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내 귀에 들려오는 사랑의 음성

등록날짜 [ 2012-08-14 10:02:47 ]

음악이든 신앙생활이든 깨달음의 순간은 큰 축복
영적 진리를 깨닫는 시간이야말로 최고의 횡재다

무더운 여름, 논밭에서는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고, 흰돌산수양관과 우리 교회에서는 하계성회를 열어 좋은 열매 맺기 원하시는 주님께서 말씀으로 우리를 익어가게 하신다. 하계성회에서 주시는 말씀에 은혜 받음이 무척이나 감사하여 지난 시간을 돌아보았더니,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해하지 못하던 말씀들을 지금은 많이 이해하고 깨닫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말씀 전하시는 목사님은 항상 영적으로 깊은 수준의 깨달음을 설교하시지만, 수많은 이가 한자리에서 같이 들어도 어떤 이는 듣는 귀가 있어 그것을 깨달아 심비에 새기고, 또 어떤 이는 깨닫지 못하여 흘려버리니 같은 장소에 똑같이 앉아 있어도 그 결과는 사뭇 다르다. 어린아이와 같이 연약한 믿음을 지닌 내게도, 주님께서 하나씩 알게 해 주시는 것이 감사하여 ‘듣는 귀’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고,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살아온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다.

여섯 살 때,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며 부모님께 떼를 썼더니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그렇게 원하던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다. 무난하게 계속 피아노를 배웠지만, 가끔 연습하기가 싫어 짜증을 낼 때면 “그럴 거면 그만두어라” 하는 어머니 잔소리를 한 달에 한 번꼴로 들어야 했다. 또래보다 악보를 빨리 읽어서 소위 ‘진도’는 빨랐으나, 음을 나열하기만 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는데 드디어 소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나서, 그때 처음으로 피아노에는 음의 높낮이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음색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인생에서, 음악에 대한 첫 깨달음이었다. 지루하기 그지없는 레슨 시간이었지만, 지금 내가 지닌 음악성 대부분은 그때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음악공부를 하지 않다가, 고3 때 작곡 공부를 하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음악 공부를 했다. 여러 가지 경험으로 산재해 있던 음악 지식이 작곡과 입시를 목표로 공부하면서 재정비되어 화성(和聲-Harmony) 체계를 깨닫게 되었다. 대학에 진학하고 후에 유학길에 올라 공부하며 음악의 구성과 구조를 깨달았고, 지금은 학생들에게 내가 깨달은 것들을 진심을 담아 가르치고 있다.

많은 사람이 가는 신앙 경로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누군가의 도움으로 교회에 나오고, 다소 습관적으로 예배에 참관하다가, 가르치는 자를 통해 하나님 말씀을 듣고 깨달아 조금씩 삶이 변화하고, 믿지 않는 자들에게 그 깨달은 것을 전한다. 깨달은 진리가 아무리 뛰어날지라도 피나는 연습 없이는 내 것이 되지 않는 것처럼, 깨달은 말씀에 순종하여 행동할 의지가 없다면 그 깨달음은 내 것이 될 수 없다.

비단 음악뿐만이 아닐 것이다. 각자 인생을 돌아볼 때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 깨달음의 순간들이 있다. 무언가를 깨닫는다는 것은 참 많은 것을 변하게 하는데, 하물며 영적인 진리를 깨달아 영원한 생명을 지니는 것은 인생에서 최고 횡재라 아니할 수 없다. 같은 말씀을 들어도 깨달아지는 것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임을 생각할 때, 감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부지런히 말씀 듣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감사하고, 충성하여, 한여름 땡볕에 과일이 실해지듯, 내 삶에도 성령의 열매들을 주렁주렁 맺게 할 하계성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믿음을 10년 앞당길 은혜로운 시간이 해마다 여름이면 나를 위해 준비되어 있음이 참 행복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30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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