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남성 화가와 최초로 경쟁한 여성 화가

등록날짜 [ 2013-02-19 16:45:43 ]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한 여성 화가 라비니아 폰타나
부활 후 제일 먼저 마리아에게 나타난 예수 표현해



라비니아 폰타나 作
 <나를 만지지 말라>
(1581년,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81×65㎝)

이탈리아 화가 라비니아 폰타나(Lavinia Fontana, 1552~1614)는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한 여성 화가다.
그녀의 아버지는 이탈리아 볼로냐 지방의 유명한 역사화가이자 초상화가로서 그의 공방은 저명인사들의 그림 주문으로 분주했고, 많은 제자가 도제수업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 라비니아는 미술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나타냈고, 딸의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한 아버지는 자신의 공방에서 라비니아에게 직접 미술을 가르쳤다. 당시 여성의 사회적 활동은 매우 제한되었으므로 여성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없었으나, 라비니아는 남성의 권위주의와 시기 속에서도 당당히 미술 실력을 겨루어 화가로서 인정받았으며 그녀의 명성은 날로 확고해졌다.

라비니아 폰타나는 르네상스 시대 최초로 남성 화가들과 나란히 그림 주문 경쟁을 벌인 여성 화가였으며, ‘여성은 사람의 인체를 그릴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여성 화가로서는 처음으로 사람의 나신을 그렸다.

그녀의 화풍은 부드럽고 섬세하며 우아한 자연주의 양식인데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라파엘로의 온화하고 감미로운 고전적 화풍을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미술 실력이 점차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면서 라비니아는 볼로냐 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가가 되었고, 교황과 귀족, 상류층 여성에게까지 작품 주문을 받았다.

그녀는 아버지의 공방에서 일하던 제자 잔 파올로 차피와 결혼했으며 11명에 이르는 자녀를 낳으면서도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 갔다. 라비니아의 남편은 그림 주문이 많아진 아내의 작업실에서 그림 작업을 함께 도와주면서 작품의 배경이나 주변 사물을 그려 넣는 일을 보조했다.

라비니아의 작품 <나를 만지지 말라>(1581년,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 81×65㎝)는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에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여인들이 예수의 시신에 바를 향품을 준비하여 무덤 앞에 찾아온 내용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 그림은 예수의 무덤에서 그의 시신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울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 앞에 나타나신 예수를 그린 작품이다. 마치 동산을 관리하는 인부처럼 밀짚모자를 둘러쓰고 한 손에는 삽을 들고서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나신 예수의 모습은 여유롭고 평온해 보인다.

예수께서는 무서운 십자가의 고통을 다 마치신 후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의 영광을 누리셨으나, 사랑하는 제자들과 그분을 따랐던 사도들 앞에선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셨다. 절망과 슬픔에 빠진 그들에게 찾아오셔서 위로와 용기를 주시고, 부활하신 기쁨의 소식을 몸소 전하셨다.

예수는 이 세상에 오셔서 멸시받고 소외된 고아와 과부, 어린아이와 여자를 사랑하시고 돌보셨다. 가난한 과부의 두 렙돈 연보를 칭찬하셨고,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역설하셨다. 또 향유 옥합을 예수께 드린 여인의 행적을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알려서 기념하라고 높여 주셨다.

예수께서는 약한 것을 고치시며 낮은 자를 높이시고 세상이 만든 악한 가치관을 깨뜨리셨다. 세상에서 억압당하고 천시받던 여성들도 예수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와 존귀함을 얻었다. 예수 안에서는 여자나 남자나 다 하나님의 아들이 되게 하셨다.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그들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롬8:14)

이 모든 일이 예수의 고난과 부활로 가능해진 것이다.

얼마 전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치러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는 대통령의 딸이었으며, 22세 나이로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였고, 이번 선거에 승리함으로써 헌정사상 첫 부녀(父女)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 최초 독신 대통령이자, 전자공학을 전공한 첫 이공계 출신이며,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초로 국민 과반 득표를 얻은 대통령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곧 다가올 대통령 취임식을 통해 여성 지도자가 나라를 운영하는 시대를 맞게 된다. 새로운 여성 대통령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 또한 큰 만큼, 현명한 판단과 지혜로써 국정운영을 바르게 펼쳐 나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이제는 새로운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다.

/문준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2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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