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박수는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

등록날짜 [ 2012-01-10 13:57:58 ]

보통 연주회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
박수는 한 곡 연주가 다 끝난 후 한번에

심포니연주회에 가면 연주회 대부분이 처음에 서곡(Overture)으로 시작하여 협주곡(Concerto)이 끝나면 쉬는 시간(Intermission)을 가진 후, 다시 시작을 알리는 벨 소리와 함께 2부에는 보통 교향곡을 한 곡 연주한다. 이렇게 한 음악회에서 다양한 장르 음악을 섭취할 수 있도록 교향악단 연주자는 지휘자와 함께 준비한다.

대부분 클래식 음악회에 처음 오는 관객들이 품는 가장 큰 의문은 과연 박수는 언제 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혼자만 크게 손뼉 치다가 민망한 경우를 당하면 곤란할 것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박수는 한 곡이 완전히 끝난 다음에 해야 한다.

처음에 연주하는 서곡은 대부분 한 개 악장으로만 구성돼 있어서 연주가 끝나면 바로 박수를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협주곡이나 교향곡은 여러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한 악장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박수를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음악회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잘 보면 곡목을 하나하나 자세히 기록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협주곡이나 교향곡은 큰 제목이 쓰여 있고 그 밑에 대부분 알레그로(Allegro) 혹은 라르고(Largo) 혹은 비바체(Vivace)라고 음악의 빠르기에 대한 이탈리아어가 쓰여 있는데 그것이 3개면 3악장 곡이고, 4개면 4악장 곡이다.
어느 정도 음악에 조예가 깊어져서 이탈리아어가 익숙해지면 빠르기에 대한 말들을 파악해가며 지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의 악장이 어느 부분인지 추측할 수도 있게 된다.

첫 곡으로 연주하는 서곡(Overture)은 그 어원이 ‘문을 연다’는 뜻인데, 오페라하우스의 문을 연다는 개념에서 나온 말이다. 그래서 오페라의 서곡을 따다가 그것만 연주하는 때도 있고, 때로는 오페라와는 상관없는 서곡도 종종 연주한다. 보통 서곡은 빠르고 힘찬 형태를 띠는데, 오케스트라도 몸을 풀고 관객도 음악에 적응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 후에 연주하는 협주곡(Concerto)은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협주하는 솔리스트가 따로 지휘자와 같이 나와서 무대 중앙에 선다.

협주곡은 주로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악장은 빠르게, 2악장 느리게, 3악장 빠르게로 구성해 완급을 조절한다. 3악장까지 다 끝나서 우렁찬 박수를 보내면, 가끔 솔리스트가 자신만 혼자 앙코르곡을 연주한다. 앙코르곡까지 연주가 끝나면 대부분 악장을 선두로 오케스트라 단원이 퇴장하며 객석 불빛이 다시 환해질 것이다.

쉬는 시간(Intermission)에도 음악회를 시작하기 전과 비슷한 로비문화가 펼쳐진다. 10분에서 15분 정도 휴식시간이 지나면 다시 콘서트홀 전체에 큰 종소리가 울리고 곧 2부가 시작됨을 알린다. 서울 ‘예술의 전당’ 같은 곳은 2부에 들어갈 때도 다시 표를 검사하니 표를 항상 챙겨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2부는 오케스트라가 준비한 하이라이트다. 보통 4악장 교향곡을 연주하는데 1악장 빠르게, 2악장 느리게, 3악장 춤곡 형태, 4악장 다시 빠르게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 4악장이 끝날 때까지 아껴둔 박수를 4악장이 끝나면 때로는 환호성과 함께 아낌없이 해야 한다.

지휘자는 같이 연주한 오케스트라의 한 분야, 한 분야를 따로 일으키며 연주의 수고를 치하할 것이다. 계속적인 박수가 터져 나오면 앙코르곡을 연주하기도 한다.

유럽에서도 가끔 악장마다 박수하기도 한다. 몰라서 그러기도 하지만, 가끔은 무척 감동적이라 좋아서 박수를 참지 못하는 때도 있다. 사실 박수는 진심 어린 것이라면 언제 하든 상관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저 형식적인 행위라면 오히려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27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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