘로는 많은 사람에게 환영을 받았으며 예술가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사교성을 겸비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라파엘로가 그린 우아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관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의 화풍은 부드럽고 온화하며 감미로운 고전적 양식을 추구했다. 당대 최고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의 화풍을 연구하고 모방했지만, 자신만의 독자적인 미술 세계를 창조했다. 그의 작품은 르네상스 미술의 조화와 균형, 절제의 미덕을 가장 잘 구현한 그림으로 평가되고 있다.
르네상스란 재생(再生) 또는 부활(復活)이라는 뜻으로 휴머니즘적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의 부흥운동을 말한다. 기존 종교 중심의 중세 문화를 극복하고 고대 문예 부흥과 더불어 인간중심의 이성을 기초로 한 근대적 성격이 강조되었다. 라파엘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전성기 르네상스의 고전적 예술을 완성한 3대 거장(巨匠)으로 불린다.
라파엘로의 작품 속에는 그의 사교적인 성격을 반영하듯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그의 대작(大作) <아테네 학당>(1509~1510년)은 가로 8미터, 높이 6미터에 달하는 프레스코 벽화로서 작품 속 등장인물이 무려 58명이나 된다.
<사진설명> 아테네 학당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등과 같이 인물 대부분이 고대 철학자, 수학자, 천문학자다. 수많은 사람이 등장하고 있으나 산만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인물묘사와 적절한 공간배치, 전체적인 조화로 르네상스 미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고기잡이 이적>(1515년,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 소장, 360*400㎝)은 예수께서 갈릴리 해변에서 고기잡이 어부들을 불러 제자 삼으시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설명> 고기잡이 이적
밤 늦게까지 고기를 잡지 못해 실망한 어부들에게 예수께서는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말씀하셨다. 그 결과 그물이 찢어질 만큼 고기를 잡아 올려 배 두 척에 가득 차자 어부들은 놀라운 이적을 보이신 예수의 능력에 압도되었다.
그리고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고 부르시는 위엄과 권세 앞에 어부들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즉시 예수를 따랐다. 왼편 배에는 예수와 시몬 베드로, 안드레를 배치하였고 또 다른 배에는 세베대와 그의 아들 야고보, 요한을 배치해 3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안정적인 공간 구도를 보여준 그림이다.
<그리스도의 변모>(1518~1520년, 로마 바티칸 미술관, 278*405㎝)는 예수께서 그의 제자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과 함께 산에 올라가 그곳에서 거룩한 모습으로 변화하신 내용을 소재로 담았다. 예수를 중심으로 양옆에는 율법이 기록된 서판을 품고 있는 모세와 예언서를 들고 있는 엘리야가 공중에 떠 있고 경이로움에 두려워하는 제자들은 예수의 변형한 모습에 눈이 부셔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있다.
<사진설명> 그리스도의 변모
이는 예수께서 율법과 예언서에 약속하신 구속사역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이루실 것을 나타낸 사건이다.
예수가 안 계시는 지상에서는 귀신들린 아이를 제자들에게 데리고 왔으나 고쳐주는 자가 없어 소동하는 모습을 그렸다. 귀신들린 아이의 모습에서 조각상과 같은 근육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미켈란젤로의 인체 표현기법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그림은 두 가지 일화를 동시에 담았으나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극복하여 자연스러운 하나의 장면으로 훌륭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라파엘로는 1520년 갑작스러운 병으로 37세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아기 예수와 마리아>, <베드로의 구출>, <골고다 가는 길>, <그리스도의 부활> 등과 같은 많은 종교화를 남겨 신앙심 깊은 관람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