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12-11 16:50:26 ]
아름다운 선율에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를 찬양
멜로디를 바탕으로 대중적인 웅장한 모습 갖춰
연말에 교회와 신학대학교에서 여는 대규모 음악회 행사에서 가장 많이 연주하는 곡이라면 단연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뽑을 수 있다.
바로크 시대에 커다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두 명의 거장인 바흐와 헨델! 그러나 이 두 거장의 음악적 스타일은 동시대에 사뭇 차이가 있다. 당시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헨델은 바흐와 같은 시대에 태어나 그 때까지 있었던 음악의 모든 요소를 기반으로 하여 하나의 새로운 음악 세계로 나아갔다.
우리가 흔히 바흐의 음악이 이지적이며 대위법적이고 교회와 궁정을 중심한 경건한 음악이라고 한다면, 헨델의 음악은 감정적이고 주로 멜로디를 바탕으로 한, 세속적이고 대중적인 웅장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헨델은 오페라 46곡과 우수한 오라토리오를 비롯하여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쳄발로, 오르간 분야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음악은 명쾌하고 호탕하며 신선한 리듬에 성악적인 특성을 띠고 있다.
9곡의 독일 아리아
처음 ‘9곡의 독일 아리아’ 작품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원에서 반주 코치로 일하며 노랫말 내용을 알고부터다. 이 작품은 헨델이 1724년부터 27년 사이에 작곡했다. 특이하게도 헨델은 모국어로 작품을 쓴 것이 단 두 곡밖에 없는데 그것이 바로 ‘브로케스 수난곡’과 ‘9개의 독일 아리아’다. 이 독일 아리아는 작품 모두 하인리히 브로케스라는 인물과 관련이 있다. 브로케스는 헨델과 할레대학을 함께 다닌 사이이며 헨델이 음악공부를 했던 함부르크 시의 의원이기도 했다.
이 아리아는 1721년에서 1748년 사이에 쓰고, ‘Irdisches Vergnugen in Gott, bestehend in Physicalisch-und Moralischen Gedichten(하나님 안에서 만족, 의식과 윤리)’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종교시 모음집 중 첫 아홉 편에 곡을 붙인 것으로, 18세기 고전주의 세계관을 그대로 잇는 바로크 성악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는 헨델이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에 힘을 기울이던 시기였다. 헨델의 작품 중, 소품이면서도 9개 각각의 작품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에 감탄하며 감사하고 경배하며 자연의 그 경이로움을 표현한 아름다운 선율의 조화가 일품이다.
가사 내용이 전부 신을 찬양하는 내용이지만 이것은 이를테면 바흐의 칸타타나 수난곡에 나오는 찬양과는 약간 다르다. 하나님은 자연과 우주에 완벽한 질서를 부여하여 세상을 조화롭고 기쁜 곳으로 만들고, 또 그런 섭리를 통해서 어디서나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로 그려진다. 좀 더 자세히 보면 평화로운 곡조의 노래는 ‘아름다운 자연과 그것을 통해 나타난 신의 조화에 대한 찬미를, 격정적인 곡조의 노래는 그런 조화를 망각하고 탐욕이나 근심 걱정에 시달리는 인간에 대한 경고’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노래들은 비교적 소박하면서도 대가의 작품다운 선율적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특이한 것은 당대 유행을 따라 음악 첫 부분이 곡 말미에 다시 반복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12월 11일(화) 오후 7시 숙명여대 숙연당에서 ‘9개의 독일 아리아’를 연주할 예정이다. 메시아처럼 큰 규모의 음악은 아니지만 하나님을 마음속 깊이 찬양하는 시간을 맛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31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