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1-08 11:49:43 ]
크로스비(F. J. Crosby) 작사, 도언(W. H. Doane) 작곡
<사진설명> 페니 크로스비
생후 6개월 만에 의사의 오진으로 맹인이 되어 일생을 살았지만, 찬송가 역사상 가장 빛나는 곡의 작시자일뿐더러 찬송가를 8000여 편을 만들어 낸 이가 바로 페니 크로스비(Fanny Jane Crosby, 1820~1915) 여사다.
크로스비는 아버지마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가 이웃집 가정부로 일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래서 크로스비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외할머니 손에서 성장했다. 할머니는 독실한 크리스천이어서 앞을 못 보는 손녀에게 매일 성경을 읽어 주는 것을 양육의 근본으로 삼아 이 일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하였다. 그런 이유로 크로스비는 구약과 신약 성경 전체를 외웠는데 특히 신약은 한 구절도 틀리지 않고 외울 정도였다.
결국 이런 할머니의 정성 어린 성경 사랑이 교육의 밑바탕이 되어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찬송시 작가가 태어날 수 있었다. 말씀과 기도가 자녀에게 가장 크고 위대한 유산이라는 것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크로스비는 맹인이지만 누구보다 밝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크로스비가 육의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크로스비에게 영의 눈을 누구보다 밝게 하셨다.
작곡가 도언의 집을 방문하다
크로스비는 찬송 ‘날 사랑하심’ ‘이 몸의 소망 무언가’ 등을 작곡한 브래드버리(William B. Bradbury, 1816~1868)와 많은 작품을 함께 만들었는데, 브래드버리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윌리엄 도언(William. H. Doane, 1832~1915)과 파트너가 되어 많은 작품을 만들었다.
크로스비는 1874년에 뉴욕을 떠나 신시내티에 있는 교회를 방문했는데, 그 교회에서 제공하는 숙소에 머물지 않고 그곳에 살던 윌리엄 도언의 권유로 그의 집에서 2주 정도 지냈다. 도언은 작곡가로도 유명했지만, 큰 사업가로서 대단히 성공했기에 상당한 부를 축적한 사람으로 익히 알려졌다.
크로스비는 그날 도언의 집에서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의 임재’에 대해 긴 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나누며 메모해 두었는데, 그날 밤 잠자리에 들지 못할 정도로 큰 은혜를 받아 침대 곁에 앉아 이 시를 정리하여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다음 날 윌리엄 도언에게 이 시에 맞추어 작곡해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도언도 어제 그 이야기로 여러 말씀을 계속 생각하던 중이었다고 대답해 주었고, 흔쾌히 바로 작곡해 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I am Thine)’라는 찬송이 탄생했다. 이 찬송은 이렇게 시작한다.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나를) 사랑한단 말일세(I am Thine, O Lord, I have heard Thy voice, And it told Thy love to me)’
크로스비가 영안이 열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앞이 보이지 않은 크로스비는 청력이 매우 발달했다. 주님의 음성을 늘 듣고 있으니 말이다.
가까이 끌어 주심을 소망한 그녀
후렴에 강조하는 바와 같이 ‘더 가까이’가 이 찬송 주제다. 이 찬송 가사처럼, 살아 있는 성경을 통해 주님의 가르침과 위로를 받아들이고 주님의 십자가 앞으로 우리가 더욱 가까이 갈 수 있는 용기와 소망을 지니고 살아야겠다.
조금 아쉬운 것은 후렴구에 ‘내가 매일 십자가 앞에 더 가까이 가오니’라고 되어 있어서 내가 주체가 되어 가까이 나아간다는 뜻으로 번역되었는데, 사실 페니 크로스비가 쓴 원작에는 ‘Draw me nearer, nearer blessed Lord’라고 되어 있어서 하나님께서 주체가 되어 나를 가까이 끌어 주실 것을 원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내가 나아가서 되는 일이 없다는 뜻이고, 하나님께서 가까이 끌어 주셔야만 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 찬송은 히브리서 10장 22절 말씀인 “우리가 마음에 뿌림을 받아 악한 양심으로부터 벗어나고 몸은 맑은 물로 씻음을 받았으니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 하는 구절을 배경으로 만든 찬송이다.
이 찬송은 도언이 펴낸 주일학교 노래집에 실려 1875년에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찬송가 내에서만 크로스비 작품이 무려 21곡에 달한다.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1절)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사랑하는 말일세
믿는 맘으로 주께 가오니 나를 영접하소서
(2절)
주여 넓으신 은혜 베푸사 나를 받아 주시고
나의 품은 뜻 주의 뜻같이 되게 하여 주소서
(3절)
주의 보좌로 나아갈 때에 어찌 아니 기쁠까
주의 얼굴을 항상 뵈오니 더욱 친근합니다
(4절)
우리 구주의 넓은 사랑을 측량할 자 없으며
주가 주시는 참된 기쁨도 헤아릴 수 없도다
<후렴>
내가 매일 십자가 앞에 더 가까이 가오니
구세주의 흘린 보배 피로써 나를 정케 하소서
위 글은 교회신문 <32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