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심포니 공연 시 관객 예절

등록날짜 [ 2011-10-11 13:11:49 ]

음악회 장소에 미리 와서 들을 준비를 하며
서로 존중과 예의를 지켜 감상 자세 갖춰야


가끔 연주회를 하거나 성가대 찬양을 한 후, 마지막 음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를 참지 못하고 손뼉을 치는 성도가 있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손뼉을 치면 전체가 따라서 칠 수밖에 없기에 그 음악의 마지막 음을 다 듣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은 사실 음악을 듣는 예의가 아니다.

독일, 특히 베를린에서는 독특한 클래식 음악회 예절이 있는데 그것은 연주가 완전히 끝난 후 잔향(殘響, 여운)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정말 귀로 들을 수 있는 마지막 울림까지 사라지면 한 사람씩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그 박수는 점점 커져서 환호성으로 이어진다.

독일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도 접시에 소스가 한 방울도 남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먹는데 음악을 듣는 것도 마치 그러하듯 한다. 이것은 베를린에서 경험하는 특별한 예지만 이번 호에서는 일반적인 클래식 음악회 예절에 대해 몇 가지 설명하고자 한다.

클래식 공연에는 몇 가지 장르가 있다. 그리고 그 장르에 따라 공연 예절도 조금씩 다르다. 클래식 공연 장르에는 우선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하는 심포니 공연이 있고, 혼자서 하는 독창회, 독주회가 있다. 그리고 서너 명이 모여서 연주하는 실내악 연주 그리고 오페라 공연, 독창자나 독주자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공연 등이 있다.

먼저 전통적인 심포니 공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어느 공연이나 우선 표를 구해야 한다. 아주 유명한 단체가 공연하면 표가 일찍 매진되기도 하니 가기로 한 공연이 있으면 되도록 일찍 표를 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연 시작 전에 도착하여 공연 장소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공연 예절에서 가장 기본적이다. 공연 시간은 보통 저녁인데, 공연에 따라 시작 시각이 차이가 있으니 표에 나와 있는 시작 시각을 정확히 확인하고 약 20~30분 먼저 도착하는 것이 좋다.

공연장은 공연 시작 약 30분 전 또는 20분 전에 연다. 그러니 일찍 도착했다고 무조건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 말고 우선 로비에서 기다리자. 사실 음악회의 또 다른 문화 중 하나는 이 로비 문화다. 음악회에 많이 다니는 사람들은 로비에서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기도 하고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까마득히 잊었던 사람을 다시 만나는 일도 생기고, 어떤 때는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또 로비에 가면 먼저 음악회 프로그램을 구하자. 프로그램은 약 2000~3000원이면 구할 수 있고, 프로그램을 보면 그날 음악회에 대한 모든 정보가 나와 있으니 여러모로 편리하다. 연주 순서와 연주자 경력도 볼 수 있고, 곡마다 해설이 붙어 있어 곡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하우스를 개시하는 벨 소리가 나면 이제 공연장에 들어간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줄을 서서 천천히 예의 있게 들어가자. 공연장 안내자들이 표를 확인할 것이다. 표에 기록돼 있는 자리표를 보고 대략 자리를 안내하기 위해서다. 내 자리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안내자는 다른 출입구로 가라고 친절하게 얘기할 것이다. 공연장에 들어오면 내 자리를 확인하고 앉자. 공연을 시작하려면 아직 몇 분이 남아 있다. 조금 전에 구한 프로그램을 천천히 보면서 오늘 연주하는 곡과 연주자들에 대해 조금씩 익혀보자.

이윽고 연주장의 객석 조명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무대 조명이 밝아진다. 오케스트라 단원이 한 명씩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단원이 다 앉으면 바이올린을 든 사람이 나중에 따로 들어온다. 그가 이 오케스트라 악장이다. 악장은 들어오면 관객에게 인사를 한 후, 오케스트라를 조율시킨다. 오보에가 ‘라’음을 불면 몇몇 관악기가 먼저 그음을 맞춘 후 전체 오케스트라가 음을 맞춘다. 악장이 앉고 정적이 흐른다.

드디어 지휘자가 등장한다. 오케스트라 단원은 일어섬으로써 지휘자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갖춘다. 지휘자가 단에 올라서서 관객에게 인사한다. 힘찬 박수로 음악회를 기대한다는 표현을 하자.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쪽으로 돌아선다. 서서히 박수소리가 줄어든다. 드디어 음악회가 시작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6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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