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2-26 09:21:29 ]
작사/작곡 조지 베나드(G. Bennard)
<사진설명> 조지 베나드.
1960년, 미국 신앙 잡지로 유명한 <크리스천 헤럴드>에서 “자신의 애창 찬송가가 무엇인가?”에 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갈보리산 위에’가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을 누르고 1위에 선정되었다.
소년 가장에서 목회자가 되기까지
이 곡의 작곡가인 조지 베나드(George Bennard, 1873~1958)는 1873년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조지 베나드는 어려서부터 성경 읽기를 좋아했는데, 늘 복음을 더 깊이 알고 싶은 마음이 있어 신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소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열여섯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광산에서 일하던 중 그만 낙반사고로 돌아가시자, 베나드가 꿈꾸던 학업은 물거품이 되었고,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 역할을 해야만 했다.
가난한 가정환경 탓에 베나드는 가족을 먹여 살리고자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다. 일하면서도 틈이 있을 때마다 성경을 꾸준히 읽었고, 성경 관련 서적이 어딘가에 있으면 무조건 찾아가서 사정하거나 빌려서라도 그 책을 읽었다. 이렇게 복음을 알고자 하는 갈망을 하나님께서 아셨는지 베나드는 어렵게 공부해서 감리교회 목사가 되었다.
결혼 후, 베나드는 아내와 함께 일리노이 주 구세군에서 사관으로 일했다. 워낙 깊이 있는 성경 해석 능력과 힘이 실린 설교를 했기에 사관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과 캐나다 전역을 다니며 순회설교자이자 부흥사로 충성했다.
부흥사로 명망을 떨치다
베나드는 미시간 주와 뉴욕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하여 교단에서 상당한 인정을 받았고, 부흥회를 인도해 달라는 요청도 끊이지 않았다. 열심히 부흥회를 인도하던 중, 베나드는 성도 사이로 예수 그리스도의 피가 흐르는 십자가의 환영을 보았다.
베나드는 그날 집회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서 깊은 고뇌에 빠졌다. ‘주님은 왜 내게 십자가의 환영을 보여 주셨을까? 내가 그동안 바쁜 일정으로 타성에 젖은 집회를 인도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어려서부터 고생하며 신학을 공부하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도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이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을 진정으로 깨닫고 있는지를 돌아보았다.
이런 고민은 베나드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내적 고통을 가져왔다. 집회도 집중하기 어려웠다. 집회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며칠 동안 벽에 걸린 십자가를 바라보며 기도하던 베나드는 환상 중에 십자가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았다. 십자가에서 흐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베나드의 머리와 얼굴을 타고 흘러 온몸을 흠뻑 적셨다. 그때 베나드는 우리의 죄를 사하시려 모든 것을 홀로 붙들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베나드는 눈물과 땀에 젖어 하나님을 찬양하였고, 찬송 시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깨달은 감동이 1절 가사가 되었고, 2절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모두 쏟아 놓은 찬송을 한다. 그리고 후렴구에서는 앞으로 주님 앞에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백한다. 베나드가 잠시 후 찬송시를 다시 읊조리니 멜로디가 함께 나왔다.
그날 밤 베나드는 그 교회 담임목사인 보스윅(L.O. Bostwick) 목사 부부에게 즉흥적으로 만든 찬송을 기타로 연주하여 들려주었는데, 이것이 ‘갈보리산 위에’다. 보스윅 목사 부부는 불멸의 찬송이 나왔다며 찬송을 듣고 받은 감동을 밤새 나누었다고 한다. 이 찬송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지금은 전 세계 크리스천이 가장 애창하는 찬송가 중 하나가 되었다.
찬송을 기념하여 세워진 십자가
베나드는 말년을 미시간 주 리드 시(Reed City, Michigan)에서 보냈는데, 그곳 시민은 베나드의 찬송에 상당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리드 시에서는 베나드 집 근처 상공회의소 앞에 대형 십자가를 세웠고, 후에 이를 기념하려고 ‘갈보리산 위에 기념박물관’까지 건립하였다.
깊은 고뇌와 갈망으로 주님의 십자가를 체험한 조지 베나드 목사는 40여 년을 목회와 전도에 몸 바치고 1958년 10월 10일, 85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고 하나님 품으로 돌아갔다.
<갈보리산 위에>
(1절) 갈보리산 위에 십자가 섰으니
주가 고난을 당한 표라
험한 십자가를 내가 사랑함은
주가 보혈을 흘림일세
(2절) 멸시함을 받은 주의 십자가에
나의 마음이 끌리도다
귀한 어린 양이 영광 다 버리고
험한 십자가 지셨도다
(3절) 험한 십자가에 주가 흘린 피를
믿는 맘으로 바라보니
나를 용서하고 내 죄 사하시려
주가 흘리신 보혈일세
(4절) 주가 예비하신 나의 본향집에
나를 부르실 그 날까지
험한 십자가를 항상 달게 지고
내가 죽도록 충성하리
(후렴)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주의 십자가 사랑하리
빛난 면류관 받기까지
험한 십자가 붙들겠네
위 글은 교회신문 <32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