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2-11 13:21:16 ]
찬송가 325장 ‘주 예수 대문 밖에’에 얽힌 이야기
언젠가 설교 말씀이 끝나갈 무렵 담임목사님께서 피아노 연주로 찬양하라고 이르셨다. 갑작스러운 말씀이셨으나 수 해 동안 마음과 손에 익어 온 찬송가 한 곡이 떠올라 하나님께 감사로 찬양을 올려 드렸다.
찬송가 325장 ‘주 예수 대문 밖에’는 유학시절 중 가장 힘든 시기에, 사람의 사랑이나 교회에서의 귀한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때에 큰 위로를 안겨 줬다. 이 곡은 내가 즐겨 연주하는 찬송가이며 가장 좋아하는 찬송시다.
사실 찬송가 325장은 한 유학생 친구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며 학교 연습실에서 나에게 연주해 준 찬송가이기도 하다. 당시 처음 접했는데도 가사가 무척 좋아 크게 감동하였다. 거의 매일 찬송가를 노래하며 울었고 또 피아노로 선율을 연주했다. 어느덧 유학시절 내내 나를 위로해 준 ‘나의 찬송가’로 자리했다. 그런 후에 피아노 연습을 시작하기 전이면 늘 이 찬송가를 치는 버릇이 생겼다.
매번 이 찬송가를 연주하고 가사로 노래했으나 사실 이 곡을 작곡하고 작사한 분이 누구인지는 잘 몰랐다. 이번에 글을 기고하며 우리 성도에게 찬송가를 소개하고 같이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찬송가 작사가는 영국에서 ‘빈민의 목사’로 유명한 윌리엄 월샘 하우 목사(William Walsham How, 1823~1897)<사진>다.
하우 목사는 당시 유명한 화가이던 홀만 헌트가 그린 ‘세상의 빛 되신 예수’라는 성화를 보고 말할 수 없이 감동하였다. ‘세상의 빛 되신 예수’는 굳게 잠긴 문밖에서 예수께서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한 손으로는 문을 두드리는 모습을 담았다.
홀만이 그린 작품은 요한계시록 말씀을 주제로 그렸다. 요한계시록 3장 20절에 “볼찌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고 했다. 하우 목사는 이 말씀을 주제로 ‘세상의 빛 되신 예수’ 사본을 구하여 자기 방에 걸어놓고 늘 쳐다보며 말씀을 읽었다.
어느 날 하우 목사는 잉겔로우(Jem Ingelow)가 지은 장시(長詩), ‘형제들과 한 설교’를 읽었다. 그 시가 홀만이 그린 그림과 내용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중에서도 “오 부하고 강한 자들이여! 듣는가? 그대들은 문을 두드리는 이의 손이 지치셨는데도 참고 계시는 모습을 보라! 이상한 마음이 영영 떠나기 전에 문을 열지어다!”라는 구절이 마음에 강하게 다가와서 큰 영감을 받았다.
그 후 하우 목사는 이 구절이 주는 감동으로 찬송시를 썼다. 1867년 하우 목사와 모렐 목사(Thomas Morrel)가 공동으로 편집한 ‘시와 찬미’에 찬송시를 수록.발표했다.
찬송가 작곡자는 오르가니스트이자 궁중관현악단을 지휘하던 독일 태생인 크네히트(Justin Heinrich Knecht, 1752~1817)로, 325장 찬송가 외에 총 97편을 작곡했다.
찬송가 325장은 처음 작곡할 때 혼자 작곡한 곡이 아니라 크리스트만(Johann Friedrich Christmann)과 함께 1793년 처음 8마디를 작곡했고, 그 후에 허스밴드(Edward Husband, 1843~1908)가 추가 작곡하여 325장 곡조를 완성했다.
<찬송가 325장-주 예수 대문 밖에>
1.주 예수 대문 밖에 기다려 섰으나
단단히 잠가 두니 못 들어오시네
나 주를 믿노라고 그 이름 부르나
문밖에 세워 두니 참 나의 수치라
2.문 두드리는 손은 못박힌 손이요
또 가시면류관은 그 이마 둘렀네
이처럼 기다리심 참사랑이로다
문 굳게 닫아 두니 한없는 내 죄라
3.주 예수 간곡하게 원하는 말씀이
네 죄로 죽은 나를 너 박대할쏘냐
나 죄를 회개하고 곧 문을 엽니다
드셔서 좌정하사 떠나지 마소서 아멘.
/한정덕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Maastricht)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헬몬찬양대 피아노 반주자
위 글은 교회신문 <37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