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운 찬송가 탄생 비화 16] 한량없는 자비하심으로 탕자를 안으시는 아버지

등록날짜 [ 2013-03-26 16:03:58 ]

로버트 로빈슨(Robert Robinson) 작사

<사진설명> 로버트 로빈슨.

영국 노퍽(Norfolk) 주에서 태어난 로버트 로빈슨(Robert Robinson, 1735~1790)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웠다. 로버트는 14세 때 돈을 벌려고 런던으로 가서 이발 기술을 배웠다. 그러나 책 읽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던 로버트는 이발사를 그만두고 어머니 몰래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발사의 꿈을 접고 목사가 되다
로버트는 17세 때 조지 휘필드가 설교한 말씀을 듣고 회심하여 기독교 신자가 되었고, 그 후 열심히 신학을 공부하여 감리교 목사가 되었다. 목사가 된 로버트는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으로 목회했고, 찬송시도 여러 편 지었다. 많은 성도가 로버트를 따랐고, 로버트도 목회 생활에 만족하는 듯했다.

그러나 로버트는 점점 정적인 생활에 싫증을 느꼈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 목회하는 일이 불편해졌다. 밤낮 없이 안타까운 사연을 들고 찾아오는 성도도 지겨울 뿐이었다. 로버트는 목회가 자신에게 맞지 않을뿐더러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마음을 굳혔다.

방탕한 생활을 일삼던 자신을 돌아보다
신앙 기복이 심한 로버트에게 죄가 뿌리를 내렸고 점점 방황하기 시작했다. 술에 취해 매일 밤을 보내고 여자들을 가까이하는 모습은 마치 성경에 나오는 아버지를 떠난 탕자보다 더했다. 방탕하고 절제력 없는 생활을 매일 반복하다 보니 로버트는 죄책감도 느낄 수 없었다.

어느 날 아침, 술에 취한 로버트가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곳이었다. 그때 ‘내가 지금 내 인생길 어디에 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로버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주님과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는 자신을 확인한 로버트는 ‘내가 어떻게 하면 주님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며 낙심했고, 어디서부터 추슬러 주님 품으로 돌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여행 중에 만난 여인
로버트는 자기 정죄에서 벗어나고자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도 없이 아주 먼 곳으로 떠나 자신을 방황하게 한 뿌리는 무엇인지, 주님과 자신의 관계를 무엇이 가로막고 있었는지 알고 싶었다. 여행 중 어느 날 로버트는 한 여인과 마차를 같이 탔는데, 그 여인이 자꾸 로버트에게 말을 걸었다. 여인은 자신이 찬송가를 공부하고 있다며 꼭 주님을 기쁘게 하는 찬송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여인의 마음에는 기쁨이 넘쳐났고, 대화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이야기뿐이었다. 로버트는 여인이 말할 때마다 피해 의식을 느껴 달리는 마차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마차 밖을 내다보며 여인이 하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여인이 예수를 말할 때마다 로버트는 점점 초라해졌다.

여인은 로버트에게 “선생님! 이 찬송을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이 찬송은 제 삶에 큰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제 삶을 통째로 바꾸었습니다”라며 찬송집 한 페이지를 펼쳐 보여 주었다. 그 찬송은 바로 찬송가 28장 ‘복의 근원 강림하사’였다.

로버트는 그 찬송을 보더니 갑자기 눈물을 흘리면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러더니 떨리는 입술로 “제가 그 찬송의 작사자입니다. 하지만 저는 주님을 볼 낯이 없습니다. 저는 지금껏 주님을 부정하고 사단이 건넨 꾐에 빠져 주님 곁을 멀리 떠나 살았습니다” 하고 고백했다. 그 찬송은 다름 아닌 로버트가 목회하면서 작사한 찬송이었고, 자신의 삶을 고백하는 로버트의 눈에는 회개의 눈물이 뒤엉켜 하염없이 쏟아졌다.

여인은 깜짝 놀라 한동안 할 말을 잃었지만, 그 찬송의 가사를 다시 한 번 읽어 주면서 언제 어디서나 자녀를 사랑하시고 한량없이 자비하신 하나님을 전했다. 로버트는 마차 안에서 울며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기도했고, 새롭게 거듭나기를 애원했다. 그런 로버트에게 하나님은 한없는 평안을 주셨다. 하나님은 탕자로 살다가 돌아온 아들을 맨발로 뛰어나와 반겼던 아버지의 마음으로 로버트를 안아 주셨다.

이후 로버트는 주님 앞에 다시 돌아와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침례교 목사로 주님께 남은 생애를 온전히 드렸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 곁을 멀리 떠나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은 결국 우리를 찾아내신다.

로버트 로빈슨 목사가 작사한 이 찬송시는 미국 민요에 붙여져서 전 세계 많은 성도에게 사랑받는 찬송곡이 되었다. 구전으로 전해지던 이 찬송은 존 웨이드가 1813년에 편찬한 찬송집에 실려 온 세상에 알려졌다.


<복의 근원 강림하사>

(1절) 복의 근원 강림하사 찬송하게 하소서
        한량없이 자비하심 측량할 길 없도다
        천사들의 찬송가로 나를 가르치소서
        구속하신 그 사랑을 항상 찬송합니다

(2절) 주의 크신 도움 받아 이때까지 왔으니
        이와 같이 천국에도 이르기를 바라네
        하나님의 품을 떠나 죄에 빠진 우리를
        예수 구원하시려고 보혈 흘려 주셨네

(3절) 주의 귀한 은혜 받고 일생 빚진 자 되네
        주의 은혜 사슬 되사 나를 주께 매소서
        우리 맘은 연약하여 범죄 하기 쉬우니
        하나님이 받으시고 천국 인을 치소서

위 글은 교회신문 <33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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