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운 찬송가 탄생 비화 7] 종교 개혁자가 만든 담대한 믿음의 찬송

등록날짜 [ 2013-01-22 11:40:59 ]

마르틴 루터(M. Luther) 작사, 작곡

마르틴 루터(1483~1546)는 단순히 종교 개혁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양사를 깊이 관찰하면 루터는 실로 근대 서구 문화의 창시자로 평가받을 만한 인물이다.

음악가인 바흐와 멘델스존도 즐겨 불렀다는 찬송 ‘내 주는 강한 성이요’는 종교 개혁자인 마르틴 루터가 시를 쓰고 작곡한 곡이다. 1483년 독일에서 태어난 루터는 광산 소유자며 시의원으로 자수성가한 아버지와는 달리 성직자가 되기로 서원했다.

1505년 어느 날, 루터는 교회에서 나오다가 벼락을 맞는 체험을 하며 하나님을 만났다. 그 후 루터는 수도원에 들어가 진노하시는 하나님께 구원을 얻고자 노력했다. 수도원에 들어가서도 단순히 기도나 금식, 금욕 등을 흉내 내지 않고 진지하게 본질을 추구하며 하나님을 사랑하고자 했다. 의심스러운 것은 부정하고 확실성에 이르고자 했던 것이 루터의 젊은 시절 삶의 주된 목적이었다.

엄격한 수도원의 규율도 거의 완벽하게 이행해 누구보다 빨리 정식 사제가 되는 등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루터의 삶은 영적으로 행복하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 흠 없는 완전한 헌신을 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의롭고 거룩하신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이 의문을 지닐 때마다 고민하며 절망했다. 그리고 곧 인간은 하나님을 온전히 사랑하거나 하나님의 의를 만족하게 할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오직 복음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가 연약한 인간을 구원한다는 것도 알았다. 루터는 이같이 깨달은 후에야 하나님의 말씀에 심취하게 됐고, 종교 개혁이라는 중요한 사명을 담당하게 되었다.

면죄부 판매에 항거
1517년 루터는 ‘믿음으로 의를 얻는다’는 자신의 신앙에 근거해 면죄부를 비판하는 반박문 95개 조항을 발표하고 비텐베르크 대학 정문에다 이를 붙였다. 이것이 종교 개혁 운동의 시작이었다.

독신주의를 비판하고 결혼의 신성함을 주장한 점에서 루터는 매우 근대적인 인물이었다. 루터는 성직자의 결혼제도를 창시한 사람이다. 그는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야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며, 반대로 결혼을 비방하고 수치스럽게 만드는 것은 악마가 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루터는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주장하여 종교에 속박해 있던 정치에 자율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던 것이다. 루터는 두 왕국론을 주장했는데, 두 왕국론이란 ‘하나님은 영적 왕국에서는 복음과 사랑으로 치리하시고, 세상의 왕국에서는 법과 칼을 통해 치리하신다’는 것이다. 이 두 왕국은 하나님의 오른손과 왼손이긴 하지만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루터는 주장했다. 또한 누구나 사제가 될 수 있다는 ‘만인 사제설’을 주장했는데, 이 주장이 바로 민주주의의 기초를 만들어냈다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반박문 발표 뒤 만든 찬송가
루터는 또 음악적인 재능과 문학적인 재능으로 많은 찬송가를 만들었다. 또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독일 제후국들에 로마 가톨릭식 예배를 강요할 때 이에 굽히지 말고 싸워 나갈 것을 독려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루터가 56세인 1529년에 이 찬송을 만들었다고 전해지지만, 이것은 찬송가로 편찬한 연도이고, 실제 작곡은 그 이전인 1517년 반박문을 발표한 직후에 한 것으로 추정한다. 루터는 이미 목숨을 건 일을 진행하는 자기 자신의 소신을 담아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찬송을 만든 것이다. 이 곡은 시편 46편을 근거로 만들었다고 알려졌지만, 내용이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다만 루터가 늘 사랑하던 구절이고 이 곡을 만든 계기를 준 말씀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고백과 소망을 담은 가사
자신의 생명을 걸고 일으킨 종교 개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만이 살 길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지니고 모두 앞에 서서 그 진리를 표명하는 당시 루터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루터 뒤에 하나님이 임재하심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도 ‘루터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하며 영적으로 둔화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등 루터의 모습을 본받았으면 한다.
이 찬송은 본래 4절까지 있으나 우리나라 찬송가에는 3절까지만 나와 있다. 우리가 부르는 3절 전반부가 원곡 3절 가사고, 3절 후반부는 원곡 4절 중 후반부를 번역한 것이다.

이 곡은 루터가 만든 찬송 37편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다. 특히 1969년 3월, 미국 제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 장례식에서 조문객이 아이젠하워를 보내며 함께 이 찬송을 불러 더욱 유명해졌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

(1절) 내 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 되시니
큰 환난에서 우리를 구하여 내시리로다
옛 원수 마귀는 이때도 힘을 써 모략과 권세로
무기를 삼으니 천하에 누가 당하랴

(2절) 내 힘만 의지할 때는 패할 수밖에 없도다
힘 있는 장수 나와서 날 대신하여 싸우네
이 장수 누군가 주 예수 그리스도 만군의 주로다
당할 자 누구랴 반드시 이기리로다

(3절) 이 땅에 마귀 들끓어 우리를 삼키려 하나
겁내지 말고 섰거라 진리로 이기리로다
친척과 재물과 명예와 생명을 다 빼앗긴대도
진리는 살아서 그 나라 영원하리라 

위 글은 교회신문 <32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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